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PD들이 본 ‘무한도전’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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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포커스-무한도전 10년 ] ③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23일로 10년을 맞이했다. 그러나 <무한도전> 10년은 단순히 예능 프로그램 하나가 오랫동안 방송됐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무형식・노포맷의 방송으로 ‘국내 최초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의 대형화’, ‘예능을 넘어선 예능’ 등 예능의 영역을 확장했고, 지금도 확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방송사를 넘어 한국 예능에 영향을 미친 <무한도전> 10주년. 예능 PD들에게는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PD저널>이 들어봤다.

[무한도전 10년 연재 순서]

① ‘무한도전’ 10년의 의미 (☞ 기사보기)
② ‘무한도전’의 풍자와 해학(☞ 기사보기)
③ 예능PD들이 본 ‘무한도전’ 10년

▶유호진 KBS PD
(<1박 2일> 연출)

▲ 유호진 KBS PD. ⓒPD저널

10주년이라니 정말 축하할 일이고 정말 대단한 일이다. 김태호 PD는 평소에 굉장히 존경하는 선배이기도 하다.

프로그램 자체에 수많은 부침이 있었는데도 중심이 되는 인물들이 변치 않고 오롯이 나이 먹어가는 과정을 본다는 게 시청자로서는 축복이다. 프로그램이 처음 갖고 있던 기획의도가 변변치 않은 남자들이 굉장한 일에 도전하면서 성장해간다는 이야기인데, 그 기획의도 그대로였던 10년이었던 것 같다. 거기 참여했던 출연자들도 지금 예능계에서 자리 잡은 포지션을 보나 활동의 확대 폭으로 보나 너무 훌륭한 발전들을 이뤘다.

그리고 최근의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편을 비롯한 각종 아이템들에서도 드러나듯이 <무한도전>은 시대의 이슈와 트렌드를 짚어내는 그런 능력도 있다. 예능 프로그램을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큰 영감을 주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신정수 MBC PD
(<나는 가수다 시즌1>, <전파견문록>, <일밤-게릴라 콘서트>, <놀러와> 등 연출)

▲ 신정수 MBC PD. ⓒPD저널

대단하다. 멤버들도 대단하고 PD도 대단하다. 그리고 지금까지 지켜올 수 있도록 도와주신 시청자분들이 제일 고맙다. 여러 번의 위기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중심을 잘 잡고 온 것 같다. 팬들도 끝까지 기다려줬고 말이다.

김태호 PD 이하 연출진들, 스태프들 모두 <무한도전> 자신의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서인지 오래 동안 프로그램을 지켜온 것 같다. 후배들이 하는 프로그램이지만 자랑스럽게 보고 있다.

<무한도전>은 대한민국 예능의 ‘첨단’이라 할 수 있다. 세계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프로그램이다.

<무한도전>이 예능에 미친 영향도 상당하다. 대한민국 예능 뿐 아니라 전 세계 예능이 정해진 포맷이 있었다. <일밤-게릴라 콘서트>・<러브하우스>・<느낌표> 등이 모두 기본 틀을 가지고 변형시켜 가는 식으로 방송을 했다면, <무한도전>은 최초로 틀 없이 캐릭터를 먼저 구축하고 캐릭터를 통해서 여러 포맷을 시도했다.

리얼 버라이어티의 발전단계가 있다면 <무한도전>은 그 최고봉까지 왔다고 본다. 캐릭터 중심으로 가는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최고봉까지 올라오지 않았나 싶다.

▶임형택 SBS PD
(<런닝맨> 연출)

▲ 임형택 SBS PD.

<무한도전>은 기념비적인 예능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단일 프로그램으로서 오랜 시간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예능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여러 가지 변화와 위기 등도 많이 겪었지만 그럼에도 대표적인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위치를 공고히 해나가고 있다는 점은 다른 프로그램에도 자극이 많이 되는 것 같다. 여기에 멤버들도 굉장히 열심히 하고 있는 게 눈에 보인다.

각자의 예능 프로그램이 가진 색깔이 다르고 추구하는 것도 다르겠지만 역시나 <무한도전>만이 갖고 있는 색깔을 분명히 하고 있다는 것을 높이 평가할 수 있지 않을까.


 

▲ 여운혁 JTBC PD ⓒPD저널

▶여운혁 JTBC PD
(<썰전>, <선암여고 탐정단> 등 연출)

축하할 일이다. 출연자들과 연출자, 작가, 스태프들의 진정성이 시청자에게 인정받은 거라 생각한다.

 


▶나영석 CJ E&M PD
(<꽃보다 할배>, <삼시세끼> 등 연출)

▲ 나영석 CJ E&M PD.

<무한도전>은 대한민국 예능에 큰 영향을 미친 프로그램이다. 이렇게 훌륭한 프로그램이 오랫동안 장수하고 있다는 사실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무한도전> 멤버나 제작진들이 너무 힘들겠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매주 그렇게 방송을 만드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PD들은 안다. 한 명의 PD가 똑같은 프로그램을 이렇게 이끌어 온다는 게 정말 대단하고 엄청난 일이기는 하지만, 나는 김태호 PD에게도 휴식이 필요할 거라고 생각한다.

<무한도전>처럼 좋은 프로그램을 더 길게, 더 훌륭하게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다면 제작진에게도 충분히 여유를 주고 프로그램의 자양분을 획득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 방송사도 그런 부분들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멤버들이나 제작진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기획을 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무한도전>이 시즌제로 바뀌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KBS <1박 2일>을 5년 했는데도 그런 부분에서 한계를 많이 느꼈다. 휴식이 없으니 아이디어도 많이 떨어지고, 조금만 충전할 시간을 가져도 좋은 기획을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시간에 쫓기다 보니 점점 함량이 떨어지는 걸 느꼈다.

물론 <무한도전> 제작진이 나보다 훨씬 뛰어나지만, 휴식은 필요할 것이다. 10년을 일했으면 대학에도 안식년이라는 게 있다.(웃음) 이런 크리에이티브한 작업을 이렇게 휴식도 없이 매주 쉬지 않고 10년간 하는 건,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다른 사람은 몰라도 같은 예능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들은 안다. MBC가 (제작진을) 배려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오지랖이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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