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TV의 확장… ‘밀레니얼’을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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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미국=강석 통신원

▲ ⓒpixabay

2015년 5월 13일 미국 최대의 모바일 통신사인 버라이즌(Verizon)은 44억 달러(약 4조 4천억 원)에 디지털 미디어 회사 AOL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AOL은 과거 아메리카 온라인(America Online) 인터넷 포털에서 출발하여 현재는 웹 포털, <허핑턴 포스트>와 같은 온라인 미디어의 소유, 투자와 운영, 분배 등을 하는 디지털 미디어 그룹이다. 버라이즌이 AOL을 인수한 가장 큰 이유는 AOL의 모바일 비디오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통해 버라이즌은 자사 휴대전화 가입자들에게 독자적인 모바일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프로그래매틱(programmatic) 광고 방식으로 타깃 수용자들에게 자동으로 광고를 보내 수입을 얻고자 하고 있다.

디지털 미디어 연구 회사인 The BI Intelligence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모바일 기기를 통해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비율이 전체 인터넷 이용자들의 50% 이상(나머지는 데스크 탑이나 랩 탑 컴퓨터 이용 시청자)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에서 48%는 모바일 유튜브 비디오를 정기적으로 시청하고 있다.

▲ 아마존 자체 제작 프로그램 ‘트랜스페어런트’

최대 온라인 비디오 서비스인 넷플릭스(Netflix)의 경우 넷플릭스 서비스 이용자들 중 37%가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시청하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이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통해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이용자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으며 네트워크, 케이블 방송사들과 온라인 방송 서비스 업체들도 수익 모델로서 가시적인 성공을 경험하고 있다. 프로그램 제작진은 수용자 빅 데이터 분석을 통해 어느 프로그램이 가장 높은 뷰 (view)를 기록했는지, 시청한 시간, 시청자의 인구학적 분포 등이 어떠한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과학적인 프로그램 제작과 성공을 기대 할 수 있는 근거가 되고 있다.

모바일 텔레비전 시청자들은 넷플릭스와 훌루(Hulu), 아마존을 통해 모든 종류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온-디멘드로 시청할 수 있으며 장소와 시간의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 유튜브 채널은 잠재 시청자들에게 효과적인 프로그램 맛보기 채널로 이용되고 있고 이를 통해 모바일 텔레비전 서비스에 가입하게 하는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네트워크와 케이블 방송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넷플릭스의 <하우스 오브 카드>와 같은 자체 제작 시리즈는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인터넷/모바일 텔레비전 시청의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네트워크, 케이블, 인터넷을 종합한 시청률 조사에서 가장 시청률이 높은 채널이 넷플릭스라는 것을 보더라도 인터넷과 모바일 텔레비전 시청의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모바일 텔레비전 시청의 잠재성은 밀레니얼(millennial)을 통해서도 증명이 된다. 밀레니얼은 1981년 이후 출생한 18~34세의 연령 그룹에 있는 호기심이 많고 정보와 오락 소구력이 높은 디지털 수용자를 일컫는 말이다. 이들은 현재에도 가장 왕성한 모바일 비디오 이용 정도를 보여주지만 향후 30년간 디지털 미디어 시장을 주도할 소비자 층이기 때문에 미국의 미디어 회사들이 관심을 갖고 관리하며 이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이들의 기존 텔레비전 시청 대비 모바일 텔레비전 시청 비율은 50%를 넘고 있으며 계속 증가추세에 있다.

이러한 모바일 시청자 수의 증가는 우선 인터넷 텔레비전 서비스 가입자의 증가로 방송사들에게는 수입원이 되고 있다. 또한 텔레비전 광고를 서비스 제공 모바일 기기에 따라 맞춤형으로 전송하면서 광고 수입도 얻고 있다. EMarketer사에 따르면 2015년 한 해 약 77억 달러(7조 7000억원)의 온라인 비디오 광고 시장 수입이 예상되는데 이는 전년 대비 25% 증가를 의미한다.

▲ 넷플릭스 자체 제작 프로그램 ‘하우스 오브 카드’ ⓒ넷플릭스

한편 이러한 다수의 텔레비전 채널 환경은 네트워크와 케이블 프로그램 제작진들에게는 위기이자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 위기라고 한다면 넷플릭스나 훌루, 아마존 등에서 자체 프로그램들이 등장하여 시청률 경쟁이 치열해지는 환경에서 생존해야 한다는 것이다. 추가로 야후(Yahoo), 에이오엘(AOL), 크래클(Crackle), Funny or Die, 비메오(Vimeo), 게임 콘솔인 플레이스테이션에서도 자체 제작 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에 이들과의 경쟁도 피할 수 없다.

반면 제작진들이 온라인과 모바일 텔레비전을 겨냥한 새로운 시리즈를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은 기회다. 각기 다른 스크린 사이즈로 시청을 하기 때문에 제작할 때 작은 화면에서도 영상이 적절하게 구현될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을 고안해야 할 것이다. 또한 소셜 미디어에서 프로그램이나 주인공의 페이지를 개설하고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큰 흐름이 되고 있다. 시청자들이 이제 모바일로 시청하면서 동시에 제2, 제3의 모바일 기기의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프로그램, 출연자들과 소통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인터랙션이 활발해지면 수용자들의 프로그램에 대한 관여와 몰입이 증가할 수 있다.

한국은 미국보다 더 앞선 모바일 텔레비전 시청 환경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모바일 텔레비전 시대의 도래는 위기보다는 기회가 더 많으며 지금부터 발 빠르게 준비하는 프로그램 제작진들에게는 성공의 가능성을 더욱 열어주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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