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 제작진, 일베 논란에 “의도와 무관”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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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엉이’, ‘사둥이는 아빠 딸’ 코너 시청자 지적에 사과

▲ KBS 2TV <개그콘서트> '사둥이는 아빠 딸' 코너의 한 장면. ⓒKBS 화면캡쳐
KBS <개그콘서트>가 극우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이하 일베)의 용어를 사용하고 고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을 희화화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제작진이 “일베에서 쓰이는 용어인지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다.

<개그콘서트>는 지난 11일 방송된 ‘사둥이는 아빠 딸’ 코너에서 “난 꼭 김치 먹는데 성공해서 김치녀가 될거야.”, “오빠 나 명품백 사줘, 신상으로.” 등의 발언을 내보내 논란에 올랐다. ‘김치녀’는 일베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로 여성을 비하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새로 신설된 코너 ‘부엉이’도 길을 잃은 등산객이 부엉이의 안내를 받다가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설정을 담아 부엉이 바위와 고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을 연상하게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 논란은 <개그콘서트>가 지난 11월 ‘렛잇비’ 코너에서 일베를 상징하는 ‘베충이’ 인형 사진을 소품에 등장시켜 논란을 일으킨지 불과 2개월여 만의 일이라 더 문제가 되고 있다.

박형근 <개그콘서트> PD는 12일 <PD저널>과의 통화에서 “아이들이 무분별하게 인터넷 문화와 용어를 따라하고 수용하는 것을 경계하고 비판하려는 의도였다”며 “‘김치녀’라는 표현이 일베에서 쓰이는 용어라는 점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박 PD는 “하나의 신조어 정도로만 생각을 했고 일베 등과 연결이 되어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라며 “앞으로는 더 잘 걸러내고 더 신중하게 제작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부엉이’ 코너의 고 노무현 대통령 희화화 논란에 대해서는 “이 코너가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를 연상시키리라고는 전혀 생각조차 하지 못한 일”이라며 “부엉이는 예전 무대와는 다른 그림을 보여주고 싶어서 미장센을 위해 선택한 소재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정 의도가 있다는 건 말도 안된다”고 일축했다.

박 PD는 “일베에서 자주 쓰는 비하의 표현을 공영방송에서 사용했다는 시청자의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앞으로 더 신중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의도와 다르게 비춰져서 당황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오해의 소지를 만든 것에 대해서는 죄송스럽다”고 강조했다.

제작진과 출연진은 KBS <개그콘서트> 홈페이지에도 이번 논란에 대해 “인터넷에서 통용되는 말을 어린이들이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점에 경각심을 일깨우자는 의도”였으며 “‘특정 정치성향을 표방하는 커뮤니티와 관련이 있다.’ 등의 추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제작진의 의도와는 무관함을 밝힌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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