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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만족 정통 레시피 ‘최고의 요리비결’

[현장] EBS ‘최고의 요리비결’ 녹화 현장 최영주 기자l승인2015.05.07 02:3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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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성된 요리를 시식한 후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며 맛을 표현하고 있는 광희와 이를 즐겁게 바라보는 김하진 요리연구가. ⓒPD저널

#1. 서울 우면동 EBS방송센터 제2스튜디오. <최고의 요리비결> 녹화 30여분 전인 낮 12시 30분. 분홍색 화사한 주방에 들어선 중년의 남자. 김하진 요리연구가는 “오늘 NG나면 역적이겠네”라고 스태프에게 농담을 건네면서도 눈과 손으로는 준비된 재료를 꼼꼼히 살폈다.

역적인 이유? 이날은 5월 5일 어린이날이었다. 녹화는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일주일분, 즉 5일치를 하루 동안 모두 진행한다. 아이들과 저녁약속을 한 스태프도 여럿 있었다.

#2. 낮 12시 40분. 아직 MC인 '제국의 아이들' 황광희는 도착하지 않았다. 그래서 김진아 작가에게 물었다. 광희가 MC를 맡은 이후 현장 분위기가 어떠냐고.

“스태프들한테도 잘 해요. 카메라 감독들도 예뻐라 하시구요. 연예인 티를 내면서 하는 게 아니라 뭐가 있으면 ‘감독님 드세요’ 하면서 돌아다니니까 다들 좋아하죠. 연예인한테 뭐를 받아본 건 처음이라면서 놀라는 감독도 있어요.(웃음)”

#3. 가까워진 녹화 시간. 분주한 스태프들 사이로 긴장감이 감돈다. 그때 스튜디오 밖에서부터 들리는 발랄한 인사 소리와 함께 느껴지는 시끌벅적함. 보이지는 않지만 그가 왔음을 직감했다. 아니, 보이지는 않지만 눈에 보였다. MC 황광희. 특유의 경쾌한 말투로 인사를 하고 스태프를 챙기며 들어왔다.

#4. 광희는 들어오자마자 여기저기 인사하면서 챙기느라 분주했다. “실장님, 어떡해요. 어린이날인데.”(광희) /“이게 다 광희씨 때문이야. <무한도전> 되면서….”(스태프) / “오늘, 쉬는 날 일하게 해서 죄송합니다. 오신 모든 분들께 행운이 있기를~”(광희)

스튜디오에 있던 모든 스태프들이 웃었다. 촬영장 분위기메이커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었다.

#5. 광희가 MC를 맡은 후 늘 노래로 오프닝을 시작하는 <최고의 요리비결>. 이날도 노래로 문을 열었다. “많이 힘들고 외로워도 그건 연습일 뿐야~ 어려워도 포기 안 해~ 나는 문제없어~” 그렇게 시작된 녹화.

탁탁탁탁. 나무 도마 위에 올려진 풋고추와 홍고추 위로 칼이 오가며 잘게 썰린다. 잘 달궈진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른다. 잘게 채 썬 연한 풋고추와 홍고추를 프라이팬에 넣고 볶는다. 지글지글 맛깔진 소리가 경쾌하게 사방으로 퍼진다. 소리 못지않게 침샘을 자극하는 냄새가 코끝을 두드린다. 풋고추가 익어가는 소리에 맞춰 김하진 요리연구가의 설명과 MC 광희의 맞장구가 리드미컬하게 이어진다.

▲ 녹화 시작 전 김하진 요리연구가가 스태프와 함께 재료들을 꼼꼼히 체크하고 있다. ⓒPD저널

<최고의 요리비결>은 지난 2000년 10월 2일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15년을 이어오고 있는 EBS의 대표적인 장수 프로그램이다. 또한 <최고의 요리비결>은 지상파 중 유일하게 남아 명맥을 잇고 있는 정통 요리프로그램이기도 하다.

부쩍 늘어난 요리 예능 프로그램 속에서도 <최고의 요리비결>은 정통 요리프로그램답게 ‘레시피’라는 정보 전달에 충실하다.

머리 위에서 소금을 뿌리며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셰프는 없지만 TV만 보고도 따라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체계적으로 알려주는 요리연구가들이 있다. 영양학적인 정보는 덤이다. 프로그램에 나오는 레시피는 모두 요리연구가들이 직접 시청자맞춤으로 준비해온다. 제작진은 준비된 레시피를 한 큰 술 단위까지 세세하게 시청자에게 제공한다.

김하진 요리연구가도 <최고의 요리비결>이 여타 요리프로그램과 다른 차별점으로 ‘정통 요리프로그램’이라는 점을 꼽았다. 즉, 사람들이 먹고 싶어 하고 만들고 싶어 하는 요리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는 것이다. 김 요리연구가는 요리프로그램 경력 36년차의 요리프로그램의 산 증인이나 마찬가지인 인물이다.

“<최고의 요리비결>은 정보하고 조리법을 제대로 전달하면서 영양학까지도 전달하는 정통 요리프로그램이에요. 1990년대 KBS <가정요리>, MBC <오늘의 요리>에 이어서 EBS <최고의 요리비결이 정통 요리프로그램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 거죠.

그리고 <최고의 요리비결>만이 주는 신뢰감이 있어요. <최고의 요리비결>에 나와야 요리 선생으로서 인정받는 느낌이랄까? 그런 등용문이 된다고 볼 수 있죠.”

이처럼 <최고의 요리비결>은 요리에 대한 ‘정보전달’이라는 기본은 유지하되 지난 3월 봄 개편 이후 방송가를 휩쓸고 있는 요리 프로그램 열풍에 맞서 변신을 꾀했다.

우선 지난해 가을 개편을 통해 마련된 <최고의 요리비결 플러스> 코너를 보강했다. 월・화요일에는 맛과 건강 모두 잡은 최강 레시피를 선보이는 신효섭 셰프의 ‘신이 내린 밥상’이 방송되며, 수요일에는 한식・일식・중식・궁중요리 자격증을 섭렵한 배우 서태화의 ‘완판 10분 요리’에서 집에서 쉽고, 빠르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맛집 비법 레시피를 선보인다. 목・금요일에는 베스트 요리사가 소개하는 분야별 인기 레시피 ‘BEST 코너’로 보다 특색 있는 요리 레시피를 전달하고 있다.

또한 <최고의 요리비결> 방송사상 최초로 아이돌 가수를 MC로 섭외한 것도 눈에 띈다. 그동안 배우 김지호, 임호, 명세빈, 개그맨 박수홍 등이 <최고의 요리비결> MC를 맡아온 가운데 지난 3월 2일부터는 개그맨 윤형빈의 뒤를 이어 광희가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

MC 섭외에 대해 김진아 작가는 “아이돌 MC는 처음이라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데 올리브TV 등에서 하는 걸 보면 잘 했고, 질리지 않고 귀여운 면이 있었다”며 “어른들이 봤을 때 아들, 손자 같이 귀엽게 볼 수 있는 MC여서 섭외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작가는 “요리연구가 선생님들 스타일도 다 다르고 보조 역할을 많이 해줘야 하는데 알아서 다 하고, 광희가 센스가 있어서 금방 적응을 했다”고 덧붙였다.

약 한 시간에 걸친 하루치 분량 녹화가 마무리되기 직전. 잠시 쉬는 시간이 찾아왔다. 광희에게 정통 요리프로그램을 맡게 된 소감을 물었다.

▲ 요리에 쓰이는 양념들이 정확하게 계량돼 준비돼 있는 모습. ⓒPD저널

"그 전에 했던 음식 프로그램은 아무래도 퓨전음식도 많고 젊은 분들이 많이 보는 프로그램이라 마음 편하게 재밌게 했어요. 지금 <최고의 요리비결>이라는 정통 요리프로그램에 와서는 요리를 하는 자세도 그전보다 많이 배웠고, <최고의 요리비결>이 주로 한식 요리를 다루는 거라 몰랐던 부분이 많았는데 많이 배우고 있어요.

제철에 나오는 식재료가 뭐가 있는지, 그리고 요리의 기본인 고추장. 막연하게 어렵다고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걸 알게 됐고, 김치도 매일 먹는 거지만 담그는 법은 몰랐는데 여기 와서 알게 됐어요.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어머님들의 사랑을 더 많이 받게 돼서 좋아요. 그리고 요즘 여성분들이 요리 잘하는 남자들을 많이 좋아 하시잖아요. 장가를 좀 잘 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웃음)

짧은 휴식시간 뒤, 광희와 김 요리연구가는 먹음직스럽게 만들어진 소고기고추볶음과 미역자반 시식 장면을 찍기 위해 분홍빛 주방으로 들어섰다. 음식을 한 입 넣고 “으음~” 감탄사를 내뱉는 광희와 흐뭇하게 바라보는 김 요리연구가. 오후 2시, 그렇게 월요일 방송 녹화가 마무리 됐다.

▲ EBS <최고의 요리비결> 스튜디오에는 요리하는 모습을 골고루 담아내기 위해 스튜디오 카메라 3대와 지미짚 1대, 6mm 카메라 1대가 준비돼 있다. ⓒPD저널

최영주 기자  yj719@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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