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 받으면 단막극 편성하겠다는 KBS·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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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先 정부 지원, 後 단막극 편성’ 입장…정부 “취지 퇴색” 사업 검토

KBS와 MBC가 수익성이 취약하다는 이유로 단막극 편성을 꺼리면서 단막극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불투명해졌다. KBS와 MBC가 올해 단막극 편성 여부와 관련해 정부의 예산 지원만 바라보고 있어 정부가 단막극 지원 방식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오용수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 방송산업정책과장은 지난 16일 전국PD대회에서 올해 방송 프로그램지원 방향과 관련해 “올해 방송사쪽에서 정부의 제작 지원이 없으면 단막극을 줄이겠다고 이야기 하는 걸 보면 본말이 뒤바뀐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1년 KBS가 단막극을 부활했을 때 띠(정규) 편성을 전제로 정부가 매칭 펀드를 하는 식으로 약속을 했다”며 “애초 사업 취지는 신인 발굴과 창의적인 실험에 대한 지원이었다”고 강조했다.

실제 KBS와 MBC 모두 올해 단막극 편성과 관련해 ‘정부의 지원을 받으면 편성하겠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광고 매출 감소 등으로 경영난을 겪으면서 수익성이 적은 단막극 편성에 더욱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 지난 12월 7일 방송된 KBS 2TV <드라마스페셜> '운동화를 신은 신부'. ⓒKBS
<드라마 스페셜> 편성을 대폭 축소한 KBS는 올해 15편을 세차례에 나눠 방송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까지 정부가 단막극을 지원하면서 내건 ‘최소 석달 이상 편성’이라는 조건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KBS 관계자는 “올해도 다양한 특집과 지난해 처음으로 선보인 웹드라마를 비롯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면서도 “드라마 제작 환경이 단막극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까지 끊기면 더욱 단막극 제작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MBC도 2013년과 2014년에 <드라마 페스티벌>을 10부작씩 내보냈지만 올해는 단막극 정규 편성 여부가 불확실한 상태다.

정부는 2010년 KBS의 단막극 부활에 맞춰 방송 프로그램 지원 사업에 단막극 분야를 따로 만들어 지원을 해왔다. 지난해에는 방송 프로그램 지원 사업 경쟁력강화 우수프로그램 분야에서 KBS <드라마 스페셜>와 MBC <드라마 페스티벌> 등 총 8편의 단막극을 선정해 총 20억원을 투입했다. 단막극 분야는 정규편성을 전제로 최대 5억원까지 지원하되, 방송사가 40%정도를 자체부담하도록 했다.

단막극의 안정적인 편성을 위해 내세운 조건이었지만 지원 결과를 보면 사업 취지에 부합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 사업을 주관하는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방송사의 단막극 편성도 들쑥날쑥해 지원하는 의미가 퇴색된 측면이 있었다”며 “방송사의 편성과 제작 방향이 바뀌면 제작 지원사업에서도 이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래부는 방송 제작 관계자들과 내부 검토를 거쳐 단막극 분야를 포함한 2015년 방송 프로그램 제작 지원 사업 계획을 이달 말까지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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