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언론상 휩쓰는 ‘뉴스타파’·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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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저널리즘 본령 재확인 의미…평가 다양화 등 노력 필요

2014년 한 해 동안 언론계 안팎에서 의미를 인정받은 보도는 무엇이었을까. 최근 언론 관련 단체들에서 시상하는 언론상 수상자들의 명단이 잇달아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JTBC와 <뉴스타파>, <고발뉴스> 등 신생·대안언론의 활약이 눈에 띈다. 반면 지상파 방송 등 기존의 주류 언론들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올해 4분기 시상식을 진행했거나 앞두고 있는 주요 언론상을 꼽아보면 통일언론상과 안종필 자유언론상(이상 10월 24일), 민주언론상(11월 24일), 리영희상(12월 1일), 국제엠네스티 언론상(12월 12일), 송건호 언론상(12월 16일), 민주시민언론상(12월 18일) 등이 있다.

▲ ‘특별기획 원전 묵시록 2014’ 기획 보도로 민주언론상 보도부문 특별상을 수상한 <뉴스타파> 취재팀이 지난 10월 24일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언론노조
■‘뉴스타파’ 언론상 최다 수상= 이 가운데 <뉴스타파>는 통일언론상(대상)과 리영희상(이상 국정원 간첩조작 연속보도), 민주언론상(보도부문 특별상·‘특별기획 원전묵시록 2014’) 등 최다 수상을 기록해 눈길을 끌고 있다.

<뉴스타파>의 수상을 결정한 심사위원들은 권력에 대한 끈질긴 감시와 추적을 이어간 취재팀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한국PD연합회와 한국기자협회, 언론노조가 공동으로 시상하는 통일언론상 심사위원단은 <뉴스타파>의 ‘국정원 간첩조작 연속보도’에 대해 “최초 보도는 물론 지속적으로 끈질기게 추적보도를 함으로써 조작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사법부의 무죄 판결을 이끌어내는 데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언론노조에서 시상하는 민주언론상 심사위원단도 <뉴스타파> ‘특별기획 원전묵시록 2014’ 보도에 대해 보도부문 특별상 수상을 결정하며 “핵발전소의 안전 관리와 ‘핵 마피아’의 이권과 실태를 추적해 안전 문제를 화두로 제시했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모두 <뉴스타파>가 보인 탐사 저널리즘의 역할과 가치에 주목한 것이다.

세월호 참사의 진실 규명을 위한 현장 보도를 이어가고 있는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도 민주언론상 활동부문 특별상을 수상했는데, <뉴스타파>와 함께 대안언론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다. 손배·가압류 소송에 시달리는 해고노동자를 위해 긴급생계비를 지원하자는 ‘노란봉투 캠페인’을 기획해 지속적으로 노동 문제를 이슈화 한 <시사IN> 취재팀은 민주언론상 활동부문 특별상을 수상했다.

▲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 ⓒJTBC
■신뢰도 증명하는 JTBC= 세월호 참사 이후 마지막까지 팽목항을 지키며 현장을 보도한 JTBC와 이를 이끈 손석희 앵커의 수상도 두드러진다. JTBC 보도국 세월호 특별취재팀은 국제엠네스티 언론상 특별상을, 또 손석희 앵커는 청암문화재단과 <한겨레>에서 시상하는 송건호 언론상을 수상했다.

언론인과 단체의 오랜 활동을 평가해 수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송건호 언론상 심사위원회는 “방송이 수많은 종사자들의 협업의 산물이기는 하나 ‘방송인 손석희’가 프로그램의 위상과 품격을 높이는 데 기여한 바가 크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방송인으로서 30년 동안 손 앵커가 보인 활동에 대한 평가로, 이 안에는 지난해 손 앵커가 종합편성채널 JTBC 보도담당 사장을 맡은 데 이어 뉴스 앵커까지 맡으면서 공영방송들도 제대로 다루지 않은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과 간첩 증거 조작 사건, 세월호 참사 보도 등을 균형 있게 전달하고자 한 노력의 가치에 대한 평가 또한 담겨 있다.

손석희 앵커가 이끄는 JTBC에서 보이고 있는 저널리즘의 가치는 언론상 수상만이 아니라 갖가지 신뢰도 조사에서도 증명되고 있다는 평가다. 일례로 미디어미래연구소는 한국언론학회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10월 30일부터 11월 24일까지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501명이 답한 이 조사에서 JTBC는 신뢰도 1위를 기록했다. 손석희 앵커가 전면에서 JTBC 보도를 책임지기 시작한 후 1년여 만에 거둔 쾌거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JTBC는 순위권 안에 들지 못했다. 신뢰도만이 아니다. JTBC는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뉴스와 정보를 다루는지를 평가한 유용성 조사에서도 1위를 기록했고, 공정성은 YTN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지상파 등 제 역할 독려도 중요”= 반면 지상파 방송의 체면은 KBS에서 살렸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교회강연 발언을 보도한 KBS 인사검증TF(태스크포스)팀이 안종필 자유언론상 본상을 수상하고, 메인뉴스인 <뉴스9>의 ‘육군 28사단 윤일병 폭행 사망 사건’ 관련 연속 단독 보도, <추적60분> ‘메이드 인 캄보디아-국경넘은 봉제산업, 시험대에 서다’ 편 등이 국제엠네스티 언론상을 수상한 것이다.

세월호 참사 관련 청와대의 보도 개입 논란에 반발하면서 파업을 벌였던 PD·기자 등 구성원들이 보도·제작의 독립성 확보 등을 위해 노력한 결과라는 평가다. 그밖에 대전MBC <삼일절 특집 다큐멘터리-아버지의 일기장>도 국제엠네스티 언론상을 수상했다.

<뉴스타파>와 JTBC 등의 선전과 관련해 민주언론상 심사위원을 맡았던 현상윤 새언론포럼회장(전 KBS PD)는 “지금 현재 한국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얘기를 한 곳이 어디인가가 심사 기준이 됐다”며 “<뉴스타파>와 <고발뉴스> 등 대안언론이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작금의 (한국 사회의) 문제를 얘기할 수 있었고, 기존의 주류 언론들에겐 상대적으로 어려웠던 이유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상윤 회장은 그러나 “영향력과 도달범위 등을 감안할 때 제도권 언론들이 제 역할을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현재도 그런 역할을 하는 언론인들이 존재하는 만큼, 이런 부분들을 격려하기 위해서라도 평가의 다양화를 위한 노력 또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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