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누들로드>와 2015년 <요리인류>로 요리 프로그램의 새 장을 열었던 이욱정 KBS PD가 이번에는 다큐멘터리가 아닌 요리 쇼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를 다시 찾았다.
6일 첫 방송된 <요리인류 키친>은 이욱정 PD가 직접 진행하고 연출하는 프로그램으로, 그간 이 PD가 요리 다큐멘터리를 찍으며 세계 곳곳에서 만난 음식들을 소개하고 만들어보는 요리 쇼다. 앞으로 12주(총 60부) 동안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 5일 오전 10시 40분 KBS 2TV에서 방송된다.
6일 정오 서울 상수동 요리인류 쿠킹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 PD는 “<누들로드>와 <요리인류>를 제작하며 방대한 콘텐츠를 얻었지만 그걸 전부 다 방송할 수는 없었다”며 “훌륭한 쉐프는 소 한 마리 전체를 다 요리할 줄 알듯이 우리도 한 마리를 남김없이 다 요리해서 시청자에게 대접하자는 생각으로 <요리인류 키친>을 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말하자면 <요리인류 키친>은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의 한 방식이자, 다큐멘터리 <요리인류>의 스핀오프격 프로그램인 셈.
이 PD는 “수년 간 다큐멘터리를 만들면서 축적해두었던 영상을 활용해 전세계 30여개국 ‘요리하는 사람들’이 알려준 레시피를 재밌게 담아내고 음식에 담긴 문화와 역사를 함께 알아가고자 했다”며 “인문학적인 조미료가 들어간 새로운 요리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수년간 요리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직접 요리 유학까지 다녀오기도 한 그가 진행자로 직접 나서기도 했다. 이 PD는 “매번 카메라 뒤에만 있다가 앞으로 나서야 한다는 게 조금 고민됐지만 친구들 불러놓고 요리한다는 마음으로 녹화를 시작했다”며 “아나운서나 연예인처럼 능숙하진 않지만 내 본심과 진심, 직접 경험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 PD는 홍수처럼 쏟아지는 요리 프로그램들 속에서 <요리인류 키친>은 요리 그 자체에 포커스를 맞추되 요리에 숨겨진 역사와 인문학을 세련되게 함께 담는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고 말했다. 그는 “거대한 산업문명도 처음은 먹거리를 구하는 문제에서 시작해 발달했다”며 “우리가 다룰 음식들은 수천년간 인류의 식탁에서 살아남은 음식들이기 때문에 엄청난 이야기가 숨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음식에 담긴 이야기를 맛깔나게 담아보는 게 우리 프로그램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또 이 PD는 “<요리인류 키친>이 타문화를 이해하는 창구가 되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이 PD는 “내가 모르는 다른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문화의 음식을 먹어보는 것”라며 “이 프로그램의 음식을 통해 여러 문화를 탐험하고 여행하는 재미를 느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요리인류 키친>은 10분짜리 짧은 프로그램으로, 온라인과 모바일 콘텐츠로서의 활용을 염두에 두고 제작됐다. 이 PD는 “방영과 동시에 인터넷에 실시간으로 레시피를 올리고 다시보기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멀티채널로 즐기는 프로그램으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짧은 방영시간에 대해서도 “인터넷이나 모바일로 보기에 적당한 러닝타임이자 요리에 집중할 수 있는 러닝타임”이라고 덧붙였다. 다채널 환경을 고려한 한편 ‘보는 맛’이 있도록 속도감 있는 짧은 콘텐츠로 제작해 젊은 층에게 어필할 요소도 갖춘 셈이다.
<요리인류 키친>은 오늘(6일) 첫 번째 ‘요리인류’인 카우보이 요리사 테리 챈들러가 소개한 치킨 프라이드 스테이크로 시작했다. (☞<요리인류 키친> 1회 방송보기) 앞으로 <요리인류 키친>이 계속해서 선보일 다채로운 요리와 이야기에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