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 4>의 첫 생방송 무대가 마지막 무대가 되어 버린 스파클링 걸스와 그레이스 신에게, 그리고 탈락한 이들에 대한 아쉬움으로 톱(Top)6 진입에 성공하고도 마음껏 기뻐하지 못하는 출연자들에게, 심사위원인 양현석은 웃어도 좋다고 말했다. 누군가는 아쉬운 마음을 안고 무대를 떠나야 할 상황인데 웃으라니, 이 무슨 야박함인가라는 생각이 올라올 때쯤 양현석은 덧붙인다.
“지금 여기까지 올라온 것만 해도 엄청 잘한 거예요. 스파클링 걸스 같은 경우는 <K팝스타>에서 처음 만난 친구들이 뭉친 것이기 때문에, 이 팀은 호흡과 조화가 오랜 연습을 통해 이뤄져야 하는데 톱8까지 온 것만 해도 큰 박수를 쳐드리고 싶고요. 그레이스 신도 <K팝스타>에 3년 전에 도전했다가 (사정 때문에) 못 나오고, 목표가 톱10이라고 했는데 톱8까지 올라갔으니 본인이 더 이상 욕심 부리기 보단, 이 무대를 더 즐기고, 많은 사람들이 스파클링 걸스와 그레이스 신의 앞으로 음악 생활을 기대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탈락자들에게 건네는 의례적인 위로와 격려의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의례적인 위로와 격려라 하더라도 때때로 필요한 순간들이 있다.
누군가는 처음으로, 또 누군가는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라고 생각하고 어떤 일에 매달릴 때가 있다. 아마도 오디션 참가자들의 마음도 그러하지 않을까.
하지만 세상의 일들은 간절함만으론 완성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고, 그런 순간들을 마주할 때 우리는 간혹 삶이 끝난 듯 좌절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쇼가 끝났다고 삶이 끝나는 건 아니다.
때문에 모두가 알고 있을 법한 얘기일지라도, 그래서 말을 꺼내는 게 의례적인 듯 보일지라도, 누군가는 활짝 웃으며 이런 말을 해줘야 하는 순간들이 있다. 지금까지의 당신은 멋졌다고, 여기까지 해낸 우리에게 박수를 보내도 좋다고, 웃어도 좋다고.
올림픽과 같은 대형 스포츠 경기들에서 메달을 따고도 금빛이 아니라는 이유로 국민들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는 선수들을 볼 때가 있다. 자신이 세계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힐 만큼 우수한 선수라는 사실을 확인받은 순간에도 누군가는 아쉬움을 표현하는 경우가 있음을 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누군가가 최선을 다한 뒤 퇴장하는 순간, 그가 지금까지 보인 최선에 대해 격려하며 웃어주는 게, 그간 함께 땀을 흘려왔던 이들이, 그리고 관객이 보일 수 있는 최대의 응원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