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사장 논란’ 굴레 벗지 못한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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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이후 ‘밀실 이사회’ 폐쇄적인 사장 추천 방식 반복

YTN 신임 사장 후보가 이번에도 ‘밀실 이사회’에서 결정됐다. YTN은 2008년 이후부터 이사들이 일방적으로 사장을 추천하는 폐쇄적인 사장 선임 절차를 반복하고 있어 여전히 ‘낙하산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2일 YTN 이사들이 이사회를 열고 조준희 전 IBK 기업은행장을 사장 후보로 추천하기 전까지 사장 선임 절차는 ‘철통 보안’이었다. 사장 후보뿐만 아니라 이사회 장소와 일시도 알려지지 않았다. YTN 이사들과 관련 부서 담당자만 공유할 정도였다. YTN 홍보팀 관계자도 “조 전 은행장을 새 사장으로 추천했다”는 사실만 확인해 줬을 뿐 이사회가 열린 시간과 장소에 대해선 “모른다”고 했다.

YTN은 일방적인 사장 선임에 대해 “주식회사인 YTN의 사장 선임 권한은 이사회와 주주총회에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사장 공개모집과 사장추천위원회 구성 등은 의무사항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YTN 이사회가 줄곧 사장 추천과 관련해 전권을 행사한 건 아니다. 이사회의 일방적인 사장 추천은 ‘MB 정부’때부터 있었던 낙하산 사장 논란과 궤를 같이 한다.

2008년 YTN 해직사태의 단초가 된 구본홍 전 사장 선임 때만해도 노측 대표가 참여하는 사장추천위원회가 가동됐다. 당시 노측을 제외한 사추위원들이 구본홍 사장의 추천을 강행하자 노측은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에 나서면서 YTN은 극심한 내홍을 겪었다.

이후 이사회가 현 배석규 사장을 사장으로 추천한 2008년과 배사장의 연임이 결정된 2012년에도 잡음은 계속됐다. 배 사장은 임기동안 노조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해직사태 장기화의 책임자‘, ‘불공정 보도의 장본인’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 YTN 사장 추천도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내부에서 부적격 인물로 지목한 인사들이 배석규 사장 후임으로 낙점을 받지 않은 건 사실이다. 언뜻보면 정치색을 배제하고 ‘경영 안정화’라는 명분을 내세운 선택으로 보인다. 하지만 공개적인 검증 절차 없이 사장 후보를 결정하는 방식은 내부의 반발을 불렀던 전임 사장 선임 과정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조준희 사장 후보자는 지난해 KB금융지주 회장 후보로도 물망에 올랐다. KB그룹도 정치권력의 낙하산 사장 앉히기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곳으로, 이번 조 후보자의 사장 추천도 권력의 ‘자리 챙기기’가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온다.

YTN 지부는 2일 낸 성명에서 “국민을 직접 상대하는 언론사 사장을 선임하는 절차가 그 직전까지 후보가 누구인지조차 전혀 알수 없도록 밀실에서 몰래 이뤄진다는 것이 민주 사회에서 가당키나 한 일이가”라고 반문하면서 “조준희 씨가 어떤 경로로 누구의 추천을 받아 어떤 검증 과정을 거쳤는지도 알수 없다는 점에서 ‘권력과 연관있는 낙하산’일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은행장 출신이 갑작스레 등장한 것이 ‘전문경영’을 면분으로 배석규와 김백이 망쳐놓은 경영 악화의 원인을 엉뚱한 곳에 돌려 사원들의 근로조건이나 보도의 공정성,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 또한 경계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YTN은 오는 20일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조 후보자의 사장 선임 안건을 의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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