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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구멍’ 된 중국 드라마 수출길

수입량 제한·심의 강화 이후 판권 가격 삼분의 일로 ‘뚝’… 공동제작도 ‘산넘어 산’ 박수선 기자l승인2015.01.28 14: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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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판 <런닝맨> ⓒ  
▲ 중국판 <런닝맨> ⓒ
중국이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해외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국내 방송 프로그램의 중국 수출에 빨간불이 켜졌지만 정부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중국 광전총국은 올해부터 온라인 사이트의 해외 콘텐츠 수입량을 자국 콘텐츠의 30% 이하로 제한하고, 해외 콘텐츠에 대한 사전 심의를 도입하고 있다. 심의 대상에는 영상물 뿐만 아니라 대본도 포함됐다.

규제 강화의 여파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기획단계에서 주연 배우 등을 보고 경쟁적으로 한국 드라마의 판권을 사갔던 중국쪽 기업들의 태도부터 달라졌다. 

중국 광전총국이 강화된 규제 기준을 적용하기 직전인 지난 연말 중국 온라인 동영상 기업들은 한국 주요 제작사쪽에 올해부터 회당 드라마 가격을 10만달러(1억 8000여만원)이하로 책정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준이 적용된 첫 사례인 SBS <하이드 지킬, 나>도 회당 1억 3000만원을 밑도는 가격에 판매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1월 SBS <피노키오>가 중국 동영상 포털 사이트를 보유한 ‘유쿠 투도우 그룹’에 회당 28만 달러에 판매된 것과 비교하면 판권 가격이 삼분의 일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국내 방송사와 제작사들은 불법 유통과 콘텐츠 가치 하락 등을 우려하고 있다. 사전심의 도입은 사전제작 제도가 정착되지 않은 국내 제작 여건을 감안하면 불법 유통을 부추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심의에 6개월~1년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도 한국 프로그램 가격 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 SBS <피노키오>. ⓒSBS  
▲ SBS <피노키오>. ⓒSBS
박상주 한국 드라마제작사협회 사무국장은 “이전에는 중국내 온라인 업체끼리 한국 드라마를 놓고 경쟁을 하면서 가격이 올라갔는데 이제 상황이 역전됐다”며 “제때 한국 드라마를 판매 하지 못하게 되고 시장도 삼분의 일로 줄어들면서 아무래도 한국 드라마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 받는 게 어려워 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런대도 정부는 여전히 한류 확산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등 미흡한 대응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업무계획에서 중국 방송규제에 대해 범부처 대응과 드라마 포맷 공동제작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문화부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여러 외교 채널을 통해 중국에 규제 완화 요구를 하고 있다”며 “한중 FTA에 국제 공동제작에 대한 근거를 마련해 놨기 때문에 공동제작을 통해 수출 돌파구를 찾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규제 강화에 따른 우회로로 꼽히고 있는 공동제작도 구체적인 요건 등을 따지고 들어가면 풀어야 할 난제가 많다.

중국 제작사와 웹드라마 공동제작을 추진하고 있는 한 국내 기획사 대표는 “어떤 형태로, 어떻게 권리를 나눠갖느냐에 따라 공동제작도 천차만별”이라며 “아직까지 중국에서 자본의 100%를 투입하고 한국의 유명 PD와 작가 등을 중국에 데려가 촬영하는 방식이 많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공동제작, 합작이 규제 강화의 대안이 되기 위해선 세부적인 요건 등을 잘 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수선 기자  susun@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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