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잎이 지는 계절 꽃이 피는 곳이 있습니다. 마른 가지마다 눈꽃이 내려앉은 덕유산입니다. 마음을 비우고 바람으로 채우는 길. 일상에 쉼표를 찍으러 온 사람들의 3일입니다.
겨울철 대표적인 눈꽃 산행지로 손꼽히는 덕유산! 우리나라에서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에 이어 4번째로 높은 산이다. 하지만 덕유산에 오르기란 어렵지 않다. 곤돌라를 타면 해발 1,520m의 설천봉까지 15분 만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정상인 향적봉까지는 걸어서 20분이면 충분하다. 새벽잠을 포기하면 누구나 당일치기로 눈꽃을 감상할 수 있다.
계곡을 끼고 올라가는 길도 있다.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을 즐겼다는 은구암과 물 흐르는 소리가 탄금(彈琴)과 닮았다는 청금대를 비롯해 33가지의 비경이 펼쳐진다.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길을 따라 1박 2일로 종주를 떠날 수 있다. 향적봉 아랫목에는 산장이 있다. 이곳은 365일, 산에서 하룻밤 묵어가려는 객들을 맞아준다. 산행으로 일상에 쉼표를 찍으러 온 사람들. 이들을 품에 안은 덕유산의 3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