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 지난 1일 노동절을 계기로 317호부터 편집실, 사무실, 휴게실 등 PD들의 제작환경을 진단하는 시리즈를 연재해오고 있다. 이번 호를 끝으로 PD제작환경 진단 시리즈를 마무리한다. <편집자주> △예능국각 사의 예능 PD들은 “다른 부서보다 출연자 섭외가 많아 이를 논의하기 위해 접견실과 출연자 대기실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한다. ·사무실 및 프로그램별 회의실KBS는 사무실에 PD들의 개인 사무공간만 있다. 부족한 편집실을 확충하느라 좁은 공간이 더욱 좁아졌다고 제작진들은 말한다. 프로그램별 회의실은 없으며 대신 사무실의 한 쪽에 칸막이를 쳐놓고 7개의 회의 공간을 마련했다. 이 회의 공간은 회의를 하기에도 공간이 부족할 뿐 아니라 방음도 되지 않아 외부적인 환경에 회의가 중단되기 일쑤다.MBC는 개인 사무공간 대신 프로그램별로 방이 나뉘어 있다. 하지만 예능국 PD들은 개인 사무공간의 부재로 개인 업무를 할 수 없어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반면 탄현에 위치한 SBS는 개별 사무공간과 프로그램별 회의실이 모두 갖춰져 있어 그나마 나은 편이다. ·접견실연예인 출연 섭외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있어 예능 PD들은 접견실의 필요성을 모두 제기하고 있다. PD들은 시청률 경쟁으로 갈수록 연예인의 섭외가 어려워져 많은 시간을 섭외에 할애하고 있는데 마땅한 장소가 없어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KBS는 2층 로비, MBC는 3층 로비 등을 이용하고, SBS는 사무실 내 칸막이된 공간을 이용하고 있지만 조용한 공간은 없다. ·출연자 대기실예능 PD들은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출연자 대기실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요즘 연예인 한 명은 매니저, 코디 그리고 백댄서 등 많은 이들과 함께 다니는데, 출연을 기다리는 동안 마땅한 대기실이 없어 불편을 겪고 있다. 한 예능국 PD는 “방송사도 연예인에게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며 “편의 제공은 연예인을 프로그램에 보다 충실하게 임하는 동력이 되고 또 다른 섭외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KBS는 스튜디오에 딸린 남녀 출연자 대기실이 있지만 공간이 좁고 시설이 노후화 돼있으며, MBC는 출연자 대기실이 없다. 이에 출연자들은 드라마 분장실을 이용하거나 화장실등을 이용해 옷을 갈아입고 로비나 회의실등에서 출연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SBS는 분장실 겸 대기실이 스튜디오마다 딸려 있다. △ 라디오본부각 방송사 라디오본부는 타 TV 부서에 비해서 특히 더 열악한 업무환경이어서 제작진들은 사무공간과 접견실은 뒤로 하고서라도 제대로 된 회의 공간만이라도 갖춰달라는 요구가 높다. KBS 라디오 1국은 본관 5층 로비를 간이 칸막이로 막아서 10년 가까이 사용하고 있다. 더구나 바로 칸막이 옆이 흡연구역이고 창문마저 없어 공기가 매우 탁하다. 개인 사무공간이 적어 의자를 뒤로 빼 앉기도 어렵다. 더구나 심각한 것은 회의실조차 없어 사무실 어느 한 쪽에서 옹기종기 모여 회의를 한다. 손님이 찾아오면 로비나 2층 휴게실을 이용한다. MBC는 CP별로 개인 사무공간이 배치돼 있고 두 개의 회의실이 있다. 타사보다 사정이 좀 나은 편이지만 회의 공간 부족으로 PD들끼리 종종 부딪치기도 한다. 손님이 찾아오면 적당히 비는 자리를 찾아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SBS도 역시 부서별로 PD들의 사무공간이 배치돼 있다. 회의 공간은 사무실 내에 칸막이 된 하나의 공간과 책상을 붙여 놓은 형태로 2개의 공간이 있다. 역시 손님이 찾아올 때면 비어 있는 회의 공간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마땅히 갈 곳이 없다. EBS의 경우 다른 부서는 신사옥으로 옮겼지만 라디오국은 전 사옥인 우면동에 그대로 남아있어 EBS 내 가장 열악한 사무환경이다. 라디오 2개 팀이 함께 있는데 개별 사무공간만이 있으며 회의실을 비롯한 어떠한 공간도 없어 사무실 곳곳 또는 심지어 휴게실을 이용하기까지 한다. 회의할 곳도 없는 마당에 손님을 만날 장소는 찾을 수가 없다. 부족하지만 4회에 걸쳐 PD들의 노동환경 실태를 점검해 보았다. 현재 방송환경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 하지만 미디어 산업의 경제적 이익과 중요성에 비해 방송사의 제작시스템과 노동환경은 80년대에 멈춰져 있는 실정이다. 이에 PD들은 최첨단의 쾌적한 시설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보다 선진적이고 합리적인 제작시스템을 도입해 이를 뒷받침하는 사무·업무 공간이 필요하다는 요구를 하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PD들은 프로그램을 함께 제작하는 방송작가와 FD 등의 노동환경도 열악하다며 이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정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