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투위는 영원하다…자유언론 위해 끝까지 싸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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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투위 결성 40주년 맞아…이해동 목사 “언론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위원을 비롯한 언론·시민단체 관계자들이 16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동아일보> 구 사옥(현 일민미술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PD저널

“40년 전 3월 17일 그날을 생각하면 비통하지만, 그러나 40년 동안 동아투위 113명이 이렇게 굳게 뭉쳐서 오늘날까지 자유언론과 공정방송을 위해 싸워왔던 것이 역사 앞에 자랑스럽기도 하다…결론은 하나다. 자유언론과 공정방송이 실현되지 않는 한 민주화도, 통일도 실현될 수 없다. 후배들과 함께 민주화를 위해, 자유언론과 공정방송이 실현되는 사회를 위해 함께 싸우겠다.”(김종철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위원장)

1975년 3월 17일 새벽, <동아일보> 기자들과 동아방송 PD, 아나운서, 엔지니어 등 113명이 폭력배들에 의해 거리로 쫓겨났다. ‘사실’을 ‘사실’로서 보도하고 방송했기 때문이다. 쫓겨난 113명은 바로 그날 오후 “민중의 성원을 배신한 <동아일보>사는 오늘로 생명이 끝났다. 자유언론 실천은 영원한 과제”라고 선언하면서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이하 동아투위)를 결성했다. 오는 17일이면 동아투위 결성 40주년을 맞이한다.

동아투위는 16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동아일보> 구 사옥(현 일민미술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아투위는 영원하다”며 “‘신유신체제’인 박근혜 정권에 맞서서 자유언론과 공정방송을 되살리기 위한 투쟁에 앞장서고 있는 현역 언론인들과 언제나 함께 가겠다”고 외쳤다.

“자유언론 위한 한결같은 40년, 국민들이 지켜보고 후배들이 성원했기 때문”

113명의 동아투위 위원들은 고문 후유증, 정신적 압박 등으로 고통을 받았지만 동아투위가 결성된 지 40년이 되도록 ‘자유언론’과 ‘공정방송’을 위한 발걸음을 멈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세월의 흐름을 이기지 못한 스무 명의 동아투위 위원들이 세상을 떠났다.

정동익 동아투위 위원은 “우리 동지들은 비록 펜과 마이크를 빼앗기고 쫓겨났지만, 자유 언론을 향한 초심만은 변치 않고 40년을 한결같이 싸워왔다고 자부한다”며 “흔들리지 않고 권력에 빌붙지 않고 재벌에 무릎 꿇지 않고 한 길 걸을 수 있었던 것은 국민들이 지켜보고 후배들이 성원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 위원은 “40년이 지나도록 <동아일보>는 진상을 밝히지 않고 쫓겨난 해직 언론인에 대해 사죄 한 번 없었다”며 “반드시 해직 언론인들의 진상을 규명하고 <동아일보>가 국민에게, 해직언론인에게 사죄하고 언론으로서 거듭나는 그날까지 끝까지 싸울 것을 이 자리에서 다시 맹세한다”고 말했다.

▲ <뉴스타파>가 지난 2014년 10월 21일 방송한 ‘자유언론실천선언’ 40주년 특집 다큐멘터리 <40년> 중. ⓒ화면캡처
“언론이 살아야 나라가 살고, 민주주의가 살고 서민이 살 수 있다”

해직 언론인들과 40여년의 시간을 함께 한 동아투위 명예위원인 이해동 목사는 “100여명이 넘는 동아투위 동지들이 40여년을 고통 속에서도 한결 같이 바른 언론 위해 투쟁해 온 것에서 우리 역사의 희망을 찾는다”며 “동지들의 노고에 대해 한없는 존경을 보낸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목사는 “언론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바른 언론이 있을 때 비로소 밝은 사회, 좋은 나라가 될 수 있다”며 “우리 역사, 언론사에 있어서 동아투위는 하나의 심지이자 불씨다. 언젠가는 이 불씨가 온전하고 참된 언론으로 가는 불길을 일으키는 큰 역할을 하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석운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동아투위 위원들은 40년간 지조를 지키는 올곧은 선비적 삶을 사셨고,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앞장서는 지사적 투사적인 삶을 사셨다. 지난 40년 동아투위 선배들의 삶과 투쟁의 기록은 장엄하고 성스러운 역사적 과정이었다”고 동아투위 40년의 의미를 짚었다.

박 대표는 “오늘 또 봄이 왔지만 봄이 봄 같지 않다. 여전히 주류 언론, 조・중・동, 종합편성채널은 (불공정 보도와 방송으로) 일종의 ‘범죄’를 일으키고 있는 지경”이라며 “자유언론을 실현하고 공정언론 실천하는 것은 민주주의와 서민들의 삶을 지키는 필수적인 선결요건이다. 이를 위한 길에 선배들의 희생을 기리면서 뒤 따라 가겠다”고 말했다.

▲ 동아투위 위원들과 언론을 비롯한 각계 관계자들이 40주년 기념식이 열리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로 행진하고 있다. ⓒPD저널
“40년 전 심은 자유언론의 씨앗 자라나…봄이 오리라 믿는다”

언론계 후배인 김동훈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한겨레> 기자)은 “<동아일보> 해직 사태는 ‘현재 진행형’”이라며, 후배들의 책무이자 의무는 바로 40년 전 거리로 내쳐진 해직 언론인들의 진상을 규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수석부위원장은 “박정희 유신독재 정권의 긴급조치를 통해 언론통제에 나선 것처럼 이명박・박근혜 정권은 권력기관을 동원해 언론의 손발 묶고 있다”며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다. 국민들은 언론이 위기에 처하고 민주주의가 훼손될 때마다 힘을 모아줬다. 지금도 현업에 종사하는 후배들은 선배들의 큰 가르침을 이어나가서 자유언론 수호정신을 꿋꿋이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동아투위의 막내인 정연주 전 KBS 사장은 “내가 막내인데, 내가 올해 70이다. 우리 선배들은 다 나보다 나이가 많고, 머리는 허옇게 세월을 이고 계신다. 스무 분이 우리들 곁을 떠났다”며 떠나간 20명의 동아투위 위원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어 정 전 사장은 1975년 3월 17일 112명의 선배와 동료 언론인과 함께 역사 앞에 당당한 선택을 한 것에 대해 “고맙다”고 말했다.

“만약 내가 자유언론을 위한 싸움에 동참하지 않고 개인의 안위를 위해서 제작에 참여하고 권력에 굴종하고 아부하는 삶을 선택했다면 나 자신 뿐 아니라 가족과 아이들, 역사 앞에 참으로 부끄러운 삶이 되었을 것이다. 40년 전 심었던 자유언론의 씨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후배들에게 넘겨주고, 또 후배들과 함께 같이 어깨를 나란히 해서 싸워나가면 반드시 봄이 오리라 믿는다”(정연주 전 KBS 사장)

한편, 동아투위 위원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후 오후 4시 기념식이 열리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까지 “동아투위는 영원하다. <동아일보>는 죽고 있다”는 현수막을 들고 행진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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