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는 무엇을 바라보아야 하는지 세월호가 고민 풀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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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는 무엇을 바라보아야 하는지 세월호가 고민 풀어줘”
제27회 한국PD대상 시상식 이모저모
  • 김연지 기자
  • 승인 2015.03.12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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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27회 한국PD대상 수상자들. ⓒPD저널
제27회 한국PD대상 시상식은 ‘PD로서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것’이 갖는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였다. 또 위로와 응원이 오가는 가운데 곳곳에서 웃음이 터지는 재미난 일들이 벌어지기도 했다.

선혜윤 MBC PD, “남편 대신 나왔어요”
 
출연자상 TV 진행자 부문 수상자인 신동엽 씨를 대신해 그의 아내 선혜윤 MBC PD가 대리 수상을 했다. 선 PD는 “신동엽 씨와 같은 집에서 사는 선혜윤 PD”라고 자신을 소개한 후 “신동엽 씨는 지금 길 건너 MBC에서 <세바퀴> 녹화 중”이라고 밝혀 좌중을 폭소케 했다. 이어 “남편은 다작의 아이콘인데 질리지 않고 늘 새로운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집에서 내가 열심히 채찍질 하겠다”이라고 말했다. 또한 “남편이 출연하는 여러 프로그램의 제작진을 대신해서 받은 상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PD들이 직접 주는 상이라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감사하다. 다음에는 제가 수상하겠다”고 말했다.
 
▲ 출연자상을 수상한 신동엽 씨가 방송 녹화로 참석을 하지 못하자 아내인 선혜윤 MBC PD가 대리 후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PD저널
걸스데이 팬들의 격한 리액션
 
이 날 시상식장 방청석에는 걸그룹 걸스데이의 팬들이 대거 참석해 큰 함성과 박수로 분위기를 더했다. 팬들은 걸스데이가 출연자상 가수부문을 수상하자 플랜카드를 흔들며 크게 축하했다. 걸스데이의 소진은 “팬들이 위에서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는데 덕분에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뜻깊은 상 감사하다”고 전했다.
 
사회를 맡은 최기환 아나운서는 팬들을 향해 “걸스데이 말고 다른 분 수상 때도 소리질러 달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에 팬들은 다른 수상자에게도 리액션을 선보였다. 탤런트 부문을 수상한 배우 조재현은 “걸스데이 팬들, 나를 위해 함성을 질러줘서 고맙다”고 말하기도 했다.
 
▲ 출연자상 가수부문에 수상한 걸스데이 ⓒPD저널
개그우먼 김영희, 시상식서 큰절
 
재미난 해프닝도 많았다. 코미디언 부문 수상자인 개그우먼 김영희는 “최근 시작한 새 코너가 내려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매년 사주를 보는데 사주에서 2015년은 버리라고 하더라. 버려지지 않도록 PD님들 잘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고운 원피스를 입은 채 무대에서 PD들을 향해 큰절을 올려 폭소를 낳았다.
 
시상자로 나선 주영훈은 이 모습을 보고 “시상식에서 절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며 “아마 이 분은 오래오래 갈 거다”라고 웃었다.
 
한편, 유창수 PD가 수상을 위해 무대로 올라가자 유 PD의 어린 아들이 환호성을 질러 청중들이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유창수 PD는 CBS 특집 다큐멘터리 <라디오, 날개를 달다>로 작품상 라디오 특집 부문을 수상했다. 유 PD의 아들은 유 PD의 수상 내내 “아빠! 아빠!” 소리를 질러 웃음을 주었다.
 
MBC <무한도전>, 선후배 PD의 이심전심
 
MBC <무한도전>은 작품상 TV 예능부문을 수상했다. 무대에는 김태호 PD와 박진경 PD가 함께 올라왔으나, 수상소감은 박 PD 혼자서 했다. 박 PD는 “옆에 계신 김태호 PD는 워낙 상을 많이 받아서 나에게 수상소감을 할 기회를 준 것 같다”며 “김태호 선배라면 어떤 말을 했을까 생각해보니 역시 시청자 여러분께 가장 큰 감사를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박 PD가 김 PD를 바라보며 동의를 구하듯 눈빛을 보내자 김 PD는 크게 고개를 끄덕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박 PD는 “우리가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시청자 여러분이 만들어 주신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PD의 역할, 나아가야 할 길
 
이 날 대상격인 올해의 PD상, 실험정신상, 작품상 TV 교양정보 부문을 수상해 3관왕에 오른 EBS <다큐프라임>팀은 전원 세월호 희생자를 기리는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달고 나와 의미를 더했다. 이들은 PD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나누기도 했다.
 
‘가족쇼크’로 교양정보 부문을 수상한 김광호 PD는 “<다큐프라임>을 8년간 제작해왔는데 매번 커다란 질문들을 던지게 된다”며 “PD의 눈은 무엇을 바라보아야 하고 카메라는 어디를 비춰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그것이다”라고 밝혔다. 김 PD는 “안산의 세월호 유가족 부모님들과 이 시대 가족들이 그 고민을 풀게 해 주었다”고 말해 분위기를 숙연케 했다.
 
▲ <다큐프라임> '가족쇼크’로 교양정보 부문을 수상한 김광호 PD가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PD저널

작품상 TV 지역정규부문을 수상한 부산KBS <시선360 연속기획> ‘삼성전자 수리기사들의 눈물’의 강민채 PD도 “방송 후 노동자 한 명이 목숨을 잃었고 지금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남아 있다”며 “나는 스스로 실패한 PD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변해버린 3년차 PD에게 지지 말라고 주는 위로와 응원이라고 생각한다”며 “매주 제작을 하다보면 어느새 타인의 고통에 둔감해지기 마련인데 그런 반성조차도 버릇처럼 하는 나에게 무서운 채찍과도 같은 상”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강 PD는 “비록 실패하더라도 앞으로도 계속 잊혀서는 안 되는 것들에 대해 써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제27회 한국PD대상 시상식은 오는 13일 오후 3시 SBS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 작품상 TV 지역정규부문을 수상한 부산KBS <시선360 연속기획> ‘삼성전자 수리기사들의 눈물’의 강민채 PD가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PD저널

▲ 작품상 지역정규 라디오부문 수상자인 KNN 문근해 PD를 축하하기 위해 동료들이 응원의 매시지가 담긴 현수막을 흔들고 있다. ⓒPD저널

▲ 작품상 TV 시사다큐부문 수상자 특별기획 10부작 <코리언 지오그래픽>의 제작진이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PD저널
▲ 올해의 PD상을 수상한 EBS <다큐프라임> 제작진을 대표해 추덕담 팀장이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PD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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