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편은 (<무한도전>) 회의실에 있는 분들도 애썼지만, 멤버들도 섭외하느라 애썼고, 그 중에서도 제일 애쓰시고 고생하신 분들은 1990년대 활동하시다가 다시 이번 무대에 오르신 가수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김태호 PD, ‘이달의 PD상’ 수상소감 중)
한국PD연합회(회장 박건식) 주최 이달의 PD상 TV예능·드라마 부문에 <무한도전>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편(이하 ‘토토가’, 2014년 12월 20・27일・2015년 1월 3일 방송)이 수상작으로 선정된 것에 대해 김태호 PD는 이같이 밝혔다.
‘토토가’ 편이 생각보다 더 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에 대해 김 PD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이들의 향수”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 PD는 28일 서울 목동 한국PD연합회 사무실에서 열린 ‘이달의 PD상’ 시상식에 참석해 “사실 처음에는 쉽게 할 수 있는 아이템인줄 알고 접근했는데, 막상 시작하고 나니 괜히 뚜껑을 열었나 싶고 판도라의 상자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섭외도 힘들고 그랬는데 결과적으로 좋은 반향을 일으켜서 고생한 보람이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김 PD는 이번 ‘토토가’ 편이 인기를 끈 요인을 일종의 ‘향수’가 작용한 것으로 보고 “제가 생각하기에는 그 당시의 음악을 소비했던 소비자이자 <무한도전> 시청자들에게 맞아떨어지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청률 조사기관 TNmS에 따르면 지난 3일 방송분은 수도권 시청률 29.6%, 전국 시청률 24.1%로 나타났다. 특히 모든 출연자들이 무대 위로 나와 관객들과 함께 즐기는 마지막 장면은 수도권 시청률이 35.9%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 2006년 5월 6일 <무한도전>이 첫 방송한 이래 세 번째로 높은 시청률이다. 연령별로는 여자 40대가 25.1%(전국 기준)로 가장 높았으며, 여자 30대(20.4%), 남자 40대(20.3%) 순으로 시청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PD는 “15년~20년 전이면 지금 나이로 30세~50세 사이로, 취업준비생일수도 있고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분일 수도 있고, 대한민국 각자의 자리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분들”이라며 “그 분들이 딱 그때(1990년대) 음악의 소비자였는데, 그래서 지금 현실보다는 그때 현실이 더 좋았지 않을까 하는 향수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성공 요인으로 김 PD는 1990년대 음악이 함께 따라 부르기 쉬운 노래라는 점을 꼽았다.김 PD는 “다들 방송이 나올 때 자동으로 가사가 내 입에서 흘러나왔다고 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어떻게 보면 1990년대가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를 수 있는 마지막 시대가 아니었나 싶다”며 “그런 전략적인 계산을 하고 (촬영에) 들어간 건 아니다. 작가나 PD들도 다 그때 그 음악을 좋아했던 청취자이자 소비자였던 사람들이고, 우리가 좋아서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시상한 강성아 PD는 “<무한도전>이 보기에는 무척 재밌는 프로그램인데 막상 해보니 만들기 어렵고 힘든 프로그램이라는 걸 느꼈다. 그런데 ‘토토가’ 편은 제작진들도 굉장히 즐겁게 만들었다”며 “나도 H.O.T. 한 번 보겠다고 MBC <음악캠프> 방청을 왔던 학생이었는데, 그 시절의 음악과 그 시절 가수들을 다시 만나면서 만드는 사람도 즐겁게 한 프로그램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언주 작가는 “<무한도전> 회의실에 작가들이 나를 포함해 9명 정도가 있다”며 “후배들이 많은 일을 하는데 상 받을 때는 내가 오는 것 같아서 민망하다. 다 같이 감사하게 받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