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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다니…
  • 승인 2003.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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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로비나 휴게실 구석을 찾아다니며 회의를 하고, 심야엔 소파에서 새우잠을 자는 방송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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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의 복도 바닥에 주저앉아 대기하다가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는 출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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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명의 스태프들이 머리를 맞대고 복작거리는 네댓 평 짜리 회의실 겸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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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화면과 첨단 시설에 익숙한 시청자들은 화면 뒤에 감춰진 제작 현장의 원시적인(?) 여건을 상상하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방송사별로 정도의 차이는 있고 점차 개선되고 있다곤 하지만, 아직 방송제작 현장의 그늘은 부끄럽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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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합회보는 지난 4주 동안 각 방송사의 제작환경을 점검하는 시리즈를 연재했다.현장을 살펴본 결과, 사무공간·편집실·회의실·출연자 대기실 등 제작을 위한 기본 시설이나 여건이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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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선을 위한 하소연에 지쳐 자포자기에 이른 현장의 pd들은 한결같이 비장한 목소리로 공간과 시설의 낙후를 토로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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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지만 현실이기에, 그들의 고백을 옮기지 않을 수 없다. “pd는 화장실에서 휴식하고, 출연자는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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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프로그램은 쾌적한 환경에서 나오기 마련이다.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나누고 출연자와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적정 규모의 공간과 시설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pd를 비롯한 제작진이 한 목소리로 토로하는 현실은 사뭇 절망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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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좁은 나머지 수납장이 들어설 사무공간마저 부족해 대부분 pd들은 서류나 자료를 책상 위에 탑처럼 쌓아놓을 수밖에 없다. 편집실은 예전에 비해 수적으로는 늘었다지만, 아직도 대개는 편집기 세트와 의자 두 개가 간신히 들어가는 형편이어서 밤샘 편집이 다반사인 pd들은 잠깐 발을 뻗고 쉴 소파조차 꿈을 못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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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의 방송 현장을 경험한 이들은 입을 모아 회의실이나 휴식공간, 출연자를 위한 편의시설 등에 놀라움을 토로한다. bbc나 후지tv 등 유럽과 일본의 모든 방송사는 대체로 40, 50개의 출연자 대기실(분장실)을 갖추고 있는 반면, 우리 방송사는 대개 10개 내외가 고작인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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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시설을 설계할 때부터 프로그램 제작진과 출연자를 위한 공간과 시설을 우선적으로 배려하는 그들의 안목에 비해 우리의 현실은 ‘원시적’이라고 밖에 달리 표현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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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나 작가들은 오늘 제작 여건의 개선을 요구하기에 지쳐 절망 상태에 빠져 있다. 방송사의 경영진은 맨몸으로 때우기에 지친 제작진에게서 더 이상 참신한 기획과 헌신적인 노력을 기대하는 것이 어려운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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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고무적인 소식이 없는 것은 아니다. ebs가 작년에 신사옥으로 옮기며 여건이 다소 개선되었고, sbs가 올 11월 신사옥이 완성되면 선진국 수준의 제작 여건이 마련될 것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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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주 kbs 사장도 취임 초 제작 현장을 돌아보고 열악한 여건을 절감한 후 개선을 약속했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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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직 대부분의 방송사는 기본적인 제작 여건의 개선에는 둔감한 것이 현실이다. 제작 현장의 고충보다는 외부 환경 등 거대담론에 우선하는 경향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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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방송사 경영진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열악한 공간과 시설로 인해 지칠 대로 지쳐버린 제작진의 사기를 살펴야 할 때다. 자포자기 속에서 목석처럼 굳어가는 그들의 기획력과 상상력을 더 이상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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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취자들에게 보다 나은 프로그램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제작진에게 활력을 불어넣을 지속적인 배려가 절실하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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