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톡] KBS ‘뉴스사용설명서’- 기레기 언론에 낚이지 않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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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생산하는 언론인은 신뢰받고 있을까.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 4월 30일 발표한 2014 언론수용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언론인에 대한 신뢰도는 2010년 3.22점(5점 만점)에서 2013년 2.81점, 2014년 2.68점으로 떨어지고 있다. 이런 내리막길의 이유, 무엇일까.

KBS가 한국언론진흥재단과 공동으로 제작해 17일 방송한 <톡! 콘서트 뉴스사용설명서>에 출연한 기자들 신뢰도 하락의 이유를 이렇게 짚었다.

“기사를 가장한 사이비 기사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그게 가장 큰 신뢰도 하락의 이유가 아닐까요.” 강민수 KBS <뉴스광장> 앵커
“지금 분명히 한국에도 좋은 기자와 좋은 뉴스를 생산하는 매체가 있는데도 전체적으로 싸구려 불량품 기사들이 너무 많이 공급되는 바람에 뉴스 전체의 신뢰도가 하락하고 있어 저희 기자들로서도 매우 고민스러운 상황입니다.” 안수찬 <한겨레21> 편집장

▲ KBS 1TV <톡! 콘서트 뉴스사용설명서> ⓒKBS 화면캡쳐

사실 그렇다. 하루에도 몇 차례나 ‘충격’이라 주장하는 뉴스를 생산하는 연예 매체들,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불법 정치자금 수사와 관련해 특종이라며 ‘ㅅ회장, 직원 회식 때 삼겹살 잘 먹어’라는 등의 뉴스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며칠 전 열린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의 무질서를 비판하며 10년도 지난 2003년의 사진을 제시하는 미디어의 모습을 우리는 너무 쉽게, 그리고 자주 목격할 수 있다.

그런데 언론과 기자들이 ‘기레기’(기자+쓰레기)라는 불명예 이름으로 호명받기 시작한 배경에 이런 뉴스들만 있는 건 아니다. ‘기레기’ 언론이라는 표현이 널리 알려지고 사용되기 시작한 지난해 세월호 참사 직후부터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언론이 보인 모습을 떠올려 보자.

먼저 세월호 침몰 직후 전원구조 오보를 일제히 쏟아내고도 나중에 이에 대한 책임론이 일자 우리가 최초 보도는 아니었다며 발뺌을 하던 모습이 있다. 또 사고가 발생하고 반나절도 지나기 전, 즉 구조에 대한 희망과 바람이 여전히 높았던 때 배에 탔던 학생들의 사망보험금을 계산하고도 이에 대한 비판에 관행이라는 단어로 응수했던 모습도 있다.

생때같은 자식을 잃게 한 진실을 알고 싶다는 부모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정부와 보조를 맞추며 이들을 아예 존재하지 않는 듯 만들고, 진실 규명을 촉구하는 유족과 시민들을 ‘정상’이 아닌 폭도의 모습으로 매도하던 언론의 모습 또한 있다. 그리고 이런 모습은 공공성에 대한 책무가 어느 곳보다 큰 공영방송을 비롯해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이른바 ‘정론지’라고 서로를 호명해주는 언론들에서도 분명 존재했다.

▲ KBS 1TV <톡! 콘서트 뉴스사용설명서> ⓒKBS 화면캡쳐

그렇다면 이런 뉴스들에 ‘낚이지’ 않기 위해선 뉴스 소비자들은 어떤 자세를 보여야 할까. 안수찬 편집장은 이렇게 말했다.

“무작위로 스마트폰으로, 포털(사이트)로 뉴스를 소비하지 마시고, 어떤 매체인지 비교하고 검토해 보세요. 특정 매체를 소비하는 방식으로 하면 맥락을 읽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자를 봐야 하고, 또 그 기사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였는지 봐야 합니다. 왜 음식은 가려 드시면서 기사는 함부로 드시나요. 좋은 음식을 고를 수 있는 것처럼 좋은 기사를 고를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보이는 뉴스가 아닌 꼼꼼히 비교하고 따져서 뉴스를 소비하는 자세,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뉴스 소비자들만 깐깐하게 따져 뉴스를 소비하면 되는 걸까.

이날 방송에서 같은 사실을 다르게 보도하는 언론의 모습에 대한 대화를 나누던 중 강민수 앵커는 함께 출연한 강인선 <조선일보> 주말뉴스 부장과 안수찬 편집장에게 이렇게 말했다.

“<조선일보>, <한겨레> 같은 정론지는 주요 팩트(사실)를 왜곡하진 않아요. 논조를 가미해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인데, 방송 같은 경우는 논조를 싫지 않아요. 뉴스를 제작할 때 논조를 실지 않고 팩트를 나열하고 시청자들이 판단하게끔 만드는 게 방송 뉴스의 다른 점이에요.”

정말로 이른바 ‘정론지’로 불리는 매체들은 주요 사실을 왜곡하지 않을까. 논조를 더하지 않고 팩트들을 전달해 시청자들로 판단하게끔 하는 역할을 방송 뉴스들은 제대로 수행하고 있을까. 과연 뉴스 소비자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까. 의문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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