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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웃픈 세상을 보여주다

[위클리 포커스- ‘무한도전’ 10년] ② 무도의 풍자의 은유 최영주 기자l승인2015.04.23 10: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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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23일로 방송 10년을 맞는다. 지난 2005년 4월 23일 <토요일>의 코너 중 하나인 ‘무모한 도전’으로 첫 방송된 이후 2006년 5월 6일부터 독립된 프로그램으로 첫 걸음을 뗀 <무한도전>은 국내 최초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장르를 선보이며 예능계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이제는 ‘국민예능’이라는 수식어가 당연하게 여겨지는 <무한도전>. <무한도전>을 일컫는 또 다른 타이틀은 ‘예능을 넘은 예능’. 바로 풍자와 은유를 통해 정치와 사회를 꼬집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예능과 웃음 속에 정교하게 녹여낸 <무한도전>식 풍자를 선보인 특집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무한도전 10년 연재 순서]

① ‘무한도전’ 10년의 의미(☞ 기사보기)
② ‘무한도전’의 풍자와 해학
③ 예능PD들이 보는 ‘무한도전(☞기사보기)

 

▲ MBC <무한도전> 8주년 특집 ‘더 뮤지컬 무한상사’ 3부작(2013년 4월 27일・6월 1일・8일 방송). ⓒ화면캡처

■8주년 특집 ‘더 뮤지컬 무한상사’ 3부작
(2013년 4월 27일・6월 1일・8일 방송)

‘무한상사’는 무한상사라는 가상의 회사를 바탕으로 멤버들이 회사원이라는 가정 하에 펼쳐지는 콩트다. 그동안 ‘즐거운 무한 상사 야유회’ 편(2011년 5월 21일 방송), G드래곤이 회장님 아들로 등장한 ‘무한상사’ 편(2012년 9월 29일・10월 6일 방송) 등 무한상사 콘셉트 내에서도 다양한 특집을 선보였다.

이 가운데 지난 2013년 <무한도전> 8주년을 기념해 방송된 ‘더 뮤지컬 무한상사’ 편은 기존 콩트 형식에 뮤지컬 형식을 곁들인 방송으로 직장인의 애환과 정리해고, 비정규직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줘 호평을 받았다.

‘무한상사’ 정준하 과장이 정리해고를 통보받고 회사를 떠나는 장면이 엔딩을 장식했는데, 예능에서 이처럼 무거운 주제를 다루기가 쉽지도 않지만 예능임에도 불구하고 정리해고 문제를 ‘리얼’하게 접근한 것도 인상적이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 MBC <무한도전> ‘스피드 특집’(2011년 9월 3일・17일・24일 방송). ⓒ화면캡처

■‘스피드 특집’
(2011년 9월 3일・17일・24일 방송)

지난 2011년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 거세게 일면서 온 나라가 들끓었다. 이때도 <무한도전>은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폭탄이 실린 버스를 타고 주어진 미션을 수행한 ‘스피드 특집’에서는 각 미션 속에 모두 ‘독도’에 관한 코드를 심어놓은 특집을 마련해 독도의 대한 경각심과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웠다. 그래서 이른바 ‘독도 특집’으로 불리기도 한다.

멤버들이 의도도 모른 채 오른 1964년식 마이크로 버스. 1964년은 한일외교정상화방침이 수립된 연도다. 또한 국회도서관에서 서가번호 ‘811.15ㅎ155’로 찾은 책은 고은 시인의 <한일시선집>으로, 봉투가 꽂혀있던 페이지에는 시 ‘독도’가 실려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멤버들이 얻은 가방의 비밀번호 799와, 마지막회에서 공개된 가방의 비밀번호인 805를 합치면 독도의 우편번호인 799-805가 된다. 미디어시티역 열차 도착시각 4시 14분은 임진왜란 발발일인 1592년 4월 14일, 일본정부가 2006년 4월14일 우리정부와 사전협의도 없이 독도부근 우리측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 해저수로를 탐사하겠다는 계획서를 국제수로기구(IHO)에 제출한 날짜이기도 하다.

미션과 이를 위한 단서 하나하나가 독도와 연관됐다는 것을 알게 된 사람들은 소름이 돋는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 MBC <무한도전> ‘TV전쟁 특집’(2011년 11월 12일・19일 방송). ⓒ화면캡처

■‘TV전쟁 특집’
(2011년 11월 12일・19일 방송)

TV 프로그램이 TV가 놓인 현실을 꼬집기도 했다. 바로 2011년 방송된 ‘TV전쟁 특집’.

기본 틀은 <무한도전>의 대표적인 형식 중 하나인 ‘추격전’. 한 날 한 시에 개국한 7개의 1인 방송국. 유재석 → 정준하 → 노홍철 → 하하 → 정형돈 → 박명수 → 길 → 유재석 순으로 서로의 등 뒤에 그려진 전원 버튼을 터치하면 해당 멤버의 테이프를 뺏을 수 있다. 최후의 2인은 TV 프로그램을 만들어 더 많은 사람들을 자신의 채널로 끌어들이면 되는 룰이다.

일반적인 추격전, 꼬리잡기 같지만 그 안에 숨겨진 의미는 그 이상이다. 종합편성채널 출범을 앞둔 상황에서 편파・막장 방송에 대한 우려는 물론 시청률 경쟁에 몰두해 있는 방송현실을 꼬집었다. 화려한 게스트로 시청률을 끌어올리려는 프로그램 세태에 대한 풍자도 있었으며, 시청률을 위해서라면 선정적인 방송도 서슴지 않는 씁쓸한 현실을 짚어보기도 했다.

▲ MBC <무한도전> ‘선택 2014’ 시리즈(2014년 5월 3일・10일・17일・31일 방송). ⓒ화면캡처

■‘선택 2014’ 시리즈
(2014년 5월 3일・10일・17일・31일 방송)

<무한도전> 향후 10년을 이끌 차세대 리더를 뽑는 ‘선택 2014’ 특집. 위기에서도 <무한도전>은 도전을 통해 빛이 난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준 특집이다.

시청자들을 <무한도전>으로 끌어들였을 뿐 아니라 시청자가 <무한도전>의 주인이라는, 프로그램에 대한 권리를 부여한 것이다. 6・4 지방선거에 대한 체험도 제공했다. 여기에 현실 정치에 대한 패러디와 풍자까지 선보였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 도전했던 ‘선택 2014’ 특집이 다시 v한 번 예능의 한계를 뛰어넘는 예능을 보여준 셈이기도 하다.

선거철에만 서민을 찾고 점퍼를 입으며 서민을 위한 공약을 남발하는 정치 세태를 날카롭게 꼬집기도 했다. 멤버들의 후보 단일화 과정은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정치판의 모습을 투영해냈다. 4・16 세월호 참사 후 제 역할을 못한 콘트롤 타워를 연상시키는 대목도 <무한도전>다웠다.

▲ MBC <무한도전> ‘끝까지 간다’ 편(2015년 2월 7일・14일 방송). ⓒ화면캡처

■‘끝까지 간다’ 편
(2015년 2월 7일・14일 방송)

기본 골격은 추격전이다. 이른바 ‘상여금을 차지하기 위한 상자 개봉 쟁탈전’. 멤버들 앞에 놓인 커다란 상자. 바로 ‘13월의 보너스’. 그러나 상자를 열면 열수록 마이너스가 된다. 한 사람이 상자를 열었을 때의 상금은 나머지 각 멤버들의 출연료에서 상금 액수의 25%가 인출되어 지급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인출금은 누적된다. 그나마도 누군가가 마지막 상자를 여는 순간 상금은 전부 날아간다.

해당 특집은 눈앞에 이익이 몰두하는 인간의 어두운 이면을 그려내기도 했고, ‘갑을관계’의 부당함을 폭로하기도 했다. 또한 ‘13월의 공포’로 불린 ‘연말정산’에 대한 풍자도 담겨 있다.

지난 1월, 온 나라는 13월의 ‘세금폭탄’이 된 ‘연말정산’ 이슈로 뜨거웠다. 정부가 ‘유리지갑’ 직장인들의 세금 징수에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셌고, 이 같은 영향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이후 최저치인 30%(한국갤럽, 1월 20~22일, 전국 성인 1001명 응답)로 떨어졌다.

전체적으로는 부익부 빈익빈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현대 자본주의 시스템의 한계와 그림자를 적나라하게 그려낸 특집이라는 평가도 받으며 “레전드”라 불리기도 한다.


최영주 기자  yj719@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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