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 산하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 24일 회의를 열고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를 풍자한 KBS 2TV <개그콘서트> ‘민상토론’(6월 14일 방송)에 대해 행정지도인 ‘의견제시’를 결정했다. 방송소위에서는 해당 방송에 대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27조(품위유지) 5호를 적용했다.
￭일시: 2015년 6월 24일 오후 3시
￭참석자: 방송심의소위원회 소속 위원 5인 전원(김성묵 부위원장(소위원장), 장낙인 상임위원, 고대석·박신서·함귀용 위원)
￭심의내용
① 6월 14일 방송된 KBS 2TV <개그콘서트> ‘민상토론’ 코너
② 이날 ‘민상토론’에서는 메르스 사태에 대한 정부의 부실 대응과 위기 대처 능력에 대해 풍자했다. 이 과정에서 개그맨 유민상이 “1일 25시간이라는 체제로”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비서실장에게 전화해 “1일 25시간 비상체제를 유지해달라”고 당부한 것을 풍자하는가 하면, 현실과 동떨어진 메르스 예방 수칙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보건복지부, 첫 번째 메르스 환자 발생 18일 만인 6월 7일에서야 정보를 공개한 정부의 이른바 ‘뒷북행정’, 마스크를 안 써도 된다고 한 후 언론에 마스크를 쓴 사진이 보도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등에 대해 풍자를 했다.
￭관전 포인트
① 코미디 프로그램에서의 풍자는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나.
② 국가적 재난 상황에 대한 정부의 부실한 대응을 풍자하면 안 되는 것일까.
￭위반 조항(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① 제27조(품위유지) 5호: 방송은 품위를 유지하기 위하여 시청자의 윤리적 감정이나 정서를 해치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표현을 하여서는 아니 되며, 프로그램의 특성이나 내용 전개 또는 구성상 불가피한 경우에도 그 표현에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 그밖에 불쾌감·혐오감 등을 유발하여 시청자의 윤리적 감정이나 정서를 해치는 표현.
￭참고
① 방송분야 심의에 대한 위원회 및 소위원회에 자문 등을 수행하는 연예오락방송특별위원회에서는 행정지도 5인, 문제없음 2인 의견이 나왔다.
￭심의 On Air
박신서 위원: 나는 충분히 유머에서 할 수 있을 만한 거라 생각한다. 약자, 소수자에 대해 하는 게 아니라 권력, 가진 자에 대해 하는 게 풍자다. 막말, 비속어를 사용한 것도 아니고 무슨 소설을 쓴 것도 아니고 단순히 풍자 코미디라고 봐서 나는 문제없음 의견을 내겠다.
장낙인 상임위원: 이 정도는 할 수 있는 내용이다. 문제없음.
함귀용 위원: 정책 사안이라 해서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풍자를) 못하는 건 아니지만, 특정인의 인격과 관련해 부적절한 내용들이 있다. 나는 행정지도 의견을 내겠다.
고대석 위원: 나도 행정지도를 했으면 한다. ‘권고’ 정도.
함귀용 위원: 민원 내용이 얼토당토 한 건 아니다.
장낙인 상임위원: 예를 들면 장관이 마스크를 안 써도 된다고 하고 자기가 마스크 쓰고 나오니 국민은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그걸 비판한 거다.
박신서 위원: 이거까지 의견제시나 행정지도를 하면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비판할 게 없어진다. 실명을 거론해서 그런 건가?
김성묵 소위원장: 의견제시 가시죠.
장낙인 상임위원: 이건 의견제시를 갈 수도 없다. 뭘 가지고 의견제시를 가나. 민원 내용을 보면 복지부 장관이 한심하다, 이런 식의 내용이 (방송에) 있었다고 하는데 (방송에는) 이런 내용이 없다. 물론 비판은 했다. 당연하다. 장관이 마스크 낄 필요 없다고 하고 자기는 끼고 있으니까, (국민들은) 황당하니까. 그걸 비판한 거다.
함귀용 위원: 개인적으로 메르스 사태가 국가적 재난인데, 코미디가 소재에 영역과 금기가 없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메르스로 인해, 누구의 책임을 떠나서 여러 많은 국민들이 고통 받고 힘들어하는데 우스갯소리나 하면서 이런 표현, 내가 봤을 때는 부적절한 표현을 써서 이 프로그램을 보며 불쾌한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 문제 말씀드리고 싶다.
∴의견제시 3인, 문제없음 2인. 최종 제재수위는 ‘의견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