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부터 KBS·방문진(MBC) 이사 공모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깜깜이' 공영방송 이사 선임 반복하나…與 방통위원들, 이사 평가제도 제안 '거부'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 이하 방통위)가 내달 1일부터 14일까지 KBS와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하 방문진) 이사 공모에 나서기로 결정한 가운데, 공영방송 이사 평가제도 도입 여부를 두고 여야 추천 상임위원들이 대립했다.

방통위는 26일 오전 과천정부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KBS·방문진·EBS 임원 선임 계획’을 의결했다. 방통위는 이 계획에 따라 내달 1일부터 14일까지 KBS와 방문진 이사 후보자를 공모한 뒤 방송법과 방문진법에서 정한 결격사유 확인 절차 등을 거쳐 전체회의 의결을 통해 11인의 KBS 이사를 추천하고 9인의 방문진 이사를 임명할 계획이다. 현 KBS와 방문진 이사들의 임기는 각각 8월 31일, 8월 8일까지다. EBS의 경우 이사와 사장의 임기가 오는 9월 14일, 11월 29일 각각 만료됨에 따라 추후 별도의 공모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KBS 이사회와 방문진은 각각 KBS와 MBC의 사장 선임을 하는 기관이다. 조대현 KBS 사장과 안광한 MBC 사장의 임기는 각각 올해 11월, 2017년 2월까지로 이번에 선임되는 이사회에서 차기 사장 선임을 맡게 된다.

▲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4월 8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공영방송 전반에 대한 관리·감독과 함께 사장 선임 권한이 있는 만큼 공영방송 이사진의 면면과 역할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 KBS와 방문진 이사 추천과 선임은 여권과 야당에서 각각 7대 4, 6대 3 비율로 인물을 내세우면 방통위에서 이를 그대로 받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회의에서 야권 추천의 고삼석 상임위원은 “MBC의 경우 노사갈등 등 경영문제가 계속 해결되지 않고 있는데 MBC 공적책임 실현에 책임이 있는 이사회(방문진)는 이 문제를 계속 방관하고 있다”며 “(방통위가) 이사회를 구성하는 데 그칠 게 아니라, 차기 이사들을 인선하는 과정에서 내부적으로라도 전임 이사들이 제 역할을 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영방송의 이사회는 해당 방송사 전반에 대한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는 만큼 이와 같은 막중한 책무를 수행하는 이사들을 선임·추천하는 방통위가 ‘제대로’ 인사를 하고 있는지 돌아보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문제제기다.

그러나 여권 추천 위원들은 모두 현행 체제의 고수를 주장했다. 최성준 위원장은 “원론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외부 학회 등에서 (공영방송 이사회 평가는)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고 본다”며 반대 의견을 밝혔다. 허원제 부위원장도 “이사진을 추천·선임한 후 그 역할에 대한 평가를 중앙행정기관에서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평가는 학계나 시민단체처럼 중앙 권력기관과 상관없는 객관적인 조직에서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 공영방송 이사회의 역할 등의 문제에 대해 국회와 시민단체, 언론계 내부에선 꾸준한 논의와 평가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국정감사에서도 KBS이사회와 방문진의 역할에 대한 문제제기는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지적이 나올 때마다 방통위는 “개별 방송사의 문제”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언급 자체를 하지 않는다. 이날 여권 추천 위원들이 외부 학회 등에 평가를 강조했지만, 그런 내용들을 충분히 수렴하고 있는지 여부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편 언론노조와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24일 공영방송이사추천위원회를 발족하고, 올해 새롭게 구성되는 공영방송 3사(KBS·MBC(방문진)·EBS) 이사 29인에 대한 추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