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일하는 ‘장그래’ 권리 찾기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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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일하는 ‘장그래’ 권리 찾기 나선다
언론노조, 미디어 비정규 노동자 권리 찾기 운동···22일 출범
  • 김연지 기자
  • 승인 2015.04.22 1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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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열정페이에 신음하면서, 열정페이를 비판하는 방송을 만드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미디어 산업의 ‘장그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를 찾아주기 위한 운동이 진행된다.

22일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환균, 이하 언론노조)은 서울 상암동 MBC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로찾기’ 운동 출범을 선언했다.

‘미로찾기’는 ‘미디어 비정규 노동자 권리 찾기’를 뜻하는 말로, 간접고용과 열정페이가 ‘판을 치는’ 미디어업계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만들어진 사업이다. 언론노조는 미디어 비정규노동자를 위한 ‘미로찾기’ 사업을 만장일치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 22일 서울 상암동 MBC 앞에서 미디어 비정규 노동자 권리찾기 사업단 ‘미로찾기’ 출범식이 열렸다. ⓒ언론노조

앞으로 ‘미로찾기’는 △노동인권침해에 대한 상담 제공 △권리 찾기 캠페인 △미디어 비정규 노동자 실태 조사 △제도 개선 토론회 및 개정 운동 △노동자 조직화 등 다양한 사업으로 미디어 공공성 실현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활동할 예정이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출범식에서 “열정페이, 미생 등으로 표현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미디어 현장에 수없이 있다”며 “남들보다 훨씬 열심히 일하면서도 급여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인격적 대우를 받지 못하는 등 권리마저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행태를 개선하고자 방송통신위원회에 실태조사를 하자고 제안했지만 방통위는 비정규직 문제는 노동부가 해야 할 문제라며 소극적 태도로 일관했다”며 “이에 언론노조가 앞장서서 미디어 산업의 비정규직들, 수많은 ‘장그래’ 그 슬픈 이름들을 조직화하려 한다”고 밝혔다.

김종인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우리는 천만 비정규직 노동자, ‘장그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는데, 특히 미디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열정페이를 받으면서 열정페이를 비판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 ‘미로찾기’ 홈페이지. ⓒ미로찾기

이남신 장그래살리기 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은 “언론방송 뿐 아니라 영화 등 문화관련 업종은 특히 ‘비정규직 고용의 백화점’이라고 부를 정도로 굉장히 심각하다”며 “무엇보다 ‘장그래’로 불리는 청년 비정규 노동자가 가장 많이 종사하는 분야가 미디어 산업인 만큼 ‘미로찾기’ 출범이 반갑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실태조사를 위해 현장을 찾으니 미디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노조에서도 배제되어 있는 현실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노조로 조직화가 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법을 만들고 정치 쟁점화가 되고 국민적 공감이 확산되어도 현실 당사자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때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늦은 만큼 더 열심히 발품 팔며 잘 해나갈 거라 믿는다”며 “‘미로찾기’ 사업이 유종의 미를 거둬서 한국사회에 희망을 안겼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언론노조는 출범선언문을 통해 “비정규 노동자들과 함께 하지 않은 채 노동은 자신을 대표할 수 없고, 노동을 이야기하지 않고서 미디어 공공성을 외칠 수 없다는 진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며 “비정규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향상시키지 못하면 미디어 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노동자들의 권리가 위협받고, 우리 곁에 있는 비정규 노동자들의 노동권이 바로서는 일과 미디어 공공성 확립이 서로 다른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낀다”고 전했다.

이어 “미디어 자본은 노동자들의 삶을 착취하는 방식을 가장 앞장서서 주도하고 있다”며 “우리들의 짓밟힌 권리를 되찾기 위해, 모든 미디어 노동자들은 하나라는 연대의 정신을 실현하기 위해, 나아가 무너진 미디어 공공성을 노동자들의 힘으로 다시 세우기 위해 ‘미로찾기’의 출범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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