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잠식 위기 OBS, 대규모 구조조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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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말 목표 정규직 15% 정리해고…노조 “경영정상화 노력 없는 구조조정안 비판”

자본잠식 위기에 빠진 OBS가 5월말을 목표로 대규모 정리해고를 포함한 구조조정을 예고해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

OBS 사측은 지난 2월 구조조정 계획을 공식화했으며, 설 연휴 하루 전날인 지난 2월 17일 오후 구조조정 계획을 노조에 전달했다.

OBS 사측의 구조조정안은 △전체 정규직 중 15%(215명 중 33명)를 정리해고 △비정규직 12명 계약 해지 △완전연봉제 도입 △급여총액 10% 삭감, △37명 무급 순환휴직 등으로 5월 말까지 인력 조정을 완료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사측은 이를 통해 약 40억원을 절감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OBS는 97%의 자본잠식률(자본금 1400억원)을 보이는 등 경영위기가 심각한 상태다. 7년 연속 적자 상황에 2012년 미디어렙 시행 이후 광고 신장 역성장이 더해졌다. OBS는 작년에만 약 30억원의 적자를 냈다.

▲ 부천시 오정구에 위치한 OBS. ⓒOBS

OBS 경영국 관계자는 구조조정안에 대해 “누적된 적자가 쌓여있고 회사 자금사정이 너무 안 좋기 때문에 비용절감을 하자는 차원에서 제안한 것”이라며 “노조와 아직 협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정해진 건 없고 유동적이다.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국언론노조 OBS희망조합지부(위원장 이훈기, 이하 OBS노조)는 경영정상화 없이 일방적으로 직원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사측의 구조조정안에 대해 강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지난 2월 25일 수익확대를 통한 경영정상화 방안을 사측에 제시하고 △광고결합판매 비율 상향 조정 △CPS 확보 등의 실행을 제안했다. 경영난을 감안해 조합원의 총임금 10%를 회사에 반납해 출자전환하는 안과 호봉 동결, 연차소진 등의 안도 제안했다. OBS가 심각한 경영위기에 놓여있는 상황에서 구성원들이 어느 정도의 고통분담을 감수하되, 인원감축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위기를 해결해보자는 것이다.

OBS노조는 2007년 OBS 개국 당시 415명이던 인원이 지금 270여명으로 이미 34%나 감원된 상황에서 정리해고를 강행하면 OBS의 인력규모는 개국 당시 절반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사측은 노조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 노사 간 충돌까지 예상되고 있다. 현재까지 사측은 당초 4월 말에 완료할 예정이었던 정리해고 안을 5월 말로 미뤘을 뿐이다. OBS노조는 지금의 위기를 만든 가장 큰 책임은 회사에 있는데도 사측이 전혀 책임을 지지 않은 채 내부의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훈기 OBS노조 지부장은 “현재 OBS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은 사측의 무능 경영과 경영 실패”라며 “경영실패의 책임을 직원에게만 전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익구조 다각화야말로 회사의 역할”이라며 “현재 회사는 인원 감축 이외에 아무런 의견을 내놓지 않고 있는데,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사측이 열심히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무섭 OBS노조 사무국장도 “이미 최소한의 인력으로 겨우 방송을 해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인원을 더 줄이자는 건 무지의 소치”라며 “사측의 책임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OBS 사측 경영국 관계자는 “분명한 건, OBS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서 만들어진 방송사임에도 불구하고 방송통신위원회는 7, 8년 간 OBS의 적자가 누적되도록 방기했다는 것”이라며 “그 동안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경영에서도 방만 경영 없이 열심히 했는데도 불구하고 OBS가 이런 상황이 된 것은 방통위에 1차적인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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