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독’ 한국 진출에 방송계 거센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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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산업 기반 취약해 문화자주성 침해 우려”

|contsmark0|김대중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13일 세계적인 미디어재벌 미국 뉴스코프사 루퍼트 머독 회장에게 국내 디지털 위성방송 사업 투자에 대해 협조할 뜻을 밝혀 방송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데이콤 측은 뉴스코퍼레이션사와 데이콤 합작으로 올해 10월경 통신위성을 발사하고 내년 3월 시험방송을 거쳐 오는 7월 최대 75개 채널의 위성tv 본방송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발표된 바에 따르면 데이콤은 자회사인 데이콤새틀라이트멀티미디어사의 자본금을 1천억원으로 증자하는 방식으로 지분의 30%를 확보하고 머독 회장이 15%를 투자하며, 나머지 55%의 지분은 케이블tv나 독립제작사 등 컨소시엄 참여업체들이 투자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위원장 이형모)과 전국방송노조설립추진위원회(준비위원장 오수성)는 새 정부의 이번 결정이 방송의 문화적 중요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잘못된 정책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언론노련과 방노위는 지난 16일 “영상산업이 성장하지 못한 우리나라 실정에서 머독의 위성방송 진출은 천박한 외래문화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게 돼 우리 문화의 자주성을 크게 해치는 결과를 낳을 것이며 우리 문화를 서구 문화의 식민지로 만들 것”이라며 ‘외국 문화 침투 저지와 방송정책정상화를 위한 방송현업인 비상대책위원회’ 설립을 제안했다.방노위는 또 17일에 ‘대비없는 방송개방, 총력 저지한다’는 제하의 성명서에서 “신정권이 서둘러 할 일은 외국자본까지 끌어들인 위성방송 실시가 아니라 지난 정권이 방송장악에만 눈이 어두워 소홀히 했던 영상산업 육성”이라고 지적하며, “신정권이 위성방송시장 개방을 강행할 경우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머독의 위성방송 참여 허용에 대한 방송계의 우려는 크게 네 가지이다.첫째, 지금처럼 경제가 어려운 형편에 서둘러 위성방송을 실시해야 하는가의 문제다. 위성방송을 실시할 경우 방송장비 대부분을 외국에서 수입할 수밖에 없어 막대한 외화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둘째, 무궁화위성을 2년여 놀리면서까지 진행된 위성방송 참여의 절차와 과정을 외자유치라는 명분으로 간단히 뒤집을 수 없으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방송개혁에도 역행한다는 것이다.셋째, 케이블tv가 8천여억원의 적자를 안고 있는 상태에서 외국자본의 위성방송허용은 국내업계를 고사시킬 수 있다.넷째, 우리 안방이 무방비 상태로 외국 프로그램에 노출돼 문화적 자주성을 상실한다는 것이다. kbs노조 정병준 정책실장은 지난 18일 있었던 방개혁 주최 방송위 위상 관련 토론회에서 “하루 아침에 방송정책을 결정할 수 있느냐”며 국민회의의 방송정책에 관한 강한 불신을 나타냈으며, mbc 정찬형 pd는 “머독이 15%를 투자한다면 1백50억원에 불과한데 그 정도 액수 투자에 국내 방송시장을 통째로 내준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정 pd는 또 “현재 일부 대기업과 신문들이 머독의 위성방송 참여를 기정사실화하면서 국내 대기업과 신문의 위성방송 진출을 당연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지적했다.머독의 국내 위성방송 진출은 현재 첨예한 방송현안으로 부각되고 있으며 방송계의 극렬한 반발에 부딪칠 전망이다.|contsmar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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