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KBS가 이번 1월 개편에서 신설하는 프로그램 가운데 시사 프로그램은 하나도 없다. 지난 10월 파일럿으로 선을 보인 이후 호평을 받았던 <거리의 만찬>도 정규 편성이 물 건너 갔다.
현재 편성본부 측은 1월 개편 이후 프로그램 제안 공모를 통해 시사 프로그램 신설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기약 없는 소극적 자세”라는 반응이다.
시사 프로그램의 홀대를 두고 조대현 KBS 사장이 취임 당시 “공영방송의 역할을 회복하고 프로그램을 개혁하겠다”고 선언한 것과도 배치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KBS는 2008년부터 시사 프로그램이 축소되면서 공영방송으로서의 기능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지적을 안팎으로 받았다. 내부 구성원들은 공영성과 비판 기능 회복을 위해서라도 시사 프로그램 신설과 탐사보도팀 강화 등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편성본부 측은 KBS 노사가 참여하는 공정방송추진위원회에서 프로그램 신설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늦어도 3월에는 시사 프로그램 신설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주식 KBS PD협회장은 “시사 프로그램의 혁신과 공정성, ‘KBS가 할 말은 한다’는 태도가 가장 중요한 시대적 과제인데 이런 부분이 개편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비판했다. 안 협회장은 “이런 수동적인 자세는 시사 프로그램 신설에 대한 KBS 경영진의 의지를 의심하게 한다”며 “KBS가 좀 더 적극적으로 시사 프로그램 신설을 위한 노력을 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