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리그” KBS 발전모색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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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주최 세미나 보수일변도 패널 선정에 편향 논란 여전

패널 구성의 편향성 비판에도 KBS 이사회가 KBS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세미나를 일정대로 진행하고 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 26일 KBS 이사회는 KBS신관 국제회의실에서 ‘공영방송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KBS의 현실-발전방향 모색을 위한 대화마당’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KBS의 현실 진단-시청자의 입장에서’, ‘방송환경의 변화와 KBS의 대응전략’ 등의 세부주제로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번 세미나는 개최 전부터 토론자 편향성 논란을 빚었다. KBS PD협회(이하 PD협회), KBS 기자협회(이하 기자협회) 등 직능단체와 언론노조 KBS본부(이하 KBS본부) 등은 발표자와 토론자의 편향적인 성향에 반발해 세미나 참석을 보이콧하기도 했다. 이사회가 공개한 발표자와 토론자 명단의 패널 구성이 보수성향 혹은 KBS 사측의 입장을 대변하는 쪽으로 지나치게 쏠려 있다는 지적이었다. KBS 이사회 내에서도 토론회 패널 구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야당 측 이사는 “토론자나 발제자 구성에 다양성이 부족하다”며 토론회를 불참하기도 했다

▲ 지난 26일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KBS 이사회가 ‘공영방송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KBS의 현실-발전방향 모색을 위한 대화마당’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실제로 이날 첫 번째 토론회에 참여한 발표자 이영조, 정윤식 교수는 모두 보수성향의 학자였으며 토론자도 추 위원장을 제외하면 모두 KBS 출신·소속이거나 보수성향의 인사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특히 첫 번째 발표를 맡은 이영조 경희대학교 교수는 “KBS가 공정성, 객관성을 결여했다”고 비판했으나 그 근거로 ‘정부 및 대통령 흠집 내기 보도’, ‘대북 편향성 보도’ 등을 드는 편향된 시각을 보였다.

그 중 ‘정부 및 대통령 흠집 내기’의 사례로는 문창극 총리 후보 관련 보도를 들며 “후보로 지명되기 전에 문 후보가 KBS 사장으로 간다는 풍문이 있었는데, 후보로 지명되자마자 방송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사장 임명을 저지하기 위해 미리 준비해 두었던 것을 방영한 듯하다는 세간의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추측성 비판을 했다. 성완종 리스트 보도에 대해서도 “정부를 흠집 낼 의도”라고 주장했다.

발제가 이렇다 보니 토론자 편향성에 대한 비판은 세미나 도중에도 제기됐다.

추혜선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장은 ‘KBS의 현실 진단-시청자의 입장에서’를 주제로 한 토론에 앞서 “이 자리는 KBS가 어디쯤 와 있는지 성찰과 대화를 통해 알아보는 자리이지만 비판적 이야기를 하기 매우 어렵다”며 “허심탄회한 대화마당이라고 듣고 왔는데 지금 몹시 불편하다”고 심정을 전했다. 이어 “여기 패널 그림이 좋다고 생각하느냐”며 “이런 닫힌 단상이 바로 시청자와 KBS의 거리감을 보여주는 것이고 이사회의 현재 수준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추 위원장은 “적어도 청년들, 학생들을 비롯한 다양한 패널을 불러서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들었다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든다”고 말했다.

‘방송환경의 변화와 KBS의 대응전략’ 토론자로 참석한 양문석 공공미디어연구소 이사장도 “일부 직능단체나 노조에서 이번 세미나를 보이콧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편향된 토론 발제문을 읽어보니 나라도 안 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발제자와 토론자를 선정하는데 절차적 과정을 거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이인호 이사장은 첫번째 토론 도중 “토론자를 조직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다”며 “골고루 선정하려고 애썼는데 어쩌다보니 이렇게 됐다. 패널 명단을 보더니 안 나오겠다고 밝힌 사람들이 있어 나도 실망을 많이 했다”고 해명했다.

두번째 토론 사회를 맡은 한진만 이사도 “가급적 많은 사람을 독려해 다양한 목소리를 듣자는 의미에서 행사를 준비했으나 발제자를 구하기 어려웠다”며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일부러 이렇게 구성을 한 것이 아니라 다양하게 구성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KBS의 한 기자는 “토론회 참석을 거부한 단체들의 경우, 토론회 참석 제의가 들어왔을 때 이미 다른 패널은 섭외가 끝나 명단이 나온 상태였다”며 “패널 구성의 편향성으로 보아 구색 맞추기를 위해 끼워 넣으려는 의도가 명확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본인들 입맛에 맞게 벌려놓은 판에 들러리 서는 것을 거부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세미나는 28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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