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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억원 적자에 지주사 계열사는 흑자 행보…SBS노조, 감사위원회에 책임 추궁

SBS가 2014년 영업적자 129억원, 당기순손실 34억원을 기록하는 등 유례없는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가운데 언론노조 SBS본부(위원장 채수현, 이하 SBS본부)가 주주총회에서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노조 추천 감사위원 선임을 촉구했다. 

SBS 감사위원회는 사측이 2008년 SBS를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조건으로 도입한 제도로, 회사의 업무와 회계를 감사하는 직무와 권한을 부여해 지배주주와 경영진을 견제하고 감시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그러나 감사위원회가 사측이 추천한 사외이사들로만 구성돼 있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이에 SBS본부는 20일 오전 제25기 정기주주총회에 앞서 피켓 시위와 성명전을 벌인 후, 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회 정상화를 요구했다.
 
이웅모 SBS 대표이사 사장은 20일 오전 주주총회에서 “세월호 참사에 따른 경기 위축, 지상파 광고시장 축소 등으로 어려운 경영상황이 야기됐다”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게 되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 20일 오전 제25기 정기주주총회에 앞서 언론노조 SBS본부가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PD저널
그러나 SBS본부는 참담한 경영성과의 원인이 구조적 문제에 있다고 비판했다.
 
채수현 SBS본부 위원장은 주주총회에서 발언권을 얻어 제4호 의안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에 대해 김희천 사외이사의 감사위원 재선임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 안건은 이번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감사위원 임기가 만료되는 김희천 사외이사의 재선임에 대한 의안이었다.
 
채 위원장은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SBS는 적자에 허덕이는데 SBS의 생산품으로 살아가는 SBS 미디어딩스의 자회사들은 엄청난 수익을 챙겨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SBS가 재산을 헐값에 이들 회사로 넘기기 때문”이라며 “특히 SBS의 경영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감사위원회가 자신의 직무를 방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채 위원장이 언급한 SBS 미디어홀딩스의 자회사는 SBS콘텐츠허브, SBS플러스, SBS인터내셔널로 이들은 2014년 각각 88억 원, 105억 원, 4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는 기록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세 회사는 SBS 콘텐츠의 유통과 재방송, 계약대행 등을 하는 회사다.
 
SBS본부는 19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서도 “SBS 지분 35%를 소유한 미디어홀딩스가 SBS의 경영과 이사회, 감사위원회를 완벽하게 지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측이 추천한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감사위원회가 직무를 유기한 채 미디어홀딩스가 세 회사에게 이익을 몰아주고 있는 상황을 방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SBS본부는 “경영의 위험과 부실을 감시하여야 할 감사위원회가 어떤 경고도 하지 않는 등 경보시스템으로서 작동하지 않았다”며 “SBS경영진과 감사위원들이 제대로 역할을 했다면 SBS는 200억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올릴 수 있었고 배당도 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채 위원장은 “2007년과 2008년 회사는 노조가 추천하는 사외이사를 감사위원으로 선임하겠다고 특별합의서에 서명했으나 지금까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해 방송위원회, 시청자, 노조, 주주를 기만한 것이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또한 “2008년 SBS가 지주회사로 전환한 이래 감사위원회가 제대로 작동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생각한다”며 “사측이 추천한 현 감사위원들의 해임을 결의하고 노조 추천 사외이사를 감사위원으로 선임하는 것에 동의해 달라”고 호소했다. 채 위원장은 “감사위원회를 정상화시킴으로써 SBS의 재산이 미디어홀딩스 종속회사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투명경영과 경영독립을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채 위원의 이 같은 호소에도 김희천 감사위원의 재선임은 원안대로 승인됐다.
 
한편 이 날 주주총회는 기자들의 출입을 막아 빈축을 사기도 했다. 채 위원장은 “SBS 기자들도 타 회사의 주주총회를 취재한다”며 “우리가 언론사로서 취재기자 출입을 막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러면서 어떻게 언론자유를 논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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