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톡] JTBC ‘비정상회담’ - 스크린 너머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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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톡] JTBC ‘비정상회담’ - 스크린 너머의 진실
  • 김연지 기자
  • 승인 2015.05.12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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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TBC <비정상회담> ⓒJTBC

“게이 스웨터 프로젝트는 캐나다의 성소수자 단체에서 ‘게이 같다’는 말을 부정적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경각심을 일으키고자 시작됐습니다. 머리카락을 기부 받아 스웨터로 제작했죠.”

250명의 사람들이 머리카락을 기부했다. 9kg에 달하는 양이었다. 캐나다의 한 성소수자 단체는 이 머리카락으로 스웨터를 제작했다. ‘That’ gay’(게이스럽다)라는 모욕적인 표현에 대항하고, 성소수자들에 대한 인식 개선을 하기 위함이었다.

미국에서는 ‘Love Has No Labels’(사랑에는 꼬리표가 없다)라는 이름의 캠페인이 열렸다. 대형 엑스레이 스크린을 설치하고, 스크린 뒤편의 사람들 모습을 상상하게 했다. 스크린에서는 오로지 해골의 모습을 한 형체들만 움직일 뿐이었다. 사람들은 서로 사랑을 표현하는 스크린 속 해골들을 보며 이런저런 연인의 모습을 상상했지만, 잠시 후 나타난 해골의 실제 모습에 당황했다. 성별, 인종, 종교 등과 상관없이 서로 사랑을 나누는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색깔. 겉으로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우리의 머릿속에는 여전히 큰 편견과 선입견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게 한 프로젝트였다.

최근 한국에서는 여고생이 입맞춤을 하는 장면이 담긴 한 드라마가 크게 논란이 됐다. 공적인 자리에서 “정신 장애를 앓고 있다고 생각한다”, “동성애에 반대한다”, “혐오감을 느낀다” 등의 발언이 거침없이 나왔다. 누군가에 대한 혐오 발언이, 무려 공적인 자리에서, 이렇게 조심성 없이, 당당하게 나온 것은 한국 사회의 수준이 아직 이 정도 뿐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게이 스웨터 프로젝트, Love Has No Labels 캠페인 등이 한국에서 열렸다면 어땠을까. 과연 ‘인식 개선’에 성공할 수 있었을까. ‘혐오스럽다’고 손가락질 받지는 않았을까. 스크린 너머의 진실은 보지 못하고 해골바가지만 보는 편협함. 우리 사회의 인식 개선은 요원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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