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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방송계, ‘공공성’과 ‘독립성’의 시험대

주파수·MMS 등 갈등법안 계속…공영방송 사장단 대거 교체 김세옥 기자l승인2015.01.02 10:3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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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도 방송계는 ‘생존’을 앞세운 다툼을 이어갈 전망이다. 2014년 방송계를 들끓게 했던 광고와 주파수 등을 둘러싼 정부 정책이 완전한 매듭을 짓지 못한 채 새해로 넘어왔기 때문이다.

이렇게 지상파 방송과 유료방송, 지상파 방송과 통신업계 등으로 각각 나뉘어 한정된 재원을 놓고 대립하고 있는 상황은 결국 ‘공공성’의 가치에 대한 질문을 다시금 꺼내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당장 현업 언론인 단체와 시민단체에서 함께 만들어 2014년 말 공개한 통합방송법이 국회 제출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개정된 방송법 개정안을 처음으로 적용해 선출하는 공영방송 사장단 교체와 이사회 전면 개편 또한 주요 관심사다. 방송의 독립성을 우선하는 방향으로의 공영방송 구조 개편은 가능할까. 이를 놓고 또 한 번 방송계가 요동칠 전망이다.

  ▲ 언론개혁시민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 등이 지난 2014년 12월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부의 통합방송법에 대한 시민사회 입법안 공청회'를 열고 시민사회안을 설명하고 있다. ⓒ언론노조  
▲ 언론개혁시민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 등이 지난 2014년 12월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부의 통합방송법에 대한 시민사회 입법안 공청회'를 열고 시민사회안을 설명하고 있다. ⓒ언론노조
■‘시청권’ 우선 방송정책 가능할까=
 새해 우선 눈에 띄는 변화는 지상파 MMS(다채널방송)다. MMS(Multi-Mode Service)는 디지털영상 압축 기술을 활용해 한 개 지상파 채널을 제공하던 기존 주파수 대역(6㎒)을 분할해 여러 개의 채널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지난해 12월 23일 EBS에 대해 MMS를 시범 서비스 형태로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상파 방송사들은 MMS 범위를 EBS만이 아닌 지상파 전체로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2012년 이후 지상파TV의 디지털 전환을 완료함에 따라 MMS 도입이 가능한 환경을 마련했음에도 아날로그 TV방송 시절과 마찬가지로 지상파 4사 5개 채널만을 볼 수 있는 왜곡된 시청 환경을 유지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외국의 시청자들은 디지털전환 이후 수십개의 지상파 채널을 무료로 보고 있다. 2002년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를 시작한 영국의 경우 BBC 등 5개 미디어 기업이 공동 플랫폼(프리뷰)을 운영하고 있는데, 여기선 50개 TV 채널과 24개 라디오 채널, 4개의 HD채널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영국 전체가구의 절반이 프리뷰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유료방송들은 지상파 MMS가 광고 시장의 지상파 편중 현상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방통위는 EBS뿐 아니라 KBS의 MMS도 올해 허용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으로, 광고라는 한정된 재원을 둘러싼 방송 사업자 간 갈등은 여전할 전망이다.

700㎒ 대역 주파수 할당 문제 역시 해를 넘겨 올해로 넘어왔다. 하지만 여전히 해법을 찾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당장 지난해 12월 26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 산하 주파수정책소위원회(이하 주파수소위)가 첫 회의를 열고 700㎒ 대역 주파수 할당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지만, 다시 한 번 정부와 국회의 입장 차이만 확인했을 뿐이다.

지상파 아날로그 TV 방송의 디지털 전환으로 비게 된 700㎒ 주파수 대역 108㎒ 폭 가운데 20㎒ 폭은 이미 재난망에 할당했다. 재난망을 제외한 잔여 대역의 활용 문제만 남은 상황으로, 이날 주파수소위에서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내년 상반기 중 국내 상황에 맞는 지상파 UHD 방송정책과 함께 700㎒ 주파수 잔여 대역 분배를 결정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보고했다.

미방위는 앞서 진행한 국정감사와 공청회 등을 통해 700㎒ 대역 주파수 할당에 있어 지상파 UHD 전국방송이 가능해야 한다는 대원칙을 확인했다. 하지만 미래부는 지상파 UHD 전국방송에 대한 입장을 현재까지도 명확히 하지 않고 있다. 차기 주파수소위 회의까지 입장을 정리해 오라는 요구를 여야 의원들로부터 받은 가운데, 미래부가 어떤 결론을 내놓을 지를 놓고 또 한 번 방송과 통신업계가 들썩일 전망이다.

  ▲ 서울 서초동 KT사옥 ⓒ노컷뉴스  
▲ 서울 서초동 KT사옥 ⓒ노컷뉴스
■시민사회 통합방송법안 파급력은?=
 유료방송 합산규제 논의도 올해로 넘어왔다. 미방위는 지난해 12월 29일 법안심사소위원회(이하 법안소위)를 비공개로 열어 KT와 KT스카이라이프의 점유율을 3분의 1로 규제하는 내용의 합산규제 법안을 검토했으나 매듭을 짓지 못했다.

합산규제란 특정사업자가 유료방송 시장의 3분의 1 이상을 점유할 수 없도록 하는 것으로, IPTV 사업자인 KT의 경우 3분의 1 규제를 받고 있다. 그러나 위성방송은 이 제한에 포함되지 않아 KT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의 경우 점유율 규제를 받지 않고 있다.

현재 국회는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과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 사업법 일부 개정안과 방송법 일부 개정안에 대해 논의 중이다. 두 법안은 유료방송 합산규제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여당 일부 의원들이 유료방송 합산규제에 반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9일 비공개로 열린 미방위 법안소위에서도 권은희 새누리당 의원은 반대 의견을 표명한 후 퇴장했고, 같은 당의 서상기 의원도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는 1월 중 재논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나 정부에서도 합산규제에 대한 논의를 예고하고 있다. 상반기 정부 입법안으로 발의될 통합방송법 개정안에 합산규제 내용을 포함하겠다는 입장으로, 앞서 미래부는 유료방송 점유율 제한 비율을 대통령령에 위임하는 안과 점유율 제한을 33%로 하되 3년 뒤 일몰하는 안을 복수로 제시한 바 있다. 국회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 속 논의의 축이 정부로 옮겨갈 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언론·시민단체에서 만들어 야당 국회의원을 통해 제출될 통합방송법안이 어떻게 논의될 것인가다. 언론·시민단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공성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만든 통합방송법안을 지난해 12월 23일 공개했다. 시민사회 통합방송법안의 핵심 내용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특혜 회수로 정리할 수 있다. 이 법안은 △KBS·MBC·EBS 이사 후보 추천위원회 구성 △공영방송 사장·이사 자격 요건 강화 △노사 동수 편성위원회 설치 의무화 △종편 의무편성 제외 △유료방송 합산 점유율 33% 이내로 제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의 통합방송법안이 사업자들의 이해에만 집중하고 있는 반면 시민사회 통합방송법안은 시청자를 중심에 두고 방송의 공공성을 우선했다는 데 특징이 있다. 지난해 방송계를 갈등하게 만든 정부의 방송 관련 정책들은 결국 광고와 주파수 등 한정된 자원의 배분을 놓고 사업자들의 입장에만 집중하느라 해법 도출에 실패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정부가 올해도 각각의 사업자들 입장에서 좌고우면할 경우 설사 격론 끝에 결론을 낸다 하더라도 또 다른 갈등을 예고할 수밖에 없다. 공공성의 가치에 대한 환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언론·시민단체에서 이어지는 이유다.

  ▲ 조대현 KBS 사장이 지난 2014년 10월 22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열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KBS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 조대현 KBS 사장이 지난 2014년 10월 22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열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KBS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방송계 수장 물갈이, 정치 독립 가능할까=
 올해 방송계는 공영방송을 중심으로 대격변을 예고하고 있다. 오는 11월엔 조대현 KBS 사장과 신용섭 EBS 사장의 임기가 끝나고 이에 앞서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8월)와 KBS 이사회, EBS 이사회(이상 9월) 이사진도 새롭게 바뀐다.

일단 과거처럼 대통령 대선 특보 출신 등의 ‘노골적인’ 낙하산 인사는 원천 불가능하다. 지난해 개정한 방송법을 처음으로 적용해 대통령 선거 캠프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일한 지 3년이 지나지 않은 이는 공영방송 사장과 이사를 맡을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KBS 사장의 경우 국회 인사청문회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이명박 전 정부 이후 반복하고 있는 친(親)정부 사장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사장 선임권(추천권)이 있는 이사회는 여전히 정부·여당 측이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시민사회 통합방송법안이 공영방송 이사후보 추천위원회 구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이유로, 야당 국회의원을 통해 국회에 제출될 이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방송계 안팎에서 요구하고 있는 배경이다. 특히 올해 선임될 공영방송 이사회와 이사회에서 선임(추천)할 사장들이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 관련 방송까지 지휘하는 만큼 정치 중립을 담보하기 위한 일련의 요구는 더욱 힘을 받을 전망이다.

한편 YTN도 오는 3월 주주총회를 열어 사장을 선임한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지난 2009년 정권에 대한 충성심을 인정받아 사장에 취임했다는 평가를 받는 배석규 사장의 연임 여부와 함께 새 사장이 7년째에 접어든 해직 기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이명박 대통령 대선 특보 출신의 낙하산 사장을 반대하다 해고된 노종면·조승호·현덕수 기자 등에 대한 YTN 회사 측의 결정은 정당하다는 판단을 내려 논란을 부른 바 있다.


김세옥 기자  ks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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