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퇴출구조’ 포함한 비전 선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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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42주년 맞아 발표…노측 “일방적 구조조정안” 반발

 KBS가 공사 창립 42주년을 맞아 ‘비전과 미션’을 선포하면서 실현방안에 사실상 구조조정안을 대거 포함해 내부에서 반발 움직임이 일고 있다.

2일 창립 42주년을 맞은 KBS는 여야 방통위원회, 방통위 관계자, 시청자위원 등을 초청하는 자리에서 새로운 미션과 비전을 선포했다. ‘가장 신뢰받는 창조적 미디어’, ‘TV를 넘어! 세계를 열광시킨다!(Beyond TV! Rock the World!)’에 KBS의 미션과 비전을 담았다.

KBS는 “국가기간 방송이자 공영방송으로서의 정체성을 재확립하고,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대표 공영방송으로 새롭게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KBS 측은 이날 발표한 내용에 대해 “지난해 10월부터 약 6개월 동안 KBS의 본사와 지역, 계열사의 구성원들이 설계에서부터 설문조사, 최종안 확정의 모든 과정에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만들어 낸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션과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마련했다는 ‘KBS미래혁신 방안’에 내부 수렴 절차 없이 연봉제 도입, 성과급제 확대, 퇴출구조 확대 등의 내용이 담겨 내부 반발이 일고 있다.

KBS는 내부조직 혁신과 효율화를 목표로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피크제 연내 실시 △호봉제 직급제 폐지, 연봉제 도입 △퇴출 구조 확대 △ 성과급제 확대 계획을 내놨다. 비용 구조 개편 방안으론 △향후 5년간 인건비 포함 3000억원 절감 △지역국 기능 조정 운영 합리화 등을 제시했다.

▲ KBS가 공사 창립 42주년을 맞아 ‘비전과 미션’을 선포하면서 실현방안에 사실상 구조조정안을 대거 포함해 내부에서 반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22일 조대현 KBS 사장이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장면. ⓒ뉴스1
이날 오전 KBS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비전 선포 행사에선 이런 내용이 일절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이날 낸 성명에서 “말이 좋아 혁신과 효율화지 사실상 구조조정과 다를 바 없는 내용들”이라며 “오전 사내 미션· 선포식에선 일체 언급도 없다가 정치권, 외부 인사들을 초청한 오후 선포식에선 보도자료까지 내게 됐는지 의아하다”고 배경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KBS본부는 특히 조대현 사장에게 “오전 선포식에는 구성원의 저력을 높이 평가하며 희망을 본다고 이야기했고 오후에는 구성원들을 퇴출대상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혁신방안’ 발표를 두고 오는 11월 임기가 끝나는 조대현 사장의 연임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수신료 인상 추진과 치적 쌓기 의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KBS는 자사 보도·시사 프로그램에 대한 공정성 논란을 불식시키겠다며 ‘실무자를 위한 KBS 공정성 가이드라인’(이하 ‘공정성 가이드라인’)도 발표했다.

KBS본부 관계자는 “내부 조직 개혁 등 사실상 구조조정에 준하는 압박을 한꺼번에 가하겠다는 계획은 올해 사장 임기가 끝난다는 점과 수신료 인상 추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며 “오늘 외부에 공개적으로 발표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안은 KBS 미션 선포 과정에 참여한 직원들이 바라던 바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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