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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내가 만든 프로그램이 이름도 낯선 input이라는 국제 시사회의 시사 프로그램으로 선정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은 지난 3월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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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방송을 위해 한참 밤을 새워 편집하던 중이라, 다른 얘기는 다 제쳐두고 5월중에 덴마크에 간다는 ‘사막의 오아시스’(?)같은 얘기만 귀에 들어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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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난 5월 11일부터 16일까지, 덴마크의 작은 도시 올후스에서 열린 ‘2003 input’ 행사에 참가하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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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put, 즉 국제공영방송기구(international public television)는 우리에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25년의 역사를 가진 세계 40여 개국 공영방송 관계자들의 자발적 모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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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put은 ‘television in the public interest’라는 이상과 목표 아래 전 세계 공영방송간 협력을 모색하고 있는데, 그러한 input의 가장 중요한 활동 중 하나가 바로 1978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는 ‘우수 프로그램 시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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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 국에서 6∼10편씩의 프로그램들을 출품하면, 선정위원들(shop steward)이 시사 프로그램을 선정하고, 이를 각각의 소주제로 분류하여 5일간의 행사 기간 동안 행사 참가자들에게 보여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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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프로그램의 시사 뒤에는 담당 연출가나 프로듀서가 무대로 나와 프로그램에 대한 질문을 받고, 때로는 참석자들과 함께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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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열린 ‘2003 input’에서는 전 세계 37개국에서 출품한 288편의 프로그램 중 모두 87편이 선정, brave new programmes, risky business-war & peace등 29개의 주제별 세션에서 시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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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포함, 다양한 형식의 프로그램들이 소개되었지만, 주를 이루는 것은 시사 프로그램과 다큐멘타리 분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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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 내가 만든 <추적 60분-사라진 유괴범 : 9일간의 두뇌게임>은 becoming investigator라는 주제의 세션에서 방영되었는데, 한국프로그램이 input에서 소개된 것이 처음이어서인지, 프로그램 제작에 관한 질문 외에도 한국 공영방송에 대한 일반적인 관심도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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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put의 추구하는 바는 명확하다. 프로그램의 주인은 광고주가 아닌 시청자여야 하며, 시청자가 바로 프로그램의 궁극적 목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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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input에서 소개되는 프로그램 역시 인기 위주나 낡은 틀에 얽매인 프로그램들이 아닌, 개혁적이며 사회적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내용, 그리고 창의적이며 실험적인 장르와 기법을 제시하는 프로그램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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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에 참석한 방송 관계자들 역시 모두 이러한 input의 이상에 공감하고 있었다. 비록 상업방송에 비해 시청률이 낮을 지라도 공영방송은 사회 비판의 기능을 담당하고 비주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창의성과 실험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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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을 표방하고 있지만, 상업방송과 똑같이 시청률로 경쟁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생각할 때, 새삼 부끄러워지는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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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분하고 재미없을 것이라는 내 생각과는 달리, input은 폼잡고 무게 잡는 어려운 세미나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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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젊고 도전적인 세계의 방송쟁이들이 모여 프로그램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이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어 가는 즐거운 서클 모임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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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늘 시간에 쫓겨 프로그램들을 만들어내느라 숨 쉴 여유조차 잃어 가던 나에게, input은 정말 오아시스가 되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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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넓은 시각으로 우리 공영방송 현실과, 또 프로듀서로서의 나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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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험을 다른 많은 pd들과 공유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제 우리도 세계 방송인들과 토론할 정도의 수준이 되지 않았는가. 물론 영어를 좀 잘 해야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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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선kbs 기획제작국 <추적 60분>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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