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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 세상도 사람도 바꿀 수 있는 시간

500회 맞는 CBS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박수선 기자l승인2014.12.16 14: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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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당신의 삶을 바꾸는 이야기’를 내걸고 시작한 CBS 강연 프로그램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이하 <세바시>)이 17일 500회를 맞았다. 100번의 강연과 500명이 넘는 강사가 전한 이야기 뒤에 프로그램 제목처럼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싹이 움트고 있다.

첫 강연을 시작할 때만 해도 관객석 절반을 못 채웠던 <세바시>는 3년 동안 연속으로 매진 사례를 기록하는 대중적인 강연으로 거듭났다. <세바시>를 통해 유명세를 얻은 김창옥 휴먼컴퍼니 대표의 강연 영상은 온라인에 올리기만 하면 조회수 200만을 쉽게 넘기는 인기 콘텐츠로 꼽힌다.

<세바시>는 일상 속으로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청소년을 바꾸는 시간’, ‘동네를 바꾸는 시간’, ‘군대를 바꾸는 시간’ 등의 패러디를 양산하며 각계 각층으로 퍼져나갔다. 강연 프로그램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명한 스타나 매체 후광 효과 없이 이뤄낸 결실이다. 그렇지만 우연히 얻은 성과는 아니다. <세바시>는 2010년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던 당시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 프로그램이다.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적극적으로 정보와 지식을 찾아 나선 이들을 ‘지식 소비층’이라고 이름 짓고,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는 영상 콘텐츠를 생산하기로 한 제작진의 전망이 적중한 셈이다.

  ▲ <세바시> 강연 모습. ⓒCBS  
▲ <세바시> 강연 모습. ⓒCBS
처음 <세바시>를 기획하고 연출을 맡고 있는 구범준 <세바시> 팀장은 “<세바시>를 기획하던 당시에 SNS를 통해 내공을 쌓은 숨은 고수들이 등장하고 적극적으로 강연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늘어나 강연 프로그램이 통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봤다”며 “스마트폰을 통해 ‘교양 콘텐츠’를 소비하는 이들을 겨냥했기 때문에 길이가 짧아야 했고 형식은 TED를 참고했다”고 말했다.

대중적인 강연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선 TV라는 매체와 기독교 색채가 강한 CBS 정체성에서 벗어나야 했다. 구 팀장은 “기독교 방송인 CBS에서 TV라는 채널의 위상은 PP(채널사용사업자)에다가 종교 콘텐츠를 주로 내보내는 채널”이라며 “<세바시>를 지속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보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CBS TV라는 채널을 버려야 했다”고 말했다.

<세바시> 본방송은 지역 케이블방송에서 100번대 후반에 배정된 CBS TV에서 매주 월요일~수욜일 낮 2시 40분에 방송된다. 하지만 <세바시>를 접하는 이들에게 매체의 제약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처음부터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세바시>를 보는 시청자를 겨냥했기 때문이다.

현재 유튜브 <세비시> 누적조회수는 3100만명에 달한다. 유튜브 <세바시> 채널 구독자 수는 12만명이 넘는다. <세바시> 페이스북 페이지는 26만5000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세바시>를 적극적으로 시청하는 팬도 적지 않다. <세바시>를 해외에서 보는 이용자들을 위해 준비한 ‘열린 번역 프로젝트’에 48시간만에 100명이 동참 의사를 밝혔다. 외국어 변역과 청각장애인을 위해 이들이 작업한 한글 자막도 벌써 200개 이상이 넘는다.

충성도 높은 팬들이 많은 건 결국 강연의 내용 덕분이다. 접근성을 높인 것도 주효했지만 강사와 강사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마음을 움직였다. 지금까지 <세바시> 강연 연단에 선 강사의 면면을 살피면 다채롭다. 최다 강연자는 8번 강단에 선 김창옥 대표다. 김 대표 뿐만 아니라 고등학생, 20대 취업 준비생, 채소가게 사장님 등 평범한 이웃들이 강연자로 나섰다. 청각장애인을 강연자로 섭외해 ‘소리없는 강연회’를 열기도 했다. 또 미국 재난 구조 로봇대회에서 9위를 한 로봇 ‘똘망‘도 무대에 섰다.

강연자를 섭외하는 원칙은 확고하다. 기업이나 관공서에 전문적으로 나가는 전문 강사들들 지양한다는 것이다. 대신 자신이 발 딛고 있는 곳에서 체험적 지식을 쌓고, 자신의 영역에서 변화를 만들어 낸 사람을 불렀다. 2012년 자기개발서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강연 프로그램이 연달아 문을 닫은 시기에도 <세바시>가 건재할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하다.

‘강연자 십계명’도 있다. 15분이라는 짧은 시간 탓에 불필요한 서론은 최대한 줄여야 한다. 자기 자랑도 금물이다. 제작진의 간섭도 최소화한다. 강연의 주제가 정해지면 거기에 맞는 강연자를 찾아 강연 내용을 조율하는 ‘큐레이터’ 역할을 맡는 정도다.

구 팀장은 “깊은 울림은 줬던 강연에는 공동체 삶의 가치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라고 말했다.

‘이야기가 사람과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믿음은 새로운 도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세바시> 팀은 지난달 제주도에서 아시아의 변화와 혁신을 주제로 글로벌 컨퍼런스 ‘세바시 PAN 2014’를 열었다. 참가자 전원이 제시된 주제로 팀을 나눠 각자의 ‘세바시 프로젝트’를 발표하는 행사였다.

구 팀장은 “여기서 만든 ‘세바시 프로젝트’는 지원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돕겠다고 약속했다”며 “‘세바시’를 통해 관심사가 같은 이들이 커뮤니티를 꾸리고 여기에서 작은 캠페인의 형식으로라도 변화를 일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박수선 기자  susun@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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