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톡] SBS ‘풍문으로 들었소’ - 호랑이와 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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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풍문으로 들었소> ⓒSBS

“아버님 말씀, 한 줄 요약해볼까. 상속을 받으려면 서봄이랑 헤어져라. 맞지?”

부패한 아버지 한정호(유준상 분)에게 반항하던 한인상(이준 분). 서민집안 출신의 아내 서봄(고아성 분)과 뜻을 모아 아버지가 저지른 비리와 잘못을 어떻게든 바로잡아보려 했다. 하지만 아버지가 인상에게 내민 카드는 바로 상속. 이제까지 누리던 모든 것들, 앞으로 누릴 모든 것들을 포기할 게 아니라면 나에게 순응해라, 서봄과 헤어져라.

서봄과 헤어질 수 없는 인상은 봄이가 어떻게든 참고 자신과 살아주길 원한다. 하지만 그런 삶은 사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 봄은 함께 가자는 인상의 부탁을 거절하고 원래 자신이 살던 집에 남기로 한다.

“너 호랑이 새끼 아니었어? 너 아버지 회사 갔을 때 얼마나 당당했는지 알아?”

“하마터면 괴물 손에 커서 괴물이 될 뻔했어.”

“쫌만 다르게 생각하면, 아버지 밑에서 잘 클 수 있잖아. 아버지는 그냥 현실에 충실하신 것 뿐 인데.”

“너, 정신줄 놓쳤어.”

똑똑한 서봄. 순응하고 참으면 ‘호랑이’가 되어 세상을 호령하며 살 수 있지만 봄이는 그건 호랑이가 아니라 괴물이라고 말한다.

“나도 한 때는 아버님처럼 힘 있는 호랑이처럼 커야지, 그랬어. 근데 알고 보니까 아니야. 나 그동안 진짜 공부 열심히 했어. 아버님이 어떤 분이고, 무슨 일 하시는지. 인상아, 정말 미안. 아버님은 그냥 불쌍한 괴물이야. 정말 미안해. 너 혼자 가.”

화려한 삶, ‘신분상승’의 달콤한 유혹을 단칼에 끊어낸 봄. 순탄치 않은 어려운 삶이 자신 앞에 있을 것임을 알면서도 서봄은 그 길을 택한다. 다른 사람이라면, 나라면, 과연 그럴 수 있었을까. 지금도 괴물을 호랑이라 애써 믿으며 살고 있지는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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