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편파 보도, 인적 구성의 극심한 변동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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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편파 보도, 인적 구성의 극심한 변동 때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MBC 왜 망가졌나’ 토론회 개최…“공영방송 이사, 역할에 대해 자각해야 해”
  • 최영주 기자
  • 승인 2015.05.15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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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김재철 전 사장 취임 이후 공영방송 MBC가 편파・왜곡 보도와 방송을 거듭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민단체와 학계, MBC 내부에서는 이 같은 중심에는 MBC 인적 구성을 뒤흔든 경영진이 있으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언론위원회(이하 NCCK)는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MBC, 왜? 어떻게? 망가졌나!’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MBC 보도의 편향성과 왜곡보도 문제를 짚어봤다.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언론위원회(이하 NCCK)가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MBC, 왜? 어떻게? 망가졌나!’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진행한 가운데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사진 가운데)이 발제하고 있다. ⓒPD저널

“MBC 보도, 저널리즘에서 완전히 벗어나”

발제를 맡은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발생 이후부터 최근 1년간 MBC 보도행태를 살펴본 결과 MBC의 왜곡・편파보도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사무처장은 특히 세월호 참사 관련 보도를 중심으로 민언련 모니터보고서와 논평 등을 통해 본 지난해 4월부터 올해 8월 사이 MBC 메인뉴스인 <뉴스데스크>의 문제를 짚었다.

이에 따르면 MBC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발생 당일 보험금 소개 보도 △전원구조 아닌 것 같다는 보고 묵살 △세월호 유가족의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농성 및 각종 행동 외면 △단원고 특례입학 부각 보도 △2014년 8월 프란치스코 교왕과 유민 아빠와의 만남 교묘히 편집 △세월호 유가족이 ‘단원고 학생 대입 특례’ 요구했다고 왜곡 보도 △2015년 4월 18일 세월호 1주기 추모집회 폭력성 부각 등 편파보도를 보여 왔다.

김언경 사무처장은 “MBC는 늘 가장 나쁜 보도 중에서도 주목받는 보도로 선정되고 있다. 정파적인 이유 때문에 보도가 저널리즘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다는 걸 모르고 있을까, 알면서 저러는 걸까 의문스럽다”며 민언련 ‘이달의 나쁜 방송보도’를 통해 살펴본 결과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MBC는 △월드컵 소식 과잉 생산으로 인해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 등 공직자 검증 소홀(2014년 6월 이달의 나쁜 방송보도) △진상 규명 위한 세월호특별법 제정 요구하는 세월호 유가족 왜곡 보도(2014년 7월 이달의 나쁜 방송보도) △세수 부족은 무상급식 탓이라는 정부 논리 대변한 보도(2014년 11월 이달의 나쁜 방송보도) △‘정윤회 문건=지라시’ 의미 전파한 보도(2014년 12월 이달의 나쁜 방송보도) △‘정규직 고용보호 완화’ OECD 보고서를 ‘정규직 과보호 줄이라’로 왜곡 보도(2015년 2월 이달의 나쁜 방송보도) 등 왜곡 보도를 보였다.

▲ 2014년 <시사저널>이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라는 주제로 각계 전문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중 신뢰도 부문. ⓒ<시사저널>·미디어리서치

“MBC 방송의 문제, 조직 인적 구성의 극심한 변동 때문”

MBC가 이 같은 보도 행태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김혜성 언론노조 MBC본부 홍보국장은 2012년 170일 파업을 기점으로 MBC 내부에 인적 구성의 변동이 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같은 변동은 시사・보도 쪽에서 극심했다는 것이다.

김 홍보국장에 따르면 MBC는 파업 기간 중 25명, 파업 종료 후 43명 등 총 68명의 기자를 수시채용방식으로 신규 채용했는데 이들이 현재 MBC 보도국 주요 부서인 정치부・경제부・사회부・전국부 등을 거의 채우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을 포함해 2015년 4월 말 기준 MBC 기자수는 총 296명이다.

반면 파업 이전에 입사자, 즉 파업 참가 기자들은 보도국이 아닌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 신사업개발센터 등의 부서로 발령이 나거나 보도국에 남아 있더라도 주요부서에는 거의 배치되고 있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김 홍보국장은 밝혔다. 사측이 ‘인사는 경영진의 고유 권한’이라고 주장하면서 인사를 통해 MBC를 좌지우지 하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기자 뿐 아니라 PD 조직 내 변화도 있었다. 2012년 파업 기간 중 시사교양국을 시사와 교양으로 분리, 시사국을 보도제작국과 합쳐 ‘시사제작국’을 신설했다.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시사교양국이 시사제작국과 교양제작국으로 나뉜 상황에서 교양제작국을 해체하고 콘텐츠제작국을 신설했다. 이와 함께 <불만제로> 등의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일부 PD들은 비제작부서로, 일부 PD들은 콘텐츠제작국 내 예능 PD들과 같은 부서에서 일하고 있다.

김 홍보국장은 “MBC의 변화는 바로 MBC 내부 인적 구성의 변화다. 계속 누적된 일들이 MBC 내에서 인적 지도의 지형을 다 바꿔놨고 앞으로도 계속 바뀌어 갈 것이라는 게 걱정이 된다”며 “예전의 MBC가 공익적이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훌륭한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었다면, 지금은 그때 그런 프로그램들을 만들던 구성원들이 모조리 현업에서 쫓겨나 있기 때문에 그런 프로그램들이 나오지 못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홍보국장은 “인력과 관련된 전 분야에 걸쳐 MBC 경영진의 편향된 조치가 횡행하고 있지만 이를 견제할 아무런 수단이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여당-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MBC 경영진으로 내려오는 수직적 관계를 청산하지 않고서는 MBC 내부에서의 변화는 요원하다. 경영진이 태도를 바꿀 수 없다면 경영진이 구성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 말고는 해결 방법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제도 개선은 물론 공영방송 이사 역할 자각도 필요”

김경환 상지대 교수(언론광고학)는 정부・여당-방문진-MBC 경영진으로 내려오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어떻게 ‘정치 중립적’ 성향을 지닌 이사들을 선임할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미 이에 대한 논의와 대안은 다양하게 제시돼 있고, 사회적 합의만을 남겨놓은 상황에서 제도적 개선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공영방송 이사 스스로가 역할에 대해 자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아무리 제도가 완벽해도 이를 지키려는 의지가 없다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은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며 “또한 MBC 내부적으로도 방문진이 MBC 경영과 프로그램에 간섭하는 것을 어떻게 정리할지 같이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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