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과 복면, 감춰진 욕망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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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과 복면, 감춰진 욕망의 시대
새 수목드라마 ‘복면검사’ VS ‘가면’
  • 김연지 기자
  • 승인 2015.05.19 1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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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복면검사>. ⓒKBS

수목 드라마 각축장에서 ‘가면’과 ‘복면’이 맞붙게 됐다.

오는 20일 KBS <복면검사>가 지난 14일 종영한 KBS <착하지 않은 여자들> 후속 드라마로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SBS <가면>도 <냄새를 보는 소녀> 후속작으로 오는 27일부터 방송을 시작한다. 두 드라마가 일주일 간격을 두고 시작하는 셈.

공교롭게도 두 작품 모두 ‘가면’과 ‘복면’을 타이틀로 내걸고 있어 흥미를 끌고 있다. 특히 최근 MBC에서도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이 화제가 되고 있어 얼굴을 가리는 ‘가면’과 ‘복면’이 여러 프로그램의 소재와 주제로 인기를 끄는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KBS <복면검사>는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편에 선 법에 회의를 느낀 남자가 낮에는 전형적인 출세 지향적 검사로, 밤에는 복면을 쓴 ‘슈퍼 히어로’로 활동하며 진정한 정의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배우 주상욱이 ‘복면검사’ 하대철 역을 맡았으며 김선아, 엄기준, 전광렬, 황선희 등이 함께 출연한다.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된 <복면검사> 제작발표회에서 문보현 KBS 드라마 국장은 “검사가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왜 복면까지 써야하는지, 답답한 현실들이 있을 것”이라며 “그런 부분을 무겁지 않게 유쾌, 상쾌, 통쾌하게 그려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출은 맡은 전산 PD는 “사회적으로 공고해진 ‘악’을 바로잡으려면 현실적으로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 ‘복면’이라는 설정을 통해 드라마적 카타르시스를 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며 “옳지 않은 것에 대해 되갚아주고 싶어 하는 보편적 욕망을 복면이라는 기제를 통해 표현하려 했다”고 ‘복면’이라는 소재를 활용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배우 주상욱도 “영화에서나 볼 법한 비현실적 설정이지만, 누구에게나 그런 욕망이 있지 않느냐”며 “그런 상상을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거라고 생각하기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KBS <복면검사> 제작발표회에서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KBS

<복면검사>가 ‘복면’을 쓰고 정의 실현을 위한 욕망을 충족하려 한다면, 반대로 SBS <가면>은 살아남기 위해, 세속적 욕망을 위해 ‘가면’을 쓰고 있는 사람들을 다룬 드라마다. 가난과 빚에 쫓기며 전쟁처럼 살아가던 여자가 의도치 않게 자신과 도플갱어인 상류층 여자를 대신해 가면을 쓰고 살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배우 수애가 주인공 도플갱어 여자의 1인 2역을 맡고 주지훈, 연정훈, 유인영이 함께 출연한다.

<가면>은 도플갱어 여자의 ‘가면 쓴 삶’이 주된 소재이지만, 주변 인물을 통해서도 자신의 욕망과 내면을 숨긴 채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그릴 예정이다. 제작진은 기획의도에서 “친구와 연인, 가족에게까지 자신의 실제 모습은 감춘 채, 우린 각자의 가면 속에 꼭꼭 숨어 외롭게 살아간다”라고 그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배우 주지훈은 20일 서울 목동에서 진행된 <가면> 제작발표회에서 “나 역시 지금 가면을 쓰고 살아가고 있다”며 “현대를 살아가는 모두가 크든 작든 본의 아니게 가면을 쓰고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가면’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연정훈도 “<가면>에 ‘가면을 벗어라, 그러면 세상은 너에게 등을 돌릴 것이다. 가면을 써라, 그러면 세상은 너의 편이 될 것이다’라는 대사가 있었는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반영한 장면이라고 생각했다”며 “사람은 누구나 어쩔 수 없이 가면을 쓰고 있고, 이 드라마의 포인트가 우리의 그런 모습을 잘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SBS <가면>. ⓒSBS

연출은 맡은 부성철 PD는 최근 ‘가면’과 ‘복면’ 등의 모티프를 담은 이야기가 프로그램의 소재가 되는 것에 대해 “현재의 세상을 살아가는 게 힘들어서가 아닐까 싶다”고 짚었다.

주제와 방향은 다르지만, <복면검사>와 <가면>의 설정은 살아가기 힘든 이 세상에 대한 반작용에서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정의를 위한 욕망, 살아남기 위한 욕망이 ‘복면’과 ‘가면’을 쓰게 했다는 것은, 우리가 그렇게 본 모습을 감춰야만 욕망을 실현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감춰진 욕망의 시대에서 두 드라마가 시청자의 공감을 받으며 흥행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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