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교실’ 중2병을 날려 버린 교실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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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KBS ‘거꾸로교실의 마법’ 정찬필 PD

▲ 3월 19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KBS 특별기획 4부작 <거꾸로교실의 마법>. ⓒKBS
2014년 3월, <21세기 교육혁명-미래교실을 찾아서>라는 프로그램이 KBS 1TV <KBS 파노라마>에 3편에 걸쳐 방영됐다. 강의는 집에서 동영상으로 보고, 수업시간에는 이를 바탕으로 활동을 하도록 하는 ‘거꾸로교실’이라는 수업 방식에 대한 방송이었다. 주입식 강의와 숙제로 이루어진 기존의 방식을 말 그대로 ‘거꾸로’ 돌린 셈이다.

교실에서 직접 실험한 결과는 놀라웠다. 아이들과 교사의 모습이 경이롭게 변했고, 성적도 급상승했다. 방송을 본 교사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그리고 2015년 3월, 거꾸로교실이 ‘시즌2’로 돌아왔다. KBS 특별기획 4부작 <거꾸로교실의 마법>이 오늘(19일) 밤 10시에 첫 방송될 예정이다.

작년 방송 이후 시즌2를 다시 기획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시즌1 방영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고, 거꾸로교실이 실제 교육 현장에는 얼마나 적용되었을까. ‘거꾸로교실 프로젝트’의 주역, 정찬필 PD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걸 안하면 나는 범죄자”

-작년 방송이 큰 반향을 일으켰고, 이번에 시즌2를 하게 됐다. 처음부터 이미 시즌2를 계획했던 것인가?

“그렇다. 시즌1때 이 실험이 성공할 거라는 자신이 있었다. 교육방법이 전환될 거라는 믿음? 실험이 성공할 거라는 전제에서 한 거니까, 그 이후를 당연히 생각했다. 실험이 성공한다면 그 때부터는 이 방식을 실제로 어떻게 적용해서 무엇을 할 건지를 고민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시즌1 방송에서 나타난 아이들의 변화가 너무 드라마틱해서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조작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는 없던가?

“그런 소리 많이 들었다. 이거 뻥 아니냐는 말도 많았고.(웃음) 그런 의문을 이해한다. 하지만 그 의문을 그냥 내버려두면 소모적인 논쟁만 일어날 게 뻔했다. 애들은 커나가고 있는데, 교사와 학자들끼리 논쟁만 하고 있으면 사회적 낭비 아닌가? 미디어가 중간에서 제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실험에서 증명으로’다. 지난 번 방송에서 두 학교를 대상으로 실험을 했는데, 이번에는 백 개의 학교를 대상으로 데이터를 추적했다. 촬영도 35개 학교를 대상으로 했다.”

-시즌1은 실험이었고 시즌2는 증명이다, 이런 얘긴가?

“그렇다. 시즌2에서는 방식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혼란에 대해서도 담았다. 시즌1 방송에도 나왔지만, 기존의 방식을 거꾸로 뒤집어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할 때는 슬럼프처럼 위기가 오는 게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번 방송에는 그걸 어떻게 극복할지에 대한 내용도 담겨있다. 거꾸로교실을 시도하는 선생님들이 소통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만든 것이다. 서로 논의하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길을 마련했다.”

-아이들이 엄청나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했겠다.

“뿌듯하다. 내가 거꾸로교실에 사명감을 갖게 된 이유는, 첫 방송 때 아이들이 변하는 걸 내가 직접 봤기 때문이다. 그냥 내버려두면 그 아이들이 어떻게 될지 뻔히 보였다. 중학생 아이들이 벌써부터 교실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에 놓여있었다. 아무것도 해낼 수가 없는 상태였다. 그런데 그 아이들이 거꾸로교실을 통해 완전히 의욕적인 아이들로 바뀌었다. 내가 노력만 하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상태로 말이다. 성적이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의 표정이 바뀌었고, 교실에 생기가 돌았다. 그게 나에겐 가장 큰 힘이자 책임감이었다. 시즌2를 만든 것도 그 때문이다. 몰랐으면 모를까, 구명 튜브를 던져주면 저 아이들이 살아날 수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내가 바쁘단 이유로 그냥 가버릴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이걸 안하면 나는 범죄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옥장판 세 개 팔았어요” 다단계 하듯 ‘영업’하는 교사들

▲ KBS <거꾸로교실의 마법>을 연출한 정찬필 PD. ⓒKBS
-이 프로그램으로 대한민국 교육을 흔들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

“이미 흔들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거꾸로교실 시즌2의 첫 번째 편 제목이 ‘거꾸로교실 바이러스’다. 이유가 뭐냐면, 거꾸로교실 프로젝트가 우리가 짠 판에서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첫 번째 실험할 때는 교사 7명이었는데 그 다음에는 14명이 되었고, 14명이 다시 200명을 모았다. 숫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커졌다. ‘거꾸로교실 캠프’를 통해 거꾸로교실에 진입한 교사가 한 학기 사이에 공식적으로 1000명이 됐다. 비공식적, 개별적으로 연결된 교사들은 그 몇 배일 거라고 추측된다. 한 교사가 시도를 하면 옆 학급 교사도 관심을 갖게 되고 이런 식이다. 아이들이 변하는 모습을 보면 교사들도 놀라우니까.”

-널리 확산되는 게 가능할지 의문이었는데 의외다.

“사실 방송이나 미디어 쪽에 있는 사람들이 제일 모르는 것 같다. 이건 교육 현장 밑바닥에서부터 움직이고 있는 현상이라서 외부에선 체감을 잘 못 할 수 있다. 교사들이 우스갯소리로 뭐라고 표현 하냐면, ‘저 오늘 옥장판 세 개 팔았어요’라고 한다. 마치 영업하듯 스스로 거꾸로교실을 홍보한다. 그래서 거꾸로교실 교육방식이 마치 자발적인 다단계 조직처럼 퍼져나가고 있다. 교사들이 시도해 보고 느낀 감동을 다른 교사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어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그 동안 대한민국 교실이 거의 무너진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교사로서 그걸 해결할 방법이 있다면 뭐든 하고 싶어 하는 거다.”

-대한민국 교실은 왜 그렇게 무너져 있었을까?

“교육지체현상이다. 공교육시스템의 교육방식이 현실을 따라잡지 못한 거다. 거기서 나타나는 괴리가 아이들을 저항하게 만들었던 것이고. 21세기 아이들과 19세기 교실이랄까.”

PD 인생을 걸고 시도한 프로젝트

-한 교육 컨퍼런스에 참석했다가 거꾸로교실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들었는데, 원래 교육 문제에 관심이 많았나?

“교육 문제에 오랜 시간 관심을 가져왔다던가 연구를 많이 해왔다던가 하진 않았다. 난 스스로 저널리즘을 지향하는 다큐멘터리 PD라고 생각해왔고, 시사프로그램에 가까운 프로그램을 만들어왔다. 교육 문제도 처음에는 그런 맥락으로 접근했다. 현재 교육이 갖고 있는 문제는 무엇이고. 왜 교육혁신을 해야 하는가. 이 시대에 맞는 교육 아젠다를 찾아보자. 뭐 이런 지점을 찾아서 전달하는 게 직업적으로 내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그 동안 시사 프로그램 위주로 만들었다고 했는데, 이 프로그램은 일종의 실험 다큐멘터리이다. 원래 해오던 제작 방식과는 많이 다르지 않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보니 거기에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만들게 됐다. 나 역시 고등학교 들어간 아들이 있는 학부모다. 그래서 PD로서 직업적으로 접근하는 마음보다는 실제로 한국사회에 영향을 미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럼 최적의 방법이 뭐냐? 직접 해보는 것이었다. 이게 좋다고 주구장창 지루하게 얘기하고 설명하는 것보다는 실제로 교실이 어떻게 변하는지, 아이들이 어떻게 살아나는지 보여주는 게 핵심이라고 생각했다. 교육에 대한 관점의 전환만으로도 그게 가능하다는 걸 실증해서 보여주는 게 핵심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실험 다큐를 시도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맨땅에 헤딩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미친 짓이다.(웃음)”

-교사들을 섭외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어렵지는 않았나?

“처음에 교육문제를 다뤄보자고 생각한 건 2013년 2월이었고, 공부를 하면서 거꾸로교실이라는 방법을 찾은 건 6월이었다. 실증을 하려면 한 학기가 필요한데, 개학은 8월이니까 섭외할 시간이 빠듯했다. 그런데 의외로 굉장히 쉽게 섭외했다. 처음에는 당황하던 선생님들이 설명을 듣더니 정말 쉽게 받아들였다. 아마 원래 갖고 있던 고민이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쉽게 승낙하는 교사들을 보면서 생각했다. 아, 교사들도 굉장히 갈등이 심한 상태구나.”

-근데 실험이라는 건 늘 실패할 위험을 안고 있다. 실패 가능성에 대해서는 생각 안했나?

“왜 생각 안했겠나. 이거 망하면 난 KBS에서 제작인생이 거의 끝나겠구나 생각했다. PD 인생을 건 셈이다. 그런데 실험을 시작한 첫 날, 교실에서 아이들이 뒤집히는 걸 봤다. 시즌1 방송에 나온 그대로다. 분명 어제까지 자고 있거나 좀비 상태였던 애들이 갑자기 다른 아이들로 바뀌는 걸 첫날 목격했다. 뒤에 앉아서 그 장면을 보다가 소름이 쫙 돋고 전율이 일었다. 얘네 뭐지? 내가 무슨 일을 한 거지? 그 날 받은 충격이 관찰자로서 굉장히 컸다. 시즌1의 1편 제목을 ‘거꾸로교실의 마법’이라고 붙였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실패 가능성에 대한 걱정은 첫 날 거의 사라진 셈이다. 아이들의 태도변화, 성적변화 등은 빠른 시간 안에 이루어지리란 확신이 들었다”

거꾸로교실이 돌려놓은 소중한 것들

▲ 3월 19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KBS 특별기획 4부작 <거꾸로교실의 마법>. ⓒKBS
-교권이 떨어졌다는 말이 워낙 많은 시대다. 거꾸로교실 시행 후 교사와 아이들의 관계는 어떻던가?

“한 학기가 끝나면 교원평가라는 걸 한다. 그런데 작년 연말에는 선생님들이 거꾸로교실 커뮤니티에 주루룩 결과를 공개했다. 작년까지는 평가점수가 바닥이었는데 올해는 만점을 받았다는 자랑글들이었다. 아이들과 교사의 관계는 정말 드라마틱하게 달라지더라.”

-교수법이 달라졌을 뿐인데 관계도 변화했다는 건가?

“아이들을 컨트롤하는 방법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화를 내야만 통제가 된다고 생각했으니까 그 동안 교사들의 자존감은 극도로 떨어져 있었을 것이다. 교사들이 왜 아이들을 강압적으로 대하게 되겠는가? 교육환경 자체가 아이들에게 공부하라고 압력을 가하고 주입을 해야 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갖고 있는 소통 욕구는 당연히 튕겨져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적대적인 갈등관계가 생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근데 거꾸로교실은 그런 갈등의 근원을 풀어버리니까, 가만히 있어, 조용히 해, 라는 말을 교사들이 안 하기 시작한다. 오히려 떠들어, 얘기해, 라고 말한다. 그러니 아이들은 학교가 재밌어질 수밖에. 선생님이 좋아지고 학교가 좋아지는 거다. 교사들이 이걸 영업하듯 자꾸 퍼뜨리는 이유도, 해봤더니 자기 자신이 행복하니까.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느끼던 무력함이 사라지니까.”

-거꾸로교실은 교실에서의 교육권한을 교사들이 스스로 포기하기를 요구한다. 교실에서는 온전히 아이들의 자율성에 맡기라는 건데, 교육권한을 내려놓는 순간 오히려 아이들이 선생님을 더 인정해준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다.

“그러니까 교사들이 이제까지 아이들에게 해온 게 일종의 잔소리, 혹은 받아들여지지 않는 얘기였다는 거다. ‘거꾸로’라고 하는 말이 그래서 역설적인 것이다. 기존 교육시스템이 현실을 따라잡지 못하고 낙후된 형태. 21세기 최대 거짓말은 학교 가서 공부한단 얘기다. 사실 교육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지만 말을 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걸 되돌려놓는 과정과 계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취지다.”

-아이들의 성적 뿐 아니라 성격과 태도에도 변화가 생겼다던데 사실인가? 프로그램 소개를 읽어보니 가출한 학생이 교실로 돌아오고, 일진 학생이 폭력성을 버리고 사회성을 회복했다는 거짓말 같은 이야기가 적혀 있다. 진짜인가?

“아이들은 생각보다 쉽게 변화한다. 학교에서 할 수 있는 게 없는, 존재감이 없는 상태인 아이들은 그 존재감을 만들기 위해 탈선을 한다. 근데 거꾸로교실을 시행하면 교실에서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게 생긴다. 스스로 재미를 느끼게 된다. 일진이었던 아이가 교실에서 다른 친구들과 소설에 나오는 어휘로 게임을 하고 그러는데, 표정을 보면 정말 천진난만하다. 실제로 아이들 스스로 ‘거꾸로교실 덕에 중2병이 없어졌어요’ 이런 말도 많이 했다.”

-정PD 자신에게도 변화가 생겼나?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우리 아들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 전에는 아들이 왜 나한테 반항을 하고 무기력한 상태에 있는지 알지 못했다. 거꾸로교실에 대해 알게 되면서 아들과의 관계가 굉장히 좋아졌다. 아이들을 이해하는 방식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아이가 겪는 문제의 근원이 무엇인지, 그 문제는 아이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 등을 깨닫게 되면서 우리 둘의 관계가 많이 변화했다. 모든 건 아들의 결정에 자율적으로 맡기게 됐다.”

-아들 입장에서는 아빠가 프로그램을 만들더니 변해서 좋았을 것 같다.

“아들이 나중에 그런 메시지도 보냈더라. ‘변화하려고 노력해줘서 고마워.’ 메시지를 읽고 눈물이 났다. 우리 아들은 진로 결정도 스스로 했고, 그림을 그리고 싶어해서 원하는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했다. 만약 내가 이 프로그램을 만들지 않았다면 그냥 평범하고 전형적인 교육과정을 택하도록 아들에게 강요했을 거다. 근데 이걸 해보고 알았다. 그런 식으로 아이에게 지식을 주입하는 교육을 강요하는 건 천하에 쓸모없는 짓이구나, 하고. 방송하면서 나 스스로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던 셈이다.”

“다시 옛날 방식으로 가르치면 저는 어쩌죠?”

-예전에도 ‘열린교육’ 등의 이름으로 새로운 실험들이 계속 존재했다. 근데 변하는 건 하나도 없이 흐지부지 끝나곤 했다.

“처음에는 그런 부분에 대한 우려도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것도 한 때 아니냐, 유행처럼 지나갈 거다, 이런 얘기들이 있었다. 하지만 막상 시도를 해보니 경이롭게 큰 변화가 일어났다. 기본적으로 선생님이 행복해졌다. 교사 입장에서 오히려 이걸 한 번 시도하고 나면 다시는 예전 방식으로 수업을 할 수가 없다. 모두가 ‘윈’하는 상황인데 흐지부지 될 이유가 없다. 거꾸로교실을 먼저 접한 사람들이 이른바 ‘간증’을 하고 다니면서 계속 확산시키는 것도 그 때문이다.”

-사실 이런 새로운 시도들이 아이들 창의력 발달과 자율성에는 좋을지 몰라도 학습 자체에는 비효율적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거꾸로교실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다는 얘긴가?

“그렇다. 방송을 보면 알겠지만, 사회에서 ‘꼴통’이라고 불리던 아이들도 점수가 정말 많이 올랐다. 학교가 아이들에게 알아서 하라고 극단적으로 자율에 맡긴 케이스가 있었는데 결과가 정말 놀라웠다. 아마 기존의 인식과 개념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건 그만큼 지금의 교육 방법과 인식이 전반적으로 잘못되어 있다는 증거다. 알고 있는 걸 주입식으로 심어 넣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교육관에서 빨리 빠져나와야 한다.”

-걱정되는 점이 있다. 아직 거꾸로교실을 시도하지 않는 교사들이 더 많은 게 현실이다. 한 번 이 교육방식을 맛 본 아이들이 다시 기존 교육에 적응할 수 있을까?

“나도 걱정되는 부분이다. 이번 시즌에 나온 중학교 3학년 아이 한 명이 막판 인터뷰 때 막 울었다. 성적이 완전히 바닥을 치던 아이였는데, 거꾸로교실 도입 이후 90점대로 드라마틱한 성적 상승을 보여준 학생이다. 그 아이가 ‘고등학교 가기 싫어요. 거기서 다시 옛날방식으로 가르치면 어떡해요, 나 어떡해요.’ 하면서 울더라. 애들 입장에선 정말로 수렁에서 빠져나온 거니까. 그 부분이 나도 걱정이다.”

-이번 방송이 나가고 대한민국 교육 전체가 거꾸로교실을 시행하게 되면 해결될 문제 아닌가? (웃음)

“나는 시간문제라고 본다. 시즌1 때 처음 시도했던 선생님들은 ‘거꾸로교실 참 좋은데, 이걸 어느 세월에 확신시키냐’ 이런 얘기들을 했었다. 본인들은 이 방법을 알게 됐으니 혜택 받은 교사인데, 이 방법을 접하지 못할 나머지 아이들은 어떡하냐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 2년 걸릴 거라고 했다. 시즌2가 나가고 증명이 되면 해결될 문제라고. 이 얼마나 오만방자한가.(웃음) 근데 나는 선생님들의 움직임을 보니까 그런 확신이 들었다. 심지어 정년 3년을 남기고 거꾸로교실을 해보겠다고 들어온 선생님도 있었으니까. 남은 시간만큼이라도 후회하지 않겠다고 찾아온 거다. 거꾸로교실을 시행하는 첫 시간, 아이들이 즉각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 교사들은 운다. 곧 거꾸로교실이 일반화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다.”

KBS 1TV <거꾸로교실의 마법>은 오늘(19일) 밤 10시 1편 ‘거꾸로교실 바이러스’를 시작으로 20일 ‘꼴찌들의 반란’, 27일 ‘수업의 진화’, 4월 3일 ‘달팽이 질주하다’로 연이어 방송될 예정이다.

생기를 잃은 대한민국 교육에 정말 마법 같은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까. ‘거꾸로교실의 마법’이 어디까지 효과를 발휘할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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