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로 보는 정치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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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KBS 2TV ‘어셈블리’

때로는 코미디 같은 실소를, 때로는 실망과 환멸을 안겨주는 정치. 대부분의 국민에게 ‘정치’라는 단어는 긍정적인 의미보다는 부정적인 의미로 다가온다. 하지만 정치는 사회를 유지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꼭 필요한 일. 그렇다면 진정한 정치의 뜻은 무엇일까? 정치인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정치판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을까? 이런 질문에 답해줄, 정치의 이면을 보여주는 드라마가 나왔다.

오는 15일부터 국회를 배경으로 한 본격 정치드라마 <어셈블리>가 KBS 2TV에서 <복면검사> 후속으로 방송된다. 굵직한 연기파 배우들의 출연이 화제가 되고 있는 <어셈블리>는 용접공 출신 국회의원 진상필(정재영 분)의 성장 드라마를 보여주는 한편, 그 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국회의 세세한 이면과 정치권의 에피소드를 통해 한국 정치의 단면을 가감 없이 그려낼 예정이다. 제작진은 ‘한 번도 보지 못한 진짜 국회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 KBS <어셈블리> ⓒKBS

제작진은 기획의도에서 “정치의 민낯뿐 아니라 우리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정치판 사람들의 희노애락을 함께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들로 하여금 좋은 정치란 무엇인지, 어떤 리더가 필요한지 등을 자문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가 불신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국민들이 정치를 외면하고 있는 현실에서 “사람이 사람과 더불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이루는 유력한 수단”으로서의 정치를 조명하겠다는 계획이다.

9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에서 열린 <어셈블리> 제작발표회에서 이응진 KBS TV본부장은 “국회와 정치의 면면을 경쾌하고 현실감 있게 그려낼 것”이라며 “정치가 대체 무엇인지 자문하는 과정을 통해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는 ‘우리 시대 희망의 정치’를 찾아가는 드라마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황인혁 PD도 “이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들이 정치에 대해 조금 더 알아가고 관심을 느끼게 되면 절반의 성공일 것”이라며 “날카로운 정치 풍자와 비판 뿐 아니라 정치인들의 희로애락도 다뤄 그들도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동시대인이라는 말을 던지고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드라마를 통해 희망과 소통을 이루는 수단으로서의 정치에 대해 생각해보고 조금 다가설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정치 드라마에 임하는 배우들의 자세도 남다르다. 배우들은 드라마 내용이 정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점에 대해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시청자들이 <어셈블리>를 통해 정치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길 바랐다.

극 중 정치권 실세 백도현 역을 맡은 배우 장현성은 “흔히 ‘정치적이다’라는 말은 나쁜 의미로 쓰이는데, 정치가 무엇일까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게 나쁜 의미의 용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나쁜 의미의 대명사처럼 된 ‘정치’의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드라마는 어느 한쪽으로 폄하되거나 영웅시되는 정치가 아닌, 발바닥을 땅에 딱 붙여놓고 있는 듯한 ‘현실 정치’ 이야기를 할 것”이라며 “입체적인 드라마를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보좌관 최인경 역을 맡은 송윤아도 “나는 정치에 대해 무지하고 아는 것도 없지만, 아이들을 힘들게 하거나 고통 받게 하는 일들을 보면 한 아이의 엄마로서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낄 때가 있다”며 “우리의 모든 생활이 정치와 연관되지 않은 게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정치 드라마’라는 포맷이 흔치 않은 만큼, 시청자에게 <어셈블리>는 낯설고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드라마의 재미를 살리는데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정치판에 존재하는 다양한 캐릭터의 면면을 통해 흥미롭게 이야기를 전개할 예정이다.

황인혁 PD는 “보좌관부터 여당과 야당이 두루 다뤄지는 등 인물 구성의 요소가 다양하다”며 “국회 내에서의 의사소통과 갈등 뿐 아니라 보좌관들 사이의 인간관계 등을 통해서도 정치판의 면면을 친숙하게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 안팎 여러 인물들의 삶을 통해 드라마의 흥미를 유지시켜나가도록 노력 중”이라며 “메시지와 재미가 잘 융화되도록 차별성 있게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 KBS <어셈블리> ⓒKBS

한편 <어셈블리>는 10여 년간 국회 보좌관으로 일한 경력이 있는 정현민 작가의 작품으로 제작 전부터 관심을 받았다. 작가가 실제로 경험한 정치판의 일들이 작품에 녹아들어 리얼리티를 살려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 작가는 지난해 KBS <정도전>으로 사극 신드롬을 일으킨 작가이기도 하다. 정통 정치사극으로 성공을 거둔바 있는 정 작가가 현대 정치는 어떤 시선으로 그려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배우들도 작가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를 드러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5선 의원 박춘섭 역을 맡은 박영규는 정 작가의 전작 <정도전>에도 출연한 바 있다. 박영규는 “정 작가는 배우들이 연기하는 맛을 느낄 수 있게 글을 쓰는 사람”이라며 “대사 하나하나가 살아있으면서도 재미있다”고 극찬했다. 이어 “현실정치에 참여했던 사람인만큼 대본에 디테일이 살아있고 퀄리티가 높다”며 “<정도전>에 이은 작가와의 만남이 고맙다”고 말했다.

장현성도 “대본이 정말 좋다. 작가가 대본에 피를 발라놓은 듯한 느낌이다”라며 “대본을 보여드릴 수 없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전했다.

<어셈블리>가 보여주는 정치의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처음의 의도대로 가감없는 정치의 민낯을 선보여줄까. <어셈블리>가 ‘정치 드라마’의 새 길을 여는 작품이 될 수 있을지, <정도전> 만큼의 신드롬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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