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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미디어 자본, MCN에 모이는 까닭은?

[미디어리포트] ② 디즈니, 1조원 들여 MCN 기업 인수…타임워너·드림웍스 등도 투자 김세옥 기자l승인2015.05.28 08:5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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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채널네트워크(Multi Channel Network, 이하 MCN)는 방송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 일단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은 가능성을 보고 있는 듯하다. 직접투자와 지분 인수 등 다양한 방식으로 MCN 영역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런 모습은 2013년 이후 특히 두드러지고 있다. 할리우드의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드림웍스(Dreamworks)는 2013년 5월 어섬니스TV(Awesomness TV)를 3300만 달러(약 342억원)에 인수했다. 계약에 따라 2015년까지 어섬니스TV가 목표치 이상의 수익을 올릴 경우 드림웍스는 최고 1억 1700만 달러(1300억원)까지 추가 금액을 지불할 예정이다. 미국의 유명 프로듀서인 브라이언 로빈스(Brian Robbins)가 2012년 7월 설립한 어섬니스TV는 10~20대를 겨냥한 리얼리티, 코미디, 패션, 음악, 드라마 등의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MCN으로 1억 1200만명의 구독자와 누적 조회수 75억회를 기록하고 있다.

▲ 디즈니(Disney)는 2014년 멀티채널네트워크(MCN) 메이커스튜디오(Maker Studio)를 1조원에 사들였다. ⓒ메이커스튜디오 홈페이지 화면캡쳐

디즈니(Disney)도 2014년 3월 메이커스튜디오(Maker Studio)를 5억 달러(약 5387억원)에 사들였다. 디즈니는 메이커스튜디오의 매출이 목표액을 상회할 경우 추가로 4억 5000만 달러를 더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는데, 이런 옵션까지 포함하면 디즈니의 메이커스튜디오 인수액은 10억 달러(1조원)에 달한다. 2009년 설립한 메이커스튜디오는 10대부터 그들의 부모 세대까지를 겨냥해 게임과 스포츠, 음악, 패션, 뷰티, 만화 등의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데, 현재 4억 명의 고정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다.

드림웍스와 디즈니처럼 인수를 통한 직접투자 방식 외에도 펀딩을 통한 간접투자 등의 제휴도 활발하다. 머시니마(Machinima)는 2014년 3월 타임워너(Time Warner) 계열의 미디어 업체인 워너브라더스(Warnerbros) 주도로 1800만 달러 규모의 펀딩이 이뤄졌다고 밝혔는데, 여기에는 구글(Google), MK 캐피탈(MK Capital), 레드포인트벤처스(Redpoint Ventures) 등이 참여했다. 최근 2년 동안 타임워너는 머시니마에 4200만 달러(약 460억원)을 투자했다.

글로벌 미디어 그룹인 바이어컴(Viacom)도 2014년 6월 게임, 엔터테인먼트, 패션, 라이프스타일 등의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 디파이미디어(Defy Media)의 지분 일부를 인수했다. 양사는 인수 금액 등 금융과 관련한 세부 사항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당시 디파이미디어의 공식 보도자료에 따르면 두 회사는 마케팅과 콘텐츠 신디케이션(Syndication) 영역에서 제휴하기로 했으며, 바이어컴이 보유하고 있는 게임사이트(Addicting Games, Game Trailers, Shockwave)를 디파이미디어에 넘기는 내용이 계약에 포함돼 있다.

그밖에 3600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유튜브의 유명 채널인 풀스크린(Full Screen)은 2014년 9월 5억 5300만 달러를 받고 미국의 통신회사 AT&T가 주축이 돼 만든 오터 미디어(Otter Media)에 지분 일부를 팔았다.

▲ 미국의 잡지 <버라이어티>에서 지난해 틴에이저를 1500명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코미디 듀오 스모시(Smosh)는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위로 선정됐다. 이언 앤드루 해콕스와 앤서니 파디야 등 2명의 백인 남성으로 구성된 코미디 듀오 스모시는 매주 금요일 비디오 게임 등 대중문화를 패러디해 제작한 동영상을 유튜브 채널에 올리고 있다. ⓒ유튜브 캡쳐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은 왜 MCN에 이처럼 막대한 비용을 들여 투자를 하는 걸까. 우선 미디어 시장의 지형이 변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미국의 엔터테인먼트 잡지 <버라이어티>가 지난해 8월 미국의 틴에이저(13~18세) 1500명을 대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순위를 조사한 결과 1~5위를 유튜브 스타들이 휩쓸었다.

통신 기술의 발달과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의 보급 확대 속 10대 등은 실시간 방송보다 온라인을 통해 짧은 영상을 보는 데 이미 익숙해졌다. 이런 가운데 기존의 미디어 기업들이 새로운 시청 환경에 맞는 문법, 다시 말해 모바일 시청 환경에 맞는 콘텐츠를 기획·제작하고 유통하는 노하우를 사들이고 있는 것이다. 즉, 모든 방식의 콘텐츠에 대한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함이다.

실제로 디즈니는 메이커스튜디오를 인수하면서 그 배경으로 어린 고객들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버라이어티>(2014년 5월 6일)에 따르면 로버트 아이거(Robert Iger) 디즈니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온라인 비디오 시장(Short-form online video)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기존의 영역에서 쌓아온) 디즈니의 기술과 프로그래밍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 시장의 중심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콘텐츠의 다양화 측면도 있다. 현재 유튜브 등에 기반을 두고 있는 크리에이터들은 비디오·모바일 게임 등의 장면을 패러디하거나(코미디 듀오 스모시·Smosh) 전문적인 해설보다는 게임을 하면서 자신의 경험을 보여주고 입담을 과시하며 구독자들과 독특한 방식으로 소통하는(퓨디파이·PewDiePie) 등 기존의 TV 방송 등에선 볼 수 없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차별화 된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런 콘텐츠들이 글로벌 미디어 기업과 결합해 TV버전의 MCN 채널을 탄생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콘텐츠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융합)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8월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방송통신기획부에서 작성한 ‘MCN 현황과 콘텐츠 기반 창작·창업 생태계 활성화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MCN 콘텐츠의 대부분은 구독자층(주로 10대)들이 좋아할 만한 만화, 코미디, 영화, 패션, 뷰티 등 그 자체가 장르를 가리지 않는 타깃 고객 중심의 영상과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 유튜브 유명 게임 리뷰 채널의 운영자 퓨디파이(PewDiePie) ⓒ유튜브 화면캡쳐

때문에 “MCN은 시장 반응이 좋은 특정 장르나 채널의 캐릭터나, 주인공, 스토리, 소재 등을 타 장르에 활용하는 콘텐츠 콜라보레이션에 제약이 없고, 자금과 시간의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에 그 자체로 콘텐츠 콜라보레이션에 가장 적합한 플랫폼”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디파이미디어에 대한 바이어컴의 투자 사례를 언급하며 “바이어컴의 투자 이유가 콘텐츠 마케팅과 신디케이션에 있다는 건 결국 디파이미디어에서 보유하고 있는 MCN의 소재와 스토리, 캐릭터 등을 활용해 융합형 콘텐츠를 기획하고 내놓기 위한 콘텐츠 콜라보레이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MCN의 이 같은 특성은 채널의 한계를 극복하게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콘텐츠 산업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란 분석이다.

기존의 방송 영역에선 채널사용사업자(PP)가 채널을 만들고 기획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할 뿐 아니라, 이렇게 만든 채널을 제공하기 위해선 케이블, IPTV 등의 플랫폼과의 계약도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플랫폼들은 전파라는 한정된 자원을 두고 첨예한 갈등을 반복하기도 한다. 그러나 MCN을 통하면 기존의 채널에 얽매이지 않고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세분화 된 시청층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자유로운 시도가 가능하다.

보고서는 “급변하는 미디어 시장과 끊임없이 변화하는 수요자들의 콘텐츠 니즈(Needs)를 맞춰주는 데 있어 MCN은 개방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며 “MCN은 향후 콘텐츠와 서비스 중심의 미디어 시장 환경 구축과 시청자 중심 스마트 미디어로의 변화, 그리고 콘텐츠 산업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사 작성 과정에서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동향과 전망’(2014.08)과 KBS PD협회보 미래방송간담회 (2015.03.17), 기사에 언급된 MCN 회사들의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된 보도자료 등을 참고했습니다. 그리고 MCN의 지분을 인수하거나 협력 관계에 있는 미디어 기업들의 입장과 관련해선 미국 연예오락지 <버라이어티(Variety)>의 기사를 일부 참고했음을 알립니다.

 


김세옥 기자  ks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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