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년의 원동력은 역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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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의 원동력은 역시, 사랑
[프리뷰] MBC ‘휴먼다큐 사랑’ 10주년···“어떤 걸로도 대체할 수 없는 사랑 이야기”
  • 김연지 기자
  • 승인 2015.05.04 03: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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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역시 <무한도전>의 팬이고, <무한도전>의 10주년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일 년에 딱 한 달, 고작 네 편 남짓 방송되는 <휴먼다큐 사랑>이 10주년을 맞게 된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청자가 잊지 않고 봐주셨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어떻게 10년이나 하게 됐을까요. 저는 그게 사랑의 힘인 것 같아요.”(이모현 PD)

10주년을 맞이한 MBC <휴먼다큐 사랑>이 오늘(4일)부터 5주간 방송된다.

2006년 첫 방송을 시작한 <휴먼다큐 사랑>은 ‘사랑’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색깔의 이야기를 선보이는 휴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다. 인간의 존엄함과 삶의 의미를 담았다는 큰 호평을 받으며 매년 새로운 사랑 이야기를 선보였고,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 MBC ‘휴먼다큐멘터리 사랑’ ⓒMBC

올해 <휴먼다큐 사랑>은 시련과 아픔을 가족의 사랑으로 치유하며 다시 일어서는 네 가족의 이야기를 담았다. 가수 고 신해철 씨의 가족 이야기, 스케이터 안현수 선수의 부부 이야기, 한국인 아빠를 그리워하는 9살 필리핀 소년 민재 이야기, 배우 고 최진실 씨의 남겨진 가족 이야기 등이 방송될 예정이다.

이번 <휴먼다큐 사랑>은 기존 시리즈보다 밝고 명랑한 느낌의 방송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달 29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에서 진행된 <휴먼다큐 사랑> 기자간담회에서 김진만 CP는 “기존 <휴먼다큐 사랑>이 시한부의 삶이나 고통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다뤘다면 올해에는 좀 더 희망에 대한 이야기, 밝은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며 “아무리 힘들어도 다시 삶을 시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룸으로써 지금 이 힘든 세상에 위안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묵직한 ‘사랑’ 이야기를 담되 부재로 인한 슬픔보다는 사랑의 온기, 사랑의 힘에 더 초점을 맞춘다는 이야기다. 남편·아빠의 부재로 마음이 아프지만 그가 남겨준 커다란 사랑 덕분에 가족은 여전히 따뜻한 온기 속에 있고(고 신해철 가족 편), 사회로부터 국가로부터 외면 받았지만 늘 곁에 있어준 단 한 사람 덕분에 어려움을 이겨냈다.(안현수 부부 편)

실제로 고 신해철 씨의 가족을 섭외하게 된 배경에 대해 김동희 PD는 “아내 윤원희 씨는 남편의 비극적인 사고와 목숨을 잃은 경위에 대해서만 언론이 초점을 맞추는 것을 마음 아파했다”며 “그가 얼마나 따뜻하고 좋은 아버지, 좋은 남편이었는지, 얼마나 사랑이 많은 사람이었는지 그 따뜻함을 대중에게 전하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 MBC ‘휴먼다큐멘터리 사랑’ ⓒMBC

고 최진실 씨의 자녀 환희·준희 남매 편도 ‘부재’ 보다는 아이들의 ‘성장’에 중점을 뒀다.

김 CP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자 성장에 대한 이야기”라며 “아이들의 성장과 흘러가는 시간이 갖는 의미 등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보여주려 한다”고 말했다.

이번 <휴먼다큐 사랑>은 유난히 유명인 가족의 출연이 많은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이모현 PD는 “지난 시리즈들과 비교해 이번에는 알려진 얼굴들이 많이 나오는데, 의도적이거나 10주년 특집으로 준비했다거나 한 건 아니다”라며 “다루고 싶은 스토리를 정해진 범위 없이 넓게 두고 생각하다가 섭외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랑’이라는 주제 앞에서는 일반인이든 유명인이든 그 여부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다.

한편, 제작진은 <휴먼다큐 사랑>의 장수비결을 ‘사랑의 힘’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PD는 “프로그램이 10년을 지나 온 힘은 결국 사랑의 힘”이라며 “제목부터 너무 진부한 ‘사랑’이지만, 그 진부함에도 불구하고 사랑 이야기는 그 어떤 걸로도 대체할 수 없는 감동을 주기 때문에 10년을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사랑의 가치는 점점 더해갈 것”이라며 “점점 다큐멘터리를 만들기 어려워지는 제작환경이지만 그래도 PD들이 <휴먼다큐 사랑>을 만들겠다고 계속해서 덤벼드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PD는 “프로그램을 만들 때마다 너무 힘들면서도 계속 하고 싶은 걸 보면 ‘사랑’에는 행복하게 하는 전염성이 있는 것 같다”며 “아무리 진부하다고 해도 ‘그래도 사랑’이고 ‘지금도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김 CP도 “모든 프로그램은 경쟁력을 잃으면 사라질 수밖에 없지만 <휴먼다큐 사랑>은 존재함으로써 긍정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한다”라며 “<휴먼다큐 사랑>이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시청자 덕분”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 MBC ‘휴먼다큐멘터리 사랑-안현수 선수편’ ⓒMBC

다음은 <휴먼다큐 사랑>의 2015년 방영 일정 및 주요 내용.

1편 : 故신해철 가족 편 ‘단 하나의 약속’

(방송: 5월 4일 월요일 밤 11시 15분, 연출: 김동희, 글·구성: 노경희)

준비도 없이 찾아온 이별, 황망하고 억울하기만 한 남편 故신해철의 죽음 앞에 아내 윤원희(38) 씨와 남겨진 가족들의 가슴은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 생지옥이나 다름없는 이 삶을 대체 무엇으로 위로 받을 수 있을까. 하지만 아이들을 위해 가족들은 다시 한 번 힘을 뭉친다. 제발 아프지 말라던 그의 약속을 기억하며, 가족 안에 여전히 살아 있는 그의 사랑을 느낀다. 서로를 보듬으며 하루하루를 살아 내는 가족들의 故신해철을 향한 ‘단 하나의 약속’, 그 감동적인 이야기를 소개한다.

2편, 3편 : 안현수 ‘두 개의 조국, 하나의 사랑’ (2부작)

(방송: 1부 5월 11일, 2부 5월 18일 월요일 밤 11시 15분, 연출: 이모현, 글·구성: 고혜림)

전 세계가 올림픽의 열기로 들썩이던 지난 2014년 2월. 쇼트트랙의 영광은 한국이 아닌 러시아에게 돌아갔다. 러시아 쇼트트랙 사상 최초의 메달을, 그것도 금메달 세 개와 동메달 하나로 전 종목 석권의 영광을 안긴 승리의 주역은 빅토르 안. 불과 8년 전, 토리노 동계 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을 승리로 이끌었던 그의 한국 이름은 안현수다.

천재적인 스케이트 실력에도 불구하고 빙상계의 파벌, 왕따와 같은 각종 구설수에 시달렸던 그는 2008년 무릎의 치명적인 부상과 소속팀의 해체로 하루아침에 세계 챔피언에서 백수가 되어 밑바닥으로 추락했다. 다시는 재기할 수 없을 것이라는 폄하와 함께 그는 돌연 2011년 러시아로의 귀화를 선택하며 서서히 잊혀져갔다.

결코 떠나고 싶지 않았던 모국을 뒤로한 채, 제 2의 조국 러시아에서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야만 했던 안현수. 하지만 불운은 끝나지 않았다. 그의 첫 러시아 국가대표 선발전의 기록은 여자 선수들보다 못한 최하위권. 최악의 부진 앞에서 무너지던 그에게 손을 내민 것은 지금의 아내 우나리였다.

비운의 천재 스케이터 안현수. 두 번째 조국 러시아에서의 삶과 스케이트를 향한 멈추지 않는 열정, 기적 같은 재기를 가능케 한 아내 우나리와의 사랑까지. 그가 최초로 공개하는 그간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4편 : 필리핀 민재 가족 편 ‘헬로 대디’

(방송: 5월 25일 월요일 밤 11시 15분, 연출: 김동희, 글·구성: 노경희)

필리핀인 엄마와 한국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민재 카라멜로(9), 그에게 아빠는 언제나 그리움의 대상이다. 민재가 태어나기도 전, 필리핀을 떠난 뒤 연락이 끊어졌기 때문. 설상가상으로 엄마 크리스틴(29)마저 억울한 수감 생활로 2년째 집을 떠나 있다. 엄마의 부재까지 더해지자 민재는 태어나 한 번도 만나 본 적 없는 아빠가 무척이나 보고 싶다. 꼭 한 번 만나고 싶은 아빠, 가진 것이라고는 아빠의 집 주소와 그가 직접 지어 준 한글 이름 ‘민재’뿐인데… 민재의 간절한 소원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

5편 : 진실이 엄마 Ⅱ - 환희와 준희는 사춘기

(방송: 6월 1일 월요일 밤 11시 15분, 연출: 이모현, 글·구성: 고혜림)

딸 故 최진실이 남기고 간 어린 손주들을 위해 살아가는 할머니 정옥숙 씨의 절절한 사랑을 담았던 2011년 <휴먼다큐 사랑>. 방송 후, 4년. 먼저 간 자식들을 향한 그리움에 눈물짓던 시간도 잠시.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손주들을 정신없이 키우다 문득 돌아보니 어느덧 할머니는 일흔의 나이가 되었다.

마냥 애기 같던 환희와 준희도 훌쩍 자라 조금씩 어른 태가 나기 시작했다. 부모의 수려한 외모를 빼닮은 환희는 2년 전 할머니의 바람대로 제주도의 국제 중학교에 입학했다. 준희 역시 엄마를 닮은 사랑스러운 미소를 지닌 채, 씩씩하게 자라고 있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사춘기를 겪기 시작한 아이들. 올해 중학교 2학년인 환희는 속마음을 감추기 시작했고, 열세 살이 되면서 첫사랑을 시작한 준희는 부쩍 짜증이 늘었다. 50년을 뛰어 넘는 세대 차이에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어렵기만 한 할머니. 더욱이 자라면서 비극적인 가정사를 깨닫게 된 아이들이 부모를 그리워하고, 세상에 상처를 받아 올 때마다 할머니는 가슴이 미어진다.

이대로 아이들을 한국에서 키워도 괜찮은 것일까. 방황의 사춘기가 시작된 환희와 준희, 그리고 손주들만큼은 무사히 지켜내고 싶은 할머니의 근황을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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