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원로 자문그룹 7인회의 멤버인 김용갑 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의원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청와대와 정부의 부실한 초기 대응을 비판하고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의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경향신문>은 16일자 신문 2면에 김 전 의원과의 인터뷰를 게재했다. 이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은 “대통령이 초기에 앞장서서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대처)했으면 이렇게 확전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대통령의 책임을 제기했다.
김 전 의원은 “세월호 때나 메르스 사태 때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도 못 막는’ 현상을 두 번이나 (대통령이) 반복하고 있어 참 안타깝다”며 “메르스 사태 초기 대응을 잘못한 것에 대해서 솔직하게 사과하고 ‘앞으로 국민이 힘 합쳐서 극복해 나가자’는 대국민담회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박 대통령이 (당) 대표나 (대선) 후보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을 해봐서 알지만 청와대 안 공기와 바깥 공기는 전혀 다르다’고 얘기했다”며 “그런데 지금 청와대 안에서는 (사태의) 심각성을 못 느끼고, 적극 대응할 생각을 하지 못해 일이 커졌다. 참모들도 분위기에 휩쓸려가지고 대통령에게 제대로 진언을 못한다”고 지적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정부의 책임과 함께 “종편들도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종편을 지목한 이유에 대해 “종편을 보고 있으면 대한민국이 금방 무너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진행자들은 톤을 높여 ‘이 나라가 이대로 가면 되겠느냐’고 하고, 전문가도 아닌 패널들은 거친 표현으로 마구 말한다”고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메르스 문제 때도 의사들이 ‘공기전염이 없다’는데도, (종편) 패널들은 ‘공기전염이 없다고 할 수 없다’고 우기더라”며 “시청률 경쟁이 아니라 신뢰성 조사를 통해 방송의 격을 높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