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이민호 열애는 있지만, 홍준표 해외골프는 없는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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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이민호 열애는 있지만, 홍준표 해외골프는 없는 조선일보
[비평] 김대중 전 대통령 해외순방에도 예민하던 조선일보는 어디에?
  • 김세옥 기자
  • 승인 2015.03.24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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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출장 중인 홍준표 경남지사가 부인과 함께 평일 낮에 현지 기업인들과 골프를 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경남도 측은 “골프 비용을 홍 지사가 냈다”고 해명했지만 미국 현지 사업가 주모씨가 결제를 한 사실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드러난 상황에서 나온 것인 만큼 ‘무상 골프’ 의혹은 여전하고, 공식 출장에 부인을 대동한 것 역시 적절성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무상 급식 중단한 홍준표 지사의 무상 골프 의혹

홍 지사의 골프 사실이 지난 23일 <머니투데이>의 보도로 알려지자 정장수 경남지사 비서실장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홍 지사가 지난 20일(현지시간)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 어바인에 있는 오크 크릭 골프장에서 모임을 했다”고 인정했다.

홍 지난 19일 7박 10일의 일정으로 미국 출장길에 올랐는데, 출장에는 경남도 공무원과 경남지역 기업체 대표 등 16인이 동행했다. 홍 지사의 부인은 ‘친지 방문차’ 개인적으로 미국에 방문했다는 게 경남도의 설명이다.

▲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지난 18일 오전 도청 집무실에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홍 지사는 이날 샌디에이고 소재 미 해병대 1사단 방문 이후 로스앤젤레스로 돌아가던 길에 골프를 쳤다. 이날 골프는 미국주재 경남통산자문관을 맡고 있는 기업인 주모씨의 요청으로 이뤄졌으며, 홍 지사 부부와 주씨, 주씨의 동서 등 4인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24일자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주씨는 20세기폭스사의 진해 글로벌 테마파크 투자 유치에 결정적 역할을 했고, 지금도 주도적으로 협상을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홍 지사 부부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한 직후 일행과 떨어져 로스앤젤레스 인근 오렌지카운티에 있는 주씨 집에서 묵고 있다. 경남도는 홍 지사의 골프에 대해 “비공식 비즈니스”라고 주장하며 홍 지사가 골프 비용 400달러를 현금으로 내서 주씨로 하여금 결제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설명과 해명에도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는 게 야당과 언론의 지적이다. 우선 골프 비용에 대한 부분으로, 홍 지사가 냈다고 하지만 “주씨가 결제를 한 사실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드러난 상황에서 나온 사후 수습용 알리바이 냄새가 물씬 풍긴다”(3월 24일 <한겨레> 31면 사설)는 문제제기다. 업무상 관계가 있는 현지 사업가와 골프를 친 것은 접대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친인척 방문을 위해 미국에 갔다던 부인이 ‘비즈니스 골프모임’에 동석한 배경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3월 24일,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는 지적 또한 나온다.

▲ <한겨레> 3월 24일 31면 사설
공직자 해외 출장에 예민하던 ‘조선일보’, 홍준표 지사 논란에는 ‘침묵’

24일자 주요 아침신문 대부분 홍 지사의 골프 논란에 대한 경남도의 해명과 야당의 비판을 전달하는 데 그쳤다. <한겨레>만이 기사와 사설을 규명해야 할 의혹의 지점들을 짚었다. <세계일보>는 10면에 2단 크기의 단신으로 해당 소식을 전하며 “홍준표 경남지사 美(미) 출장 중 골프 ‘구설’”이라고 제목을 뽑았을 정도다. <조선일보>는 아예 관련 기사를 배치하지 않았다.

물론 <조선일보>만 관련 소식이 없던 건 아니다. 홍 지사의 골프 소식이 알려졌던 지난 23일 지상파 방송 3사의 메인뉴스에서도 관련 리포트는 거의 없었다. 일례로 공영방송인 KBS <뉴스9>는 해당 소식을 두 문장의 간추린 단신 가운데 하나로 전했다. 그럼에도 <조선일보>의 무보도가 눈에 띄는 건, 그간 <조선일보>가 해외 출장에 나선 공직자의 처신뿐 아니라,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대해서도 날선 문제제기를 하는 등 공직자의 처신에 유독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던 까닭이다.

실제로 2008년 6월 21일자 <조선일보> 31면 게재된 ‘공직자 해외출장 내용 인터넷에 공개하라’는 제목의 사설 내용은 이렇다.

“경기도 어느 국장은 2005년 직원 3명을 데리고 미국·캐나다 수자원시설을 견학한다며 해외 출장을 갔다. 그러나 방문지로 계획했던 시애틀 시청, 밴쿠버 환경청은 갈 생각도 않고 그랜드캐니언, 라스베이거스로 가서 구경하고 놀았다. 도중에 딸이 유학 중인 텍사스 오스틴으로 가 미리 와 있던 아내와 함께 가족여행도 했다…(중략) 언제까지 이런 파렴치를 내버려둘 순 없다. 공무원, 공기업 직원들이 해외출장을 다녀오면 언제 어디에 가서 누구를 만나 무슨 일을 했는지 사진까지 첨부해 보고서를 내게 하고 인터넷을 띄워 일반이 열람하게 해야 한다.”

▲ <조선일보> 2008년 6월 21일 31면 사설
또 2000년 11월 24일자 신문 2면에 실린 사설 ‘나라는 어지러운데 대통령은…’에서 <조선일보>는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여행’이라 표현하며 불편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김대중 대통령이 지난 주말 APEC 정상회의를 마치고 돌아온 뒤 어제 다시 ASEAN+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했다…(중략) 그는 다음 주 ASEAN에서 귀국하여 잠시 국내에 머문 뒤 다음달 초 다시 유럽으로 떠나야 한다. 노르웨이에서 있을 노벨 평화상 수여식 때문이다. 대통령은 이미 금년 들어 6·15남북정상회담 이전에는 유럽제국을 순방했었고, 평양행 이후에는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 그리고 일본에 가서 한일 정상회담도 가졌다. 국가원수의 해외순방 외교는 글자 그대로 ‘외유’가 아닌 ‘외교’이며, 각기 그나름의 명분을 지니는 만큼 그것은 국익과 직결된 행위다.

…(중략)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많은 사람들은 대통령의 해외 여행을 비록 침묵속이기는 하지만 불안하고 떨떠름하고 개운치 않은 기색으로 지켜보고 있다…(중략) 그것은 ‘화려한 외치’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전락하고 있는 ‘내치’의 진수렁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지금 “그렇다면 대통령은 경제 정치 등 당장의 현실 문제에 대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하는데 그게 아니지 않느냐”고 묻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국가 원수의 잦은 해외 여행 자체가 아니라 김 대통령의 ‘침묵’과 ‘외면’에 있으며 그로인해 많은 국민들의 불안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는데 있다.”

홍 지사의 골프 논란은 홍 지사가 “학교에 밥 먹으러 가냐”며 무상급식을 중단해 논란이 거센 상황에 더해 ‘김영란법’ 통과 이후 공직자의 부패에 더욱 엄격한 사회 분위기 속 접대 의혹 가능성이 있는 정황 가운데 나온 것이기에 더욱 누리꾼 등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사안이다. 과거 공직자의 해외 출장에 대한 철저한 감시와 함께 대통령의 해외 순방도 ‘여행’이라고 표현하며 ‘내치’의 부재를 날선 목소리로 비판하던 <조선일보>의 모습은 어디로 간 걸까.

한편 24일자 <조선일보>에 홍 지사 관련 논란은 없었지만, 배우 이민호와 걸 그룹 미쓰에이(miss A)의 멤버 수지의 연애 소식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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