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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이사 선임에 이석우 사태 재발시 파행 가능성”

[인터뷰] 취임 1년 맞은 고삼석 방통위 상임위원 김세옥 기자l승인2015.06.22 20: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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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섭외를 위해 연락을 했던 지난 10일은 고삼석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상임위원이 취임 1년을 막 넘긴 때였다. 2014년 2월 27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240인의 국회의원 중 찬성 217표, 반대 11표, 기권 12표로 비교적 무난하게 방통위 상임위원에 추천됐음에도 청와대가 그의 경력을 문제 삼는 바람에 3기 방통위 출범 두 달 후인 지난해 6월 9일에야 고삼석 상임위원은 임명됐다. 여러모로 조심스러웠기 때문일까. 지난 1년 동안 그는 인터뷰 한 번 하자는 말에 “나중에”라는 답을 전해왔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수화기 너머에서 곧바로 “그래요, 합시다”라는 돌아왔다. 1년이 지났으니 좀 더 터놓고 의견을 개진해도 좋다고 생각한 걸까. 하지만 지난 19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만난 고 상임위원은 인터뷰를 진행한 1시간 10분여 동안 여전히 단어를 신중하게 고르며 ‘합의제’ 위원회의 상임위원으로서의 위치를 명확하게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이런 노력은 스스로 발언을 조심하기 위함만이 아닌 ‘합의제’ 위원회로서 방통위의 제 역할을, 논의 과정을 강조하기 위한 일종의 ‘결벽’으로도 읽혔다. 공영방송 이사 선임(추천) 등 방통위에 주어진 중요한 의사결정 과정을 앞둔 시점이기에 더욱 그러한 듯 했다.

“종편 불법 광고영업 의혹 진상규명 의지 확고하다”

- 벌써 취임 1년이 지났습니다. 취임 이전 방통위 상임위원으로서 목표하고 각오했던 부분들이 있었을 텐데 어떤 내용이었고, 지금 어느 정도 성취를 했다고 스스로 평가하고 있나요.

“사실 방통위는 합의제 위원회라는 기관의 특성이 존재하기에 상임위원 개개인이 성과를 말하긴 어려운 구조라는 점을 먼저 전제하고 싶네요. 다만 상임위원에 취임하면서 두 가지 측면에서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나는 방송 저널리즘 기능의 정상화 등 공적 책무 강화이고, 또 다른 하나는 방송통신 시장의 공정경쟁질서 확립과 미래 비전 수립 등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주력하자는 것인데요. 두 가지 모두 구조적인 문제이고, 해법 마련에 시간이 필요한 숙제죠. 지난 1년 동안 이에 대해 내·외부의 공감대는 형성됐고, 문제 해결의 첫 단추는 끼웠다고 생각합니다.”

방송 저널리즘 기능의 정상화, 의미 있는 말이지만 현실의 방송과 방통위의 모습을 볼 때 와 닿는 부분이 거의 없다는 반박 성격의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고 상임위원은 곧바로 답변을 이어갔다.

“앞으로 더 지켜보면 알겠지만 그렇지 않아요. 방송평가 제도 개선도 (방송 저널리즘 기능 정상화를 위한) 노력의 연장선이에요. 그간의 방송평가는 매체 간 특성이 없었지만 제도개선을 통해 지상파는 지상파답게, 종편(종합편성채널)은 종편답게 운영하도록 그 평가도 달리 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재허가·재승인 심사를 내실 있게 할 수 있을 겁니다.

얼마 전 종편 재승인 이행실적 점검이 있었는데, 형식적으로 이뤄진 게 아닙니다. 이행 실적이 사업계획에 지속적으로 미치지 못할 경우 시정명령을 내릴 거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과징금 부과도 가능합니다. 현재 상임위원들 사이에서 종편의 방송행태의 문제점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이 돼 있어요. 그렇기에 막말·편파 방송 등을 막기 위해 여러 제도적 장치를 두라고 구체적인 권고를 한 거죠. 종편이 ‘종합편성’ 채널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방송편성을 할 수 있도록 (방송법) 시행령과 고시 등을 점검하고 제도 개선을 위한 논의를 하기로 한 것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고요.”

▲ 고삼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방통위 제공

-종편 이행실적 점검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요. 여전히 일부 종편의 보도 편중 등의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방통위에서 이 문제를 짚긴 했지만, 결국 완화된 조건으로 재승인을 내준 데서부터 한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 구체적으로 어떤 게 있을까요.

“종편 재승인을 번복할 수 없지만 심사결과에 대해선 여전히 잘 납득되지 않는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사업계획 이행실적을 점검한 결과 완화된 조건에도 불구하고 종편들이 콘텐츠 투자계획, 재방비율 등을 준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죠. 무엇보다 심각한 건 종편의 오보, 막말, 편파방송이 전년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는 점입니다.

현재 종편의 운영상황을 보면 승인 당시 제시됐던 정책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판단되는데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런 종편의 공적책임 제고를 위한 방송평가 내실화와 함께 균형 있고 조화로운 편성의 유도를 위한 제도개선 논의를 조만간 시작할 겁니다. 무엇보다 ‘종합편성채널’답게 종편을 운영하는 방송사에 대해선 정책적 지원을 하되, 그렇지 않은 종편에 대해선 정책적 불이이글 주는 방향으로 종편 관련 정책을 재정립하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종편이 종편답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제도 개선 노력이 어느 수위의 의지로 이어질지 여부는 사실 시간이 좀 더 흘러야 알 수 있다. 때문에 종편의 ‘정상화’를 위한 방통위의 의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당장의 사안으로 꼽는 게 있다. 바로 MBN 등 일부 종편의 불법 광고·협찬 의혹에 대한 방통위의 조사 결과다.

지난 3월 9일 <선데이저널> 보도를 통해 공개된 MBN 미디어렙(광고판매대행사)의 광고영업일지, 이른바 ‘MBN X파일’에는 MBN 미디어렙이 특정 기업으로부터 협찬을 받은 뒤 보도·교양프로그램 등에서 해당 기업을 긍정적으로 묘사하거나 해당 기업의 제품을 홍보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관련 내용이 세상에 알려진 후 방통위는 실태 조사에 나섰는데, 계속 조사 결과 발표가 늦춰지고 있는 상황으로 언론단체들은 방통위의 ‘의지’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고 상임위원은 “결코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행정기관이기 때문에 어떤 행위를 하기 위해선 법적 근거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재의 방통위엔 자료 확보를 위한 현장조사 권한 등이 없죠.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는 게 아니에요. 법적 수단들이 마땅치 않는 게 사실이지만,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통신시장 조사 경험이 많은 직원들을 추가로 투입해 조사를 진행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시민단체에서 신고한 내용을 토대로 관계자 면담조사 등을 실시해 위법 여부를 꼼꼼하게 점검했습니다.

조사의 핵심은 MBN 미디어렙이 MBN 방송 프로그램의 기획, 제작, 편성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했는지 여부인데요. 이는 미디어렙법 시행 이후 첫 금지행위 위반 의혹이고, 방송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편성개입 금지에 대한 위반 의혹인 만큼 향후 유사 사례가 있을 때 준거가 될 수 있기에 조심스럽고 정교하게 접근하고 있어요. 조사 결과가 조만간 보고될 예정인 만큼 결과를 보고 판단하면 좋겠습니다.”

-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언론단체 등에서 주장하는 만큼의 제재, 가능할까요?

“지금 드릴 수 있는 말은 진상규명에 대한 방통위 직원들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 그리고 저도 제가 갖고 있는 권한과 역량 내에서 최대한 살피고 있다는 점입니다. 위반 행위를 확인하게 된다면 제재를 할 때 다섯 명 위원의 의견을 모아야 하는데요. 위반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그에 상응해야 하는 제재를 하기 위한 노력을 하겠지만, 밖에서 기대하는 만큼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인가, 현재로서 그 부분은 단언하긴 어렵네요. 기대치는 상이하니까요. 하지만 미디어렙이 방송편성과 내용 등에 개입했다면 이는 엄중한 위반 사항인 만큼, 그에 상응하는 제재를 해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공영방송 정상화에 기여할 수 있는 인물들로 이사회 구성해야”

위원장을 포함한 5인의 의견을 모아야 한다는 점, 즉 합의제로 운영해야 한다는 부분은 때때로 방통위 운영에 한계를 부르곤 한다. 여야 정파의 이해에 따라 3대 2의 구성비율로 추천된 위원들이 정치·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선 예외 없이 3대 2 구조에 입각한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 5월 11일 최성준 위원장은 방통위 산하 시청자미디어재단 초대 이사장에 일찍부터 낙하산 논란이 제기된 이석우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을 임명했지만, 야당 추천 위원들은 임명 직전 언론보도를 통해 해당 사실을 알았다.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합의제 행정기구다운” 논의를 주장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

오는 8월과 9월 각각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하 방문진)과 KBS·EBS 이사들의 임기가 만료되는데, 과연 방통위가 여야 추천 3대 2 구조 속 여야 추천 이사 비율 6대 3(방문진), 7대 4(KBS) 구도를 벗어난 인선을 할 수 있을지 방송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다. 이 질문을 받고 고삼석 상임위원은 자세를 고쳐 앉은 뒤 입을 열었다.

“방통위의 합의제 운영 원칙에 비춰보면 설사 방통위원장에게 임명권이 있다 하더라도 일방통행식의 인사를 해선 안 됩니다. 앞서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 임명과 관련해 방통위 내·외부에서 강력한 문제제기가 있었죠. 그런 만큼 (위원장이) 동일한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만, 만에 하나 똑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위원회 운영이 파행되는 상황도 초래될 수 있습니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인사들로 제대로 된 공영방송 이사회를 구성하는 게 공영방송의 공적 책무 실현의 전제 조건입니다. 특히 MBC 등 공영방송 정상화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인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협의할 생각입니다.”

지난해 9월 뉴라이트 역사학자인 이인호 현 KBS 이사장 임명을 최성준 위원장을 비롯한 3인의 여권 추천 위원들이 강행했을 당시 고삼석 위원은 야당 추천의 김재홍 위원과 함께 의결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 5월 최성준 위원장이 이석우 이사장 임명을 강행했을 당시에도 고 상임위원은 강하게 반대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미리부터 “파행”이란 단어를 언급한 일은 없다.

그렇기에 “협의”를 우선에 놓겠지만 인사에 있어 더 이상의 ‘불통’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뜻을 표시한 것으로 해석되는 이 발언은 주목할 만하다. 방문진을 비롯한 공영방송 이사회를 어떻게 구성하는가가 방송 저널리즘 기능의 정상화 등 방통위에서 추구해야 할 공적 책무 강화의 기본임을 고 상임위원이 재차 강조한 것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 야당과 언론노조 등에선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강조하고 있지만 국회 내에서의 논의는 여전히 쉽지 않아 보입니다. 위원장도 (방통위에서) 개입할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에 가까운 듯 보이는데요. 정말 방통위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없을까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은 대통령의 선거 공약입니다. 반드시 지켜야 할 국민과의 약속이라는 의미죠. 지배구조 개선은 방통위 소관의 방송법과 방문진법을 개정하면 되는 사안이기에 (방통위 내부의) 의지만 있다면 의견을 모아 추진하면 됩니다. 때문에 내부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통령의 대선 공약 이행을 위해 (우리가) 나서야 한다는 요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르면 오는 25일 열리는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현재 월 2500원인 수신료를 4000원으로 올리는 수신료 인상안에 대한 심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6월 국회를 앞두고 수신료 인상의 직접 이해당사자인 KBS와 EBS 사장은 연이어 수신료 인상의 당위성을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하지만 김재홍 상임위원은 “수신료 인상안에 대한 (2기 방통위의) 긍정 검토의견은 ‘공정한 보도와 제작 자율성’을 전제로 한 것인 만큼, 세월호 참사 보도 이후의 수신료 인상은 사정변경의 원칙에 따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고삼석 상임위원의 생각은 어떨까.

“김재홍 위원과 입장을 같이 하고 있어요. 현재 수신료 인상 승인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지만 당시 방통위가 수신료 인상의 부대조건으로 제시한 KBS의 강도 높은 자구 노력, 공적 책무 확대와 공정성 확보 노력에 대해서는 입장에 따라 평가가 상이한 게 사실이죠. 하지만 준조세 성격의 수신료를 인상하기 위해선 반드시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합니다. 사회적 합의의 전제는 바로 KBS에 대한 국민적 신뢰의 회복인데요. 아직까지 KBS는 국민들이 수신료 인상에 흔쾌하게 동의할 정도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수신료를 받는 공영방송에 시청자들은 보다 높은 공정성과 공익성 등을 기대한다. 하지만 KBS의 영향력과 신뢰도는 비례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실례로 지난해 12월 미디어미래연구소가 한국언론학회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응답자 501명)에 따르면 KBS는 신뢰성 5위, 공정성 6위, 유용성 4위를 기록했다. 신뢰성와 유용성 부문 1위는 종편인 JTBC였고, 공정성 부문 1위는 보도전문채널인 YTN이었다. 또 지난해 9월 <시사저널>이 각계 전문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KBS의 신뢰도는 2013년 38.7%에서 2014년 25.8%로 하락, <한겨레>(27.5%)에 뒤지며 2위로 밀려났다.

▲ 공정방송 회복을 주장하면서 2012년 170일 파업을 벌여 MBC 회사 측으로부터 업무방해등의 혐의로 기소된 언론노조 MBC본부 정영하 당시 본부장(왼쪽에서 세 번째) 등 집행부가 지난 5월 7일 서울고법으로부터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언론노조

“새롭게 구성하는 방문진, MBC 내부 문제 점검 계기될 것” 

현재 지상파 방송은 700㎒ 대역 주파수 분배와 재송신, 통합시청률 등의 문제로 통신업계, 케이블 등 유료방송과 갈등하고 있다. 지상파와 유료방송 사이에서 진행되고 있는 소송만 60건에 가까울 정도다. 이런 가운데 무료 공공서비스로서의 지상파 방송의 가치와 생존의 문제는 부차적인 취급을 당하기도 한다.

일례로 700㎒ 대역 주파수 분배와 관련해 지상파 방송사들과 여야는 한 목소리로 지상파 UHD(초고화질) 전국방송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방통위와 미래창조과학부가 지상파 4개 채널(KBS1·KBS2·MBC·SBS)에 각각 1개 채널(6㎒)을 공급하고 EBS는 향후 DMB 대역에서 1개 채널을 확보하는, 이른바 ‘4+1’안을 마련한 상태다. UHD 방송을 통해 직접수신 환경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 주장하고 있는 지상파 방송사들은 방통위에 과연 공적영역에 대한 철학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고 상임위원은 “시각을 달리 한다”고 말했다.

“차세대 방송인 지상파 UHD 방송 도입과 700㎒ 대역 주파수 배분 이슈는 무료보편 서비스로서 지상파 방송 플랫폼 정책의 핵심입니다.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선 단순한 경제 논리가 아닌 공익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고, 미래부와 충분히 협의하며 정책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해보면 분명히 변화가 있죠.

공적영역에 대한 방통위의 철학에 대해 질문했는데, 이사장 임명 과정에서 논란이 있긴 했지만 시청자미디어재단과 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주관하는 시청자 권익과 복지 증진사업도 방통위의 핵심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다만 일부 현안들에 대한 결론을 조기에 도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방통위가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는 봅니다. 하지만 지난 2기 방통위와 비교해보면 정책결정 속도는 상대적으로 빠른 편입니다.”

최근 MBC 회사 측은 2012년 170일 파업을 벌였던 언론노조 MBC본부(이하 MBC본부)를 상대로 제기한 파업 관련 손해배상소송에서 또 다시 패소했다. 1심에 이어 2심 재판부까지 MBC본부의 파업은 정당했다고 손을 들어준 것이다. 파업 손배소뿐 아니라 해고무효소송, 업무방해 관련 형사소송 등의 1·2심 재판부 모두 MBC본부 파업의 정당성을 인정한 바 있다. 하지만 MBC 회사 측은 끝까지 법의 판단을 받아본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고 상임위원은 “법원이 해고무효와 업무방해, 손해배상 소송에서 이미 여러 차례 노조의 손을 들어준 만큼 MBC 경영진이 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이면 해결될 문제”라고 지적했다.

“MBC 문제는 법과 상식에 따라 풀면 사실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죠. 그런데 법원(1·2심 재판부)의 판결을 무시하는 MBC 경영진이 문제를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2013년 MBC 재허가 심사 당시 방통위는 ‘조직안정화 방안을 마련할 것’을 MBC에 권고한 바 있는데요. 지난해 말 MBC에 권고사항 이행촉구 공문을 보내는 등 계속 점검을 하고 있습니다. 8월이면 MBC 대주주인 방문진 이사회가 새롭게 구성되는데, MBC 내부 문제를 전반적으로 점검하는 계기가 마련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OBS 생존 문제가 매년 나아지지 않고 제기되고 있습니다. OBS를 살리기 위한 방통위 전략, 무엇이 있을까요? 현재 OBS는 결합판매 비율 상향조정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OBS가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방통위도 여러 해결책을 검토 중이고, 핵심 해법으로 거론되는 방송광고 결합판매와 관련한 입장도 조만간 결정할 예정입니다. 다만, 현재 OBS가 처해있는 위기 상황의 원인을 방통위의 정책 탓으로만 돌린다면 올바른 해법이 나올 수 없다는 말을 하고 싶은데요. OBS 대주주의 오판과 부적절한 경영 개입에도 책임의 큰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OBS의 정상화는 방통위의 큰 숙제이지만, 방통위의 정책적 지원만으로 OBS를 회생시킬 수 있을지, 또 그러한 지원이 지속가능할지에 대해선 깊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김세옥 기자  ks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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