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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 수수료 논란 ‘배달 앱’ 대표 출연에 항의 잇따라

▲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12월 8일 방송 캡쳐. 사진은 김봉진 ‘배달의 민족’ 대표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와 창조경제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SBS가 캠페인의 일환으로 준비한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에 청년창업가의 성공담을 내보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지난 8일 방송된 <힐링캠프>는 지난달 열린 ‘창조경제박람회’에서 청년기업인상 대통령표창을 받은 김봉진 ‘배달의 민족’ 대표와 베스트셀러 작가인 김영하 작가가 출연해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 앞에서 강연을 하는 내용으로 꾸며졌다. 지난 1일에는 양현석 YG 대표가 나와 ‘인생을 바꾼 물음’을 화두로 강연했다. 2편 모두 SBS와 미래부가 공동으로 마련한 ‘물음 캠페인’의 하나로 마련된 것이었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썩 좋지 않았다. <힐링캠프> 시청자 게시판에는 수수료 논란을 빚고 있는 배달 앱 대표의 출연이 프로그램 성격과 맞지 않다는 항의성 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김 아무개 씨는 “주위에 배달앱 때문에 피해보는 사람들도 많은데, 이젠 힐링캠프를 안보게 될 것 같다”고 적었다. 또 다른 시청자는 “대부분의 자영업자는 배달 앱을 울며겨자먹기로 한다”며 “돈이 최고니까 돈 잘 벌 수 있는 아이템으로 갑질하라는 식으로밖에 안 보인다”고 했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힐링캠프> 시청률은 지난 1일 5.7%에서 지난 8일 3.8%로 하락했다.

SBS는 최근 미래부가 추진한 ‘창의문화 확산을 위한 홍보 콘텐츠 제작사업’에 선정돼 지난달 23일께부터 <8뉴스>와 10시 드라마가 방송되는 프라임 시간대에 ‘물음캠페인’ 영상과 2분여 길이의 미니 다큐를 내보내고 있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이 작성한 제안요청서에 따르면 이 사업은 “창조경제에 대해 대다수 국민들이 공감하고 있으나 추진 과정과 정책은 여전히 미진한 상황”이라는 현실 진단과 “국민에게 창의문화에 대한 인식을 확인시킬 수 있는 강력한 홍보콘텐츠가 필요하다”는 배경에서 출발했다.

<힐링캠프> 특집은 캠페인을 확산하기 위한 목적으로 SBS 자체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힐링캠프> 관계자는 “최근 제작진이 바뀌고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시기에 미래부와 캠페인를 진행하는 부서쪽에서 청년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하는 강연 형식으로 특집을 해보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고 받아들였다”며 “하지만 강연자 섭외 등과 관련해선 미래부에서 일체의 간섭은 없었다”고 말했다.

미래부 관계자도 “SBS쪽에서 예능을 통해 물음캠페인을 확산시키는 게 좋겠다는 판단에서 자발적으로 추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부는 지난달 ‘창조경제 박람회’를 대대적으로 개최하는 등 연말을 앞두고 창조경제 띄우기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3일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MAMA)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영상 메시지를 통해 MAMA를 글로벌 창조경제의 모범 사례로 꼽으며 축하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정부가 ‘창조경제’를 국정운영 기조로 내세운지 2년이 다되어가면서 창조경제 성과 챙기기에 조바심을 내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자사 예능 프로그램까지 끌어들여 창조 경제 홍보에 나선 SBS도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SBS의 한 기자는 “창업으로 실패한 사람이 더 많은데 양현석, 김봉진 대표의 성공 신화가 얼마나 많은 시청자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조바심에 이런 식으로 창조경제 세일즈에 나선 정부도 문제지만 뻔한 국정 홍보 캠페인을 프로그램에 억지로 끼워맞추려고 한 SBS도 자충수를 둔 꼴이 됐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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