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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값 못하는 KBS ‘대개편’

편성 관행 되풀이에 기존 프로그램 ‘재탕’ …말뿐인 시사 프로그램 강화 ‘시사 신설 0개’ 김연지·박수선 기자l승인2014.12.17 01: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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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편은 없었다.”

KBS가 대대적인 개혁을 예고했던 프로그램 개편안의 뚜껑이 열리고 난 뒤 내부에서 나오는 평가다.

최근 KBS는 내년 1월부터 시행할 예정인 프로그램 개편안을 마련하고 양대 노조 설명회와 KBS 이사회 보고를 차례로 거쳤다. KBS는 조대현 사장이 지난 7월 취임하면서 “공영방송의 역할을 회복하고 프로그램을 개혁하겠다”고 약속한 뒤 이번 프로그램 개편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왔다. 

하지만 개편안이 내부에 공개된 이후의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여론이 적지 않다. ‘대개편’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대대적인 변화가 생길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동안의 편성에서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지적이다.

<PD저널>이 입수한 ‘2015 KBS TV 프로그램 대개편안’에 따르면 KBS는 이번 개편의 방향을 ‘편성 대개혁’과 ‘진화와 돌연변이의 원년’으로 잡았다. 1TV는 신뢰도와 영향력 강화를 위해 모든 프로그램의 수용자 도달률을 높이는 창의적 편성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2TV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2049 시청률과 광고 경쟁력, 멀티플랫폼 소구력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지상파 시청층의 노령화, TV 시청의 감소 등 현재 KBS가 처해있는 상황에 대해 나름의 극복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 KBS 개편안이 내부에 공개된 이후의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여론이 적지 않다. 사진은 KBS본관 ⓒKBS  
▲ KBS 개편안이 내부에 공개된 이후의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여론이 적지 않다. 사진은 KBS본관 ⓒKBS
하지만 내년부터 달라지는 편성안과 프로그램 개편안에는 이런 혁신과 변화의 의지가 읽히지 않는다는 게 중론이다. 우선 편성에서 큰 변화를 찾기 어렵다. 금요일 밤 시간대에 미니시리즈와 예능, 단막극 등을 번갈아 편성하는 <돌연변이 존>을 제외하고는 기존의 편성 관행을 따랐다. 이번 개편 작업을 주도한 오진산 콘텐츠창의센터장은 “드라마와 뉴스, 예능, 교양 등이 정해진 시간에 방송되는 전통적 편성 방식에서 벗어나 시청자가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대개편’이라는 이름만 내세웠을 뿐 기존의 편성과 차별점이 없는 ‘안정적 편성’에 안주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KBS 2TV의 <굿모닝 대한민국>과 <생생정보통>을 각각 <2TV 아침>, <2TV 저녁 생생정보>으로 개편하는 것을 두고는 ‘재탕’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KBS는 두 프로그램의 일부 꼭지를 공유하면서 운영하다가 제작팀을 통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편성본부는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국 재방송 비율을 높여 비용을 절감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KBS는 이번 개편에서 23개의 프로그램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TV를 시청하는 사람들을 관찰하는 <작정하고 본방사수> 등 새로운 방식과 시도가 엿보이는 프로그램도 있다. 하지만 목표로 내세운 ‘신뢰성 회복’이나 ‘트렌드를 선도하는 창의적인 콘텐츠’에 부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번에 신설되는 <미래力>, <KBS 다큐 1>는 <KBS 파노라마>가 폐지되고 생기는 프로그램이다. <KBS 파노라마>는 지난해 내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과학스페셜> 등 KBS의 4대 다큐 프로그램을 통합해 만든 프로그램으로, 이번 개편에서 2년을 채우지 못하고 둘로 쪼개지게 됐다.

KBS의 한 PD는 “KBS에서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참신한 프로그램이 제법 눈에 띈다”면서도 “‘대개편’이라고 해서 큰 변화를 기대했지만 기존 편성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다”고 꼬집었다.

단막극 편성도 내년부터 축소된다. 내부에선 단막극의 독립적인 편성시간과 예산을 요구했지만 새롭게 생긴 <돌연변이 존>에 ‘셋방살이’를 하는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됐다.

특히 ‘핵심 시사 프로그램 확대 강화’를 개편의 주요 내용으로 내세웠으면서도 실제로 신설된 시사 프로그램은 전무하다. KBS는 2008년 이후 시사 프로그램이 축소되면서 공영방송으로서의 기능이 약화됐다는 비판을 받아왔던 터라 이번 개편에서 시사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았다.

이 같은 지적은 지난 16일 열린 KBS 이사회에서도 나왔다. 조대현 사장은 “내부에서 오랫동안 희망해 온 시사 프로그램 신설 요구도 반영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대개편’이라고 할 수 있느냐”는 KBS 이사의 질타를 받고 “언제든지 좋은 기획안이 나오면 편성을 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KBS는 17일 ‘프로그램 대개편 설명회’를 열고 개편 방향과 주요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김연지·박수선 기자  onmymind@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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