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자유 수준을 높여준 역사적인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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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자유 수준을 높여준 역사적인 판결”
MBC 해직언론인 6명, 해고무효 2심 승소 소감 밝혀…“사측, 결자해지 해야”
  • 최영주 기자
  • 승인 2015.04.2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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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2012년 170일 파업을 벌이다 해고 및 징계 처분을 받은 정영하 전 언론노조 MBC본부장 외 43명이 MBC를 상대로 낸 징계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데 대해 최승호 전 MBC PD(현 <뉴스타파> 앵커 겸 PD)는 “우리 사회의 언론 자유 수준을 훨씬 높여줄 역사적인 판결”이라고 의미를 짚었다.

서울고등법원 제2민사부(부장판사 김대웅)은 29일 오후 2시 서관 제305호 법정에서 열린 MBC 해직언론인 정영하 전 언론노조 MBC본부 위원장, 이용마 전 홍보국장, 강지웅 전 사무처장, 최승호 PD, 박성제 기자 등을 비롯한 MBC노조 조합원 44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징계무효확인 등 소송 2심 선고에서 피고인 MBC의 항소를 기각했다. [관련기사 :법원, MBC 정영하 등 해고 무효 판결]

1심 재판부와 마찬가지로 2심 재판부도 지난 2012년 MBC노조의 170일 파업은 방송 공정성 확보를 위한 것이었으며, '방송 공정성‘은 MBC 구성원들의 근로조건에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방송 공정성 보장을 요구의 일환으로 쟁의 행위에 나간 것은 정당한 목적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며 “파업을 주도했거나 파업에 참가했다는 것으로 징계 사유를 삼을 수 없다고 판단된다. 이 사건 징계는 모두 무효”라고 판시했다.

이날 법정에서 초조한 심경으로 판결을 기다렸던 정영하 전 언론노조 MBC본부 위원장, 이용마 전 홍보국장, 강지웅 전 사무처장, 최승호 PD, 박성호 기자, 박성제 기자 등 여섯 명의 MBC 해직언론인은 원고 승소 판결이 나오자 안도의 한숨과 함께 웃음을 머금었다.

29일로 해고된 지 이용마 전 홍보국장은 1151일, 정영하 전 위원장은 1122일, 강지웅 전 사무처장은 1122일, 박성호 전 기자회장은 1065일, 최승호 전 PD(현 <뉴스타파> 앵커 겸 PD)는 1044일, 박성제 전 기자는 1044일째를 맞는다.

정영하 전 위원장 “2012년 MBC 파업 정당성 인정한 의미 있는 판결”

판결 이후 법정 밖으로 나온 정영하 전 위원장은 “오늘이 여섯 번째 판결인데 법원은 시종일관 파업은 정당했다고 같은 의미의 같은 판결을 했다”라며 “오늘 우리의 복직을 선언했기에 기쁜 게 아니라 2012년 MBC 파업이 정당했기에 해고는 무효이며, 징계 역시 무효라고 판시했기에 의미가 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정 전 위원장은 “그동안 꽤 긴 시간 소송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마음을 많이 졸였는데, 우리 당사자들 뿐 아니라 1700여 MBC 조합원들, MBC를 사랑해주셨던 국민들도 함께 애 끓이면서 지켜보셨다고 생각한다”며 “다시 한 번 이번 판결을 환영하고 정의로운 판결 해준 재판부에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최승호 PD “불공정 언론을 반대하고 저항해야 한다”

<PD수첩>의 진행자이자 ‘4대강 수심 6m의 비밀’ 편 등을 제작한 최승호 PD(현 <뉴스타파> 앵커 겸 PD)는 “오늘 이 판결은 단순히 MBC 원고들을 위한 판결이 아니라 우리 언론인 전체를 위한 판결”이라고 의미를 짚었다.

최 PD는 “언론인들에 대한 불공정 방송, 불공정 언론의 압박이 계속될 때 그러한 불공정 언론을 반대하고 저항해야 한다고 오늘 법원이 이야기한 거다”라며 “언론인들이 정치권력의 외압이 있다고 해서 주저앉는다면 정당한 자신의 권리와 의무를 제대로 행하지 않는 것이고, 저항을 해야 한다고 오늘 판결한 것이라 본다”고 강조했다.

강지웅 전 사무처장(PD)은 "지금 민주주의와 자유 언론에 대한 국민의 갈망이 어느 때보다 큰 때인데, 단비 같은 판결이 나와서 몹시 고맙다“고 밝혔다.

▲ 서울고등법원 제2민사부(부장판사 김대웅)가 29일 오후 2시 서관 제305호 법정에서 열린 정영하 전 언론노조 MBC본부장 외 43명이 MBC를 상대로 낸 징계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를 판결한 가운데, MBC 해직언론인 정영하 전 위원장, 이용마 전 홍보국장, 강지웅 전 사무처장, 최승호 PD, 박성제 기자, 박성호 기자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 ⓒPD저널

박성제 기자 “공정보도를 위해 싸울 권리・의무까지 명시한 판결”

박성제 기자도 “공정방송 위한 언론인의 노력이 얼마나 정당한지 확인한 판결”이라며 “해고된 언론인의 복직 여부보다 지금도 회복되지 않고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언론 자유, 표현의 자유, 그리고 언론에 종사하고 있는 언론인들의 공정보도를 위해 싸울 권리와 의무까지 명시한 판결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박 기자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MBC 경영진 뿐 아니라 여러 가지 불공정 보도로 지탄받는 언론의 모습이 조금이라도 개선되는데 힘이 되었음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호 전 기자회장 “공영방송 종사자의 소명을 이해해줬다”

2012년 170일 파업 당시 MBC 기자회장을 맡았던 박성호 기자는 “이번 판결이 저희들에 대한 해고 무효기도 하지만 MBC기자회, MBC기자들에게 가한 사측의 온갖 탄압과 박해가 모두 부당했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기자회장은 “날이 갈수록 언론인들이 언론인보다 회사원에 가까워지고 있는 시점에서 언론인으로서 자기 정체성을 지키고자 했던 MBC 기자들의 순수한 열정을 인정한 판결이다. 일하는 노동자로서 자기가 일하는 가치가 훼손되는 것, 그것에 저항해 싸우는 것, 저널리즘에 대한 사랑을 높이 평가한 것”이라며 “누가 시키지 않았지만 우리가 공영방송 종사자로서 공적 책무를 다해야겠다는 우리의 소명, 이런 것을 사법부가 제대로 이해해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박 전 기자회장은 “2심에 이겼기에 7부 능선에 왔다고 보지만 대법원 최종(판결)까지 보면 전반전이 끝나고 후반전에 들어갔다고 본다. 그때까지 잘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 MBC 해직언론인 정영하 전 언론노조 MBC본부 위원장, 이용마 전 홍보국장, 강지웅 전 사무처장, 최승호 PD, 박성제 기자, 박성호 기자가 승소 판결에 대한 소감을 밝힌 후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PD저널

이용마 전 홍보국장 “정권, MBC 문제 사과해야 한다”

170일 파업 당시 노조 홍보국장이었던 이용마 기자는 “그동안 나온 판결을 보면 (앞으로)크게 달라질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더 이상의 판결은 의미가 없다. 사법부의 판단은 끝났다”며 “정권 차원에서 MBC 문제를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전 홍보국장은 “2012년 MBC노조의 파업은 언론을 장악하려던 정부와 경영진에 대한 정당한 싸움이었다는 것을 법원이 인정한 것”이라며 “정권이 공영방송 MBC 장악을 위해 엄청나게 노력해왔고 지금도 MBC 죽이기를 자행하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이 정도 되면 정권 차원에서 이 문제에 대해 분명히 사과하고 (정부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인수 변호사 “이번 판결, MBC 구성원들에게 따뜻한 격려가 되길”

해직언론인들의 소감이 이어진 후 MBC노조 측 법률대리인으로 해고무효 소송을 비롯한 다수의 소송을 맡고 있는 신인수 변호사(법무법인 소헌)가 이번 판결의 의미를 짚었다.

신 변호사는 먼저 재판부에 대해 “재판부가 여러 어려움이 있었을 터인데 진실과 법에 기초해 현명한 판단을 해준 데 깊이 감사한다”며 “법조인이지만 진실과 정의를 찾기 어려운 일인데, 아직 대한민국에 진실과 정의가 살아있음을 법원이 확인해줘서 시민의 한 사람으로 감사하다”고 밝혔다.

신 변호사는 이번 판결이 방송의 공정성과 제작 자율성이 언론 종사자들의 ‘기본 근로조건’임을 거듭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 변호사는 “MBC는 경영진의 사유 재산이 아니라 국민의 재산이자 방송 종사자들의 일터다. 더 이상 공영방송을 사유화 하려는 시도가 오늘 판결, 누적된 판결로 인해 중단되길 바란다”며 “MBC가 국민에게 사랑받는 ‘공영방송 마봉춘’으로 돌아가길 바란다. 이번 판결이 지금도 혹독한 겨울을 보내는 MBC 구성원들에게 따뜻한 격려가 되고 위안이 되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 18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박근혜 당선인에 대해 언론계에서는 “이번 정부에서 무너진 언론을 제 자리에 돌려놓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진은 지난 2012년 7월 17일 파업 중단을 선언한 ‘MBC 정상화를 위한 복귀투쟁 선포식 장면. ⓒ언론노조

조능희 위원장 “사측, 결자해지해야”

조능희 언론노조 MBC본부 위원장은 “판결을 보면 대부분 사측이 단협을 위반했다, 재량권을 위반했다, 권리를 남용했다, 형평의 원칙에 반한다 등 사측은 현재 위법・일탈・남용으로 MBC를 운영하고 있다”며 “오늘 재판부의 현명한 판결에 대해 고맙고 감사하다. 또한 170일 파업을 지켜봐주고 성원해주신 시청자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갖은 고초를 겪으면서도 결코 공정방송을 향한 의지를 꺾지 않고 조합을 유지하고 좋은 방송을 만들기 위해 애쓴 조합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공은 사측에 있다고 본다. 결자해지다. 회사 측에서 모든 해고와 징계가 무효 된 것을 인정하고 원상태로 돌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MBC본부 방창호 수석부위원장은 “전국 조합원들이 이번 법원 판결을 아마 전부 환영하고 기뻐서 눈물 흘릴지도 모르겠다”며 “MBC 노조는 과거부터 공영방송 투쟁을 위해 계속 투쟁하고 있다. 2012년 우리 파업, 그 정신을 이어받아서 계속 공정방송 사수를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훈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도 이번 판결을 축하하며 MBC 사측에 이번 판결을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김 수석부위원장은 “법원의 판결, 1심과 2심 판결을 존중하고 해직언론인들을 복직시키고 원직에서 예전처럼 활발하게 활동하게 보장하라”며 “대법원 판결이 남아있는데, 방심하지 말고 대법원 판결에서도 원심이 유지될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자”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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