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회 ‘보도 개입’ 안건 상정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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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사회 ‘보도 개입’ 안건 상정 불발
"절차와 내용 모두 문제" 야당 측 이사들 강력 반발
  • 김연지 기자
  • 승인 2015.07.08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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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호 KBS 이사장 ⓒ뉴스1

이인호 KBS 이사장이 '이승만 정부 일본망명 요청설' 관련 보도에 문제를 제기하며 임시 이사회를 소집했지만 야당 이사들의 반발로 해당 안건에 대한 상정이 불발됐다.

8일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보도의 정확성 제고 방안에 관한 보고’를 안건으로 임시 이사회가 열렸다. 이날 이인호 KBS 이사장은 해당 보도를 언급하며 “사측에서 노력을 했음에도 KBS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어 이사회를 소집했다”고 설명했으나 참석한 이사들의 반발에 직면했다. [관련기사: 뉴라이트 이인호 이사장 방송 개입 파문]  

일부 이사들은 “이번 이사회 소집 그 자체가 불법”이라며 “있을 수 없는 회의를 소집한 것”이라고 성토했다. 보도된 지 2주가 지난 이슈이므로 긴급안건으로 상정될 수도 없고, 개별 뉴스 보도에 이사회가 개입할 권한이 없다는 지적이다.

▲ 8일 오후 KBS가 임시이사회 개회 직전 피켓시위를 하려는 내부 구성원들의 출입을 막아 몸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이규환 이사는 “이번 이사회는 보도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으며 김주언 이사도 “특정집단과 특정세력의 반발을 사회 전체의 목소리인 것처럼 이사장이 이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사회 소집에 대한 문제제기가 계속되자 이사회는 20분가량 정회하기도 했다. 다시 시작된 이사회에서도 야당 이사들이의 반발로 안건 상정은 벽에 부딪혔다.

이규환 이사는 “이인호 이사장이 그 자리에 적합하지 않은 인물이라는 처음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는 생각에 참담하다”며 “이사장은 적어도 방송 제작 자율성을 존중해야 하며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것을 가르치려 하고 따르라고 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부디 방송 독립성을 저해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최영묵 이사도 “이사회는 근본적으로 KBS의 독립성을 지켜주고 외부의 압박을 막아주는 조직이어야 한다”며 “이번 안건은 절차성 합당성도 결여되어 있고 내용상으로도 방송법 침해 소지가 있으므로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단일 보도를 논의 대상으로 삼으면 독립성을 침해할 뿐 아니라 기자들의 자율적 취재 의지가 위축될 수 있다”며 “이것은 심대한 표현의 자유 위축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조준상 이사는 “이번 사태의 본질은 이사장 개인의 역사관과 가치관을 투영하려는 시도”라며 “특정 집단세력의 불만을 이사장 스스로 대변하고 자처하면서 하수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일부 이사들은 이번 안건이 이사회에 상정하기보다는 간담회를 통해 논의하는게 적절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양성수 이사는 “이사회가 임시이사회를 열어서 이 안건을 정식으로 논의하는 게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자율성을 침해한다고 보는 시각도 일리가 있다고 본다”며 “이 사안은 정식 이사회 안건으로서 다루는 것보다는 이사회 간담회를 통해 경과를 청취한 이후에 논의하는 게 합리적이고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건상정에 대한 갑론을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격앙된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병혜 이사는 이인호 이사장을 질타하는 이규환 이사의 발언에 “지금 누굴 가르치려고 드냐”며 반발했다. 또한 해당 보도에 대해 “보도 기자가 아주 무지했거나, 특종을 바랐거나, 그 보도내용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게이트키핑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KBS 내부에 갖춰져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 이사는 “잘나가던 MBC에 시청자가 등을 돌린 것은 정확하지 않고 부당한 보도가 반복되었기 때문”이라며 “시청자가 없는 방송은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안건 상정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 8일 오후 KBS가 임시이사회 개회 직전 피켓시위를 하려는 내부 구성원들의 출입을 막아 몸싸움이 벌어졌다. 출입이 저지되자 구성원들은 피켓을 두고 입장했다.

한편 이날 KBS는 이사회 개회 직전 임시 이사회 소집에 반발해 피켓시위를 하려는 내부 구성원들의 출입을 막아 몸싸움이 벌어지는 소동이 일기도 했다. KBS 안전관리실 직원들은 “피켓을 두고 입장하라”고 요구하며 이들의 출입을 저지했다.

이에 대해 언론노조 KBS본부 관계자는 “이번 피켓시위는 기자협회와 KBS본부가 평화적인 방법으로 KBS 내부 구성원들의 의견을 이사회에 알려주려던 것”이라며 “평화적인 의견 전달마저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회사가 여권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임시 이사회 소집은 월권이자 방송법 위반 행위”라며 “이사장이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분란을 일으켜가며 옳지 못한 이사회를 소집하는 건 뉴스의 중심이 되고자 하는 욕망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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