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왜 화성으로 가려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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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중계] 네 번째 PD인문학 포럼 “인터스텔라,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 영화 '인터스텔라'의 한 장면 ⓒ인터스텔라

우주는 인류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주인공은 인류의 희망을 찾아 우주로 떠난다. 전 세계가 식량난에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찾은 마지막 대안은 ‘우주’였다. 이제 우주는 미지의 영역이 아니다. 인류의 달 착륙 이후 행성 탐사 영역이 점차 확대되면서, 영화처럼 ‘우주 이주’를 꿈꾸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지난 24일 서울 서교동 오픈스튜디오에서 열린 네 번째 인문학 포럼에서는 ‘이주’의 공간으로서 우주를 이해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번 포럼은 ‘인터스텔라,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를 주제로, 이명현 천문학 박사가 발제를 맡아 사람들이 왜 ‘우주 이주’를 꿈꾸기 시작했는지, 우주 정착촌 건설지로 주목받고 있는 행성은 어디인지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강연 후에는 이날 참석한 각 분야 PD 및 참석자들과 질의응답을 통해 우주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시간을 가졌다. 인문학 포럼은 한 주제에 대해 화제의 프로그램을 만든 PD 및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초빙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로, 앞서 세 차례 포럼이 진행된 바 있다.

다음은 이명현 박사의 발제 내용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 이명현 천문학 박사 ⓒ한국PD연합회

인류의 도전, 화성 이주 프로젝트

지구의 역사에서 총 다섯 번의 멸종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 여섯 번째 멸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다섯 번째까지의 멸종은 주로 자연적인 재앙에 의해 일어났다면, 여섯 번째의 멸종은 인간이 주도적인 원인 제공자로 지목된다. 인간의 여러 활동이 지구온난화 등 지구환경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지난 100년 동안 멸종 대상의 수가 과거보다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여러 원인 분석을 해야겠지만, 이미 변곡점에 와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이 상황에서 지구를 떠나야 한다면, 다른 선택지는 어디일까?

화성은 이주하기에 매력적인 공간이다. 화성은 태양계 내에서 여러 가지 측면에서 우리와 비슷한 조건을 갖춘 곳이다. 화성의 크기는 지구의 절반 정도이며, 대기가 존재하기 때문에 바람이 불고, 계절 변화도 있다. 최근 소금물이 흘렀던 흔적도 발견됐다. 화성탐사로봇 큐리오시티(Curiosity)가 촬영한 화성사진은 지구의 그랜드캐니언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지구와 흡사하다. 하지만 화성은 달처럼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달에 가는 데 2~3일 정도가 걸린다면, 화성은 약 9개월이 걸린다. 한 달 정도 머무르고 돌아오면 총 520일 정도가 소요된다. 자외선 과다노출과 골다공증과 같은 문제들도 여전히 해결과제다. 그래도 다른 행성에 비해 매력적인 조건 때문에 1952년부터 화성 탐사에 대한 계획이 있었고 많은 탐사선이 화성으로 향했다.

현재 국가 차원에서 화성 탐사를 준비 중인 대표적인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은 지난 2010년부터 미 항공우주국(NASA) 주도로 2035년까지 유인우주선을 개발해 화성에 사람을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버시너티 오브 마스(the vicinity of mars)’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유인우주선 오리온이 작년 처음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하지만 여전히 생명 유지 장치, 로켓 발사 등 해결 과제가 남아있다. MARS-500은 유럽 우주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프로젝트로, 최근 중국이 참여하고 있다. 우주 공간을 체험할 수 있는 모듈을 만들어 여러 실험을 통해 인체 변화를 측정하고 데이터를 수집하는 중이다.

한편 민간 차원의 우주 개발 시도도 활발하다. 구글과 같은 IT 기업들이 막대한 자본을 앞세워 우주탐사에 나서고 있다. 기업가 엘론 머스크는 2026년 완성을 목표로 화성탐사선 ‘스페이스-X 드래곤’을 개발 중이다. 또한 지난 2012년 네덜란드의 한 비영리단체는 2027년 화성 정착촌 건설을 목표로 하는 ‘마스 원 프로젝트(Mars one project)’를 공개했다. 한 번 떠나면 다시 되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는데, 전 세계 20만 명이 관심을 보였고 100명의 화성 이주민 후보가 선정돼 주목을 받았다.

▲ 영화 '인터스텔라'의 한 장면 ⓒ인터스텔라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최근에는 사람을 대신해 인공지능 로봇을 우주에 보내고 있다. 로봇은 우주복이 필요 없을 뿐 아니라, 생명유지의 문제에서 자유롭게 때문이다. 화성에 가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생명 유지 장치라면, 사람 대신 인공지능로봇을 보내면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인공지능 로봇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 정체성 실종에 대한 두려움 역시 상존한다. 이 때문에 인공지능로봇 에 관련해서는 현재 다양한 의견이 논의되고 있다.

과학은 ‘시대의 과학’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과학은 시대의 진리를 대변하고 찾아 나가는 것이다.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고 생각했던 중세시대의 사람들이 어리석었던 것은 아니다. 단지 중세시대의 객관적 증거로는 그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절대 진리라고 믿는 순간, 과학은 무너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과학은 자정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 <인터스텔라>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라고 말한다. 우리 역시 미래를 향한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 이명현 천문학 박사 ⓒ한국PD연합회

Q. 지구와 닮은 행성은 우주에 몇 개나 있을까?

태양계 내에서는 화성이 지구와 가장 비슷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우리은하에는 수천억 개 정도의 태양계가 있다. 지난 2009년 천문학자들이 우리은하 안에 지구와 닮은 행성이 얼마나 되는지 조사했다. 물론 관측 방법에 따라 다르지만, 우리은하 안에만 적게는 50억 개의 쌍둥이 지구가 있을 것이라고 하는 관측 결과가 나왔다. 지구와 비슷한 환경이 많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곳까지 가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다른 태양계까지 가는 데만 빛의 속도로 4년, 우리의 로켓 실력으로는 5만~7만 년이 걸린다. 지구와 비슷한 행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갈 수 없다.

Q. 다른 행성으로 이주한다면 인간이 그 환경에 적응할 수 있을까?

‘Mars one’ 프로젝트에 지원한 이주민 후보 중에는 가장 먼저 화성에서 아이를 낳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다. 만약 아이가 화성에서 태어난다면, 그 곳의 중력에 적응할 것이지만 지구로 오면 걸어 다니기는 힘들 것이다. 어떻게든 인간은 환경에 적응할 것으로 생각한다.

Q. 천문학자들은 50억 년 후의 미래를 걱정한다. 일반인들과 비교해서 시간 감각이 다르지 않나?

기자와 환경문제를 이야기하다 보면 그는 2~3년 후를 걱정하는 데 반해, 나는 만 년~십만 년 후의 미래를 이야기한다. 오히려 긴 시간을 생각하다 보니 현실적인 판단을 하게 되는 것이다. 먼 미래의 끝을 보고, 거슬러서 현재를 바라보다 보니 매 순간이 끝이라고 느끼게 된다. 지금이 ‘끝’이라고 생각하니까 ‘지금의 순간에 충실하자’는 가치관이 형성됐다.

▲ 지난 24일 서울 서교동 오픈스튜디오에서 열린 네 번째 인문학 포럼에서는 우주를 이해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한국PD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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