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조합이다. 뱀파이어와 의학 드라마의 결합이라니. 첫회부터 볼거리도 풍성했다. ‘지상파 첫 뱀파이어물 ’ ‘국내 최초 판타지 의드’라는 수식어답게 현란한 CG와 화려한 액션, 긴박한 수술 장면이 쏟아졌다.
단점도 보인다. <블러드> 첫방송을 보고 시청자들이 떠올린 드라마, 영화가 다섯손가락에 꼽기 어려울 정도다.
뱀파이어 의사인 박지상(안재현)의 아역(백승환)이 여자 주인공을 구하는 장면을 두고선 영화 <트와일라잇>, <구가의 서>(MBC), 송중기 주연의 <늑대소년>, 천재 의사 설정에선 <닥터 이방인>(SBS), <굿닥터>(KBS 2TV) 등이 연상됐다.
<블러드> PD와 작가의 이력을 보면 수긍이 가능한 대목이긴 하다. <블러드>는 OCN <신의 퀴즈>와 <굿닥터>를 집필한 박재범 작가와 박작가와 <굿닥터>에서 호흡을 맞춘 기민수 PD가 다시 손을 잡은 작품이다.
하지만 기PD와 박 작가가 이전 작품과 다른, 그리고 <블러드> 첫방송 이후 거론된 작품과 차별화한 색깔을 보여줘야 하는 점은 첫방 이후에 분명해졌다.
복병은 <블러드>의 주역들이다. 박지상의 부친이 어린 박지상에게 남긴 "너가 너 자신을 구원하리라고 믿는다"는 대사는 초고속으로 안방극장 미니시리즈 주연으로 발탁된 안재현과 여주인공을 맡은 구혜선에게도 유효한 듯 싶다.
어색한 표정과 분명치 않은 발성을 극복하진 않고선, KBS가 첫방을 앞두고 기대한 “구멍 없는 연기력으로 극중 박지상의 신비로운 이미지와 100% 싱크로율”,“구혜선이 보여줄 시너지 효과” 대신에 ‘발연기’ 논란이 벌어질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