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방송 파업 34일째, 노사 여전히 제자리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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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협상에서 의견 못좁혀…자체 제작프로그램 8개 중 6개 불방

JIBS제주방송 노조가 근로여건과 방송 제작환경 개선, 신사업 투명성 확보를 내걸고 파업을 시작한 지 20일로 34일째를 맞은 가운데, 노조의 핵심요구 사항 중 하나인 임금 인상 등 근로여건 개선 문제를 놓고 노사가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언론노조 JIBS제주방송지부(지부장 부현일, 이하 JIBS지부)가 지난달 18일부터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노사가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파업이 장기화 되면서 방송 파행도 34일째 이어지고 있다. 아침-점심-저녁 및 주말 뉴스는 불방이 되고 있으며, 메인뉴스는 녹화방송이 나가고 있다. 또한 자체 제작 프로그램 8개 가운데 6개 방송이 불방되고 있다.

JIBS지부는 20일 오전 제주방송 사옥 광장에서 조합원 결의대회를 갖고 부현일 지부장, 현길만 전 지부장을 비롯한 집행부 5명과 조합원 3명 등 총 8명이 삭발식을 갖고 사측의 조속한 결단을 촉구했다.

현 전 지부장은 “JIBS에 몸담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아무런 미련도 없다. 단지 마지막까지 부끄럽지 않은 선배가 되고 싶었다”며 “신영균 명예회장과 김양수 사장, 송정일 상무는 방송인의 명예를 끝까지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 언론노조 JIBS제주방송지부 부현일 지부장과 현길만 전지부장을 포함 집행부 5명과 조합원 3명 등 총 8명이 삭발을 한 뒤 사측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언론노조 JIBS제주방송지부

JIBS지부는 사측에 지상파 최저 수준의 방송 제작 환경과 노동조건의 개선, 신사업 투명성 확보와 방송 연계 방안 등을 요구하고 있다.

20일 현재까지 단체협상 20차례, 임금협상 7차례가 진행됐지만 핵심쟁점인 지상파 최저 수준의 노동조건 개선에 대해서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당초 사측은 2007년 임금협상 과정에서 2016년까지 지상파 최저 수준인 제주방송 임금을 청주방송 수준으로 맞춰주겠다고 약속한 바 있지만 회사 경영사정이 힘들다는 이유로 미뤄온 바 있다.

이 밖에 요구 사항인 방송제작 환경 개선, 신사업과 방송환경 개선 연계 등 일부 사안에 대한 합의는 이뤄졌지만 세부적인 내용에 있어서는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신윤경 부지부장은 “사측에서 지난주 금요일(17일) 우리는 이 정도까지 밖에 해줄 수 없다. 받을 테면 받고 말테면 말라는 입장을 밝혔다”며 “사측의 입장이 달라지길 바라고 있다. 회사에서 교섭을 하자고 하면 언제든지 할 의향이 있고,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고 말했다.

파업 34일차 노사 간 협상에 진전이 없는 상황에 대해 송정일 제주방송 상무는 “우리들은 성실하게 약속을 지킨다는 입장이고, 나름대로 회사 차원의 (노조 측 요구에 대한) 로드맵을 발표했다”며 “앞으로도 계속 노조와 이야기를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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