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톡] SBS ‘K팝스타 시즌4’-오디션의 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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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22일 SBS ⓒSBS

“믿어요.”

JYP엔터테인먼트에서 트레이닝을 받은 참가자 이봉연이 심사위원인 양현석(YG엔터테인먼트)과 유희열(안테나 뮤직)로부터 호평을 듣지 못하고 표정이 어두워지고 있을 때 마지막 심사평을 맡은 박진영은 이렇게 말했다.

박진영의 말마따나 그는 참가자의 무대 준비 과정을 모두 봤기에, 객관의 위치에서 심사하기 어려웠는지도 모른다. 휘성의 ‘위드 미(With Me)’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직접 편곡해 MR을 만들고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를 무대를 위해 노력한, 잠깐이나마 자신의 제자와 같았던 참가자는 조금 더 아픈 손가락일 수 있을 테니.

때문에 의례적인 위로의 말일 수도 있다. 앞서 다른 심사위원으로부터 자신만의 색이 부족하다는, 어쩌면 엄청난 혹평일 수도 있는 얘기를 들은 참가자에게 “안 좋은 습관은 없기 때문에 감정을 더 실으면 (당신만의) 색이 나올 거예요”라고 격려하며 “믿어요”라고 덧붙인 것은 말이다.

사실, 우리는 알고 있다. 때때로 세상은 노력에 응답해주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많다는 걸. 하지만 앞일은 알 수 없으니, 일단 무언가를 간절하게 바랄 때 우리는 노력이라는 걸 해본다. 노력의 끝에 반드시 그토록 염원하던 무언가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가는 동안은 가보는 수밖에 없다. 그 무언가가 있을 거라고 믿으면서. 이 과정에서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지 않고 지켜질 때도 있지만, 대부분 순간순간 고비가 찾아온다. 그때 힘이 되는 건, 누군가가 보내는 작은 신뢰다. 네가 열심히 가고 있다는 걸, 믿어.

그 길의 끝에서 원하던 무언가를 발견할 수도, 끝내 발견하지 못할 수도, 어쩌면 가는 도중 사실 이 길은 나의 길이 아님을 알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느 경우든 내가 걷던 길에 누군가가 보내준 작은 믿음과 응원은 남는다.

오디션이 끝나도 참가자들의 삶은 이어진다. 누군가는 계속 음악을 할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오디션이 아니더라도, 우리의 삶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 때문에 오디션의 심사위원이지만 앞서 음악의 길을 걷고 있는 존재로서 참가자들에게 건네는 그들의 신뢰와 격려의 말들은, 저마다의 길을 걷고 있는 시청자인 우리에게도 때때로 위로가 된다. 넘쳐나는 갖가지 종류의 오디션이 지겹다고들 하지만, 여전히 눈길이 가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결국 이런 장면들 때문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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