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채널A, 여전히 ‘보도편중·종합편파’ 채널
상태바
TV조선·채널A, 여전히 ‘보도편중·종합편파’ 채널
방통위, 이행실적 점검결과 발표…‘봐주기’ 재승인 심사의 결과물
  • 김세옥 기자
  • 승인 2015.06.04 18: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재승인 이후에도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답지 않은 종편의 모습은 계속되고 있다. 여전히 오보·막말·편파방송은 심각하고, 편성 비율과 콘텐츠 투자 등에 있어 종편 사업자 스스로 적어낸 사업계획은 이행되지 않고 있다. 종편 출범 이래 한 번의 예외도 없이 지적됐던 문제들이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지난해 종편 재승인 ‘봐주기’ 심사에서부터 예고된 결과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 이하 방통위)는 4일 오후 상임위원 전체회의를 열어 종편 4사의 ‘2014년도 이행실적 점검결과’를 보고받았다. 방통위는 지난해 종편 4사 재승인을 의결하며 부과한 재승인 조건에 따라 6개월마다 ‘방송의 공적책임 및 공정성 확보방안’ 이행실적을 점검하고 매년 ‘콘텐츠 투자’, ‘재방비율’, ‘외주제작 편성비율’ 등을 점검한다.

▲ ⓒ방송통신위원회

TV조선 오보·막말·편파방송 제재 건수 2013년 29건→2014년 97건으로 ‘껑충’

방통위가 이날 공개한 점검 결과를 보면, TV조선과 JTBC, 채널A 등은 ‘방송의 공적책임 및 공정성 확보 방안’을 재승인 조건에 따라 제출한 계획대로 이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공적책임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들을 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종편의 오보와 막말, 편파방송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의 제재는 많게는 3배 이상 늘었다.

실제로 TV조선은 2014년 방심위로부터 오보·막말·편파 방송을 이유로 97건의 제재를 받았는데 이는 전년(29건)과 비교할 때 3배나 늘어난 것이다. 채널A와 JTBC의 제재건수도 각각 41건(2013년 20건), 16건(2013년 7건)으로 두 배씩 늘었다. 공적책임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실효성은 낮다는 지적이 가능한 대목이다. 방통위는 ‘방송의 공적책임 및 공정성 확보 방안’의 확보를 위해 종편들에 △사실검증 시스템 강화 △진행자·출연자에 대한 사전모니터링 및 교육 내실화 △오보·막말·편파 방송 방지를 위한 실질적·구체적 방안 마련 등의 이행을 촉구할 예정이다.

▲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4월 8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그러나 종편, 특히 오보·막말·편파 방송으로 인한 제재 건수가 JTBC와 비교할 때 압도적으로 높은 TV조선과 채널A의 경우 일련의 시스템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체 편성의 절반가량을 보도와 시사토크 프로그램으로 채우는, 즉 방통위에서 오보·막말·편파 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한 출연자들을 대거 등장시킬 수밖에 없는 구조로 방송을 운영하고 있는 까닭이다.

실제로 방통위가 사업계획 이행과 관련해 ‘다양한 방송 분야의 조화로운 편성’에 대한 사항을 점검한 결과 2014년 TV조선과 채널A의 보도프로그램은 재승인 심사 당시 편성비율 계획치를 상향 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행하지 못하고 각각 51%, 44.2%의 높은 편성 비율을 보였다. 지난해 재승인 심사 당시 TV조선과 채널A가 방통위에 제출한 사업계획에 따르면 두 종편은 보도프로그램 편성비율을 각각 47%, 38.9%까지 높였다.

당초 두 종편은 사업을 승인받을 당시 제출한 계획서에서 보도프로그램 편성비율을 각각 24.8%, 23.6%로 적어냈지만 현실에서 두 배를 상회하는 48.2%, 43.2%(2013년 기준)를 기록하자 사업계획을 변경한 바 있다. 이렇게 보도프로그램 편성비율을 대폭 높였음에도 불구하고 또 사업계획에서 적시한 것보다 더 많은 비율로 보도프로그램을 편성한 것이다.

▲ ⓒ방송통신위원회

보도 편중 종편 문제없이 재승인 후 강제성 없는 ‘권고’로 시정 가능할까 

TV조선과 채널A의 보도프로그램 편중은 재방비율에 대한 사업계획 이행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점검 결과에 따르면 TV조선과 채널A의 재방비율은 각각 37.2%(사업계획 44.2%), 41.4%(사업계획 44.8%)로 모두 사업계획을 이행했는데, 보도와 시사·토크프로그램의 경우 프로그램의 특성 상 생방송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반면 JTBC와 MBN의 재방비율은 각각 57%(사업계획 49.5%), 50.9%(사업계획 45.6%)로 사업계획을 이행하지 못했다.

방통위는 “TV조선과 채널A에 대해 ‘종합편성’ 채널로서 다양한 방송분야를 조화롭게 편성할 수 있도록 하고, 사업계획에 따른 보도프로그램 편성비율 축소 방안을 마련해 이행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엔 법에서 보도·교양·오락 편성비율을 각각 정하고 있었지만, 자유로운 편성의 보장을 위해 현재는 방송법 시행령에서 오락 프로그램 편성 비율의 상한을 50%로 제한하고 있을 뿐이다. 방통위는 지난해 재승인 심사에서 TV조선에 대해 ‘종편의 위상에 걸맞은 수준으로 보도프로그램 편성 비율을 낮추라’고 권고했지만, 이는 권고일 뿐이어서 이행하지 않아도 이행을 촉구할 수 있을 뿐, 재승인 심사에서 감점 요인이 되는 시정명령은 불가능하다. 지난해 종편 재승인 심사 이후 언론단체들이 “보도편성 비율을 낮추라는 부분을 권고가 아닌 ‘조건부’로 걸었어야 했다”고 문제를 제기한 이유다.

최성준 위원장은 “특정 장르에 편중된 편성을 할 경우 재승인 심사에서 감점을 해 재승인에 영향을 받도록 하는 방법이나 과거처럼 시행령에 일일이 규정하는 방법 등이 있을 수 있지만, 현재로선 제도적으로 갖추고 있는 게 없는 상황”이라며 “향후 이에 대한 연구와 전문가 의견 청취 등을 통해 다시 논의를 하자”고 말했다.

고삼석 상임위원은 “법에서 장르별 편성비율을 정하고 있지 않지만, 종합편성채널다운 균형 잡힌, 조화로운 편성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것으로 보도프로그램 편성비율 50%는 결코 조화로운 편성이 아니다”라며 상식의 선에 맞는 재승인 심사와 제도 정비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편 이번 점검에서 종편 4사 모두 콘텐츠 투자와 관련해 사업계획 대비 이행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자별 사업계획 대비 이행률은 TV조선 95.1%(사업계획 483억 1200만원/이행금액 459억 6400만원), JTBC 72.8%(사업계획 1612억 2600만원/이행금액 1174억 4100만원), 채널A 81.3%(사업계획 621억 5100만원/이행금액 505억 5200만원), MBN 95.7%(사업계획 40억 9900만원/이행금액 39억 2100만원)이었다. 외주제작 방송프로그램 편성비율은 종편 4사 모두 매반기 전체 방송시간의 35% 이상을 편성하도록 한 재승인 조건을 이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